[Preview] 연극 '스프레이'
글 입력 2016.12.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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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울문화재단 서울메세나지원사업 선정작'스프레이'미아리고개예술극장※시놉시스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에밤새 잠을 설친 709호 남자는실수로 109호 택배를 집어온다.남의 택배를 뜯는 순간짜릿한 쾌감을 느낀 남자는이후 의도적으로 남의 택배를집어오기 시작한다.옆집고양이 울음소리와새벽에 귀가하는 옆집여자의 소음 때문에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된다.하지만 남자의 항의는인터폰 너머 옆집여자의 무례한 반응으로번번이 묵살된다.지속적으로 택배를 훔치던 어느 날드디어 남자는 옆집 택배를 발견한다.복수심이 발동한 남자는옆집여자의 택배를 훔쳐온다.하지만 택배상자에 담긴 건옆집 고양이의 시체........어떠한 작품을 볼 때, 그와 유사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든가 비슷한 시대, 사조 등을 지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감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장르 간의 경계는 없다. 문학과 문학을 비교하기도 하고, 음악과 연극을 비교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 간의 비교대조를 통해 나만의 감상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연극 ‘스프레이’의 경우,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떠오르는 문학 작품 2가지가 있어, 함께 읽어보고 연극을 감상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보려고 한다.먼저 첫 번째 작품은 단편소설의 귀재 에드가 앨런 포의 대표작으로 심리 및 공포 소설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단편, ‘검은 고양이’이다. 어두운 배경과 고양이의 시체가 그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폭력성과 광기, 죄의식으로 뒤얽힌 인간의 심리와 기괴한 사건을 다루는 문학작품으로 예민해진 상태인 연극의 주인공이 택배를 뜯어보았을 때 고양이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 그려지는 심리와 정서표현 등을 비교해보며, 사건의 진상에 관해 추리해 나간다면 좀 더 연극을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 요소가 될 것이다.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삶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다루고 있는 작가 하성란의 단편소설 ‘곰팡이꽃’이다. 문학 속 주인공은 밤마다 같은 동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의 쓰레기를 뒤지며 그것을 통해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을 분석하는 행동을 하는데, 남의 택배를 들고와 뜯어보며 쾌감을 느끼는 극 중 인물의 행동과 오버랩이 된다. 문학 속 인물은 나름의 이유에서 비롯되었으나 극 속의 인물은 시놉시스만 본다면 단순한 쾌감에서 계속된 것 같은데, 또 다른 이유는 없는지 추리하며 관람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이 연극은 또한 오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극으로써 한 남자의 시선과 상상을 따라 여러 개의 벽이 무대를 분할, 확대, 축소하며 시시각각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낸다고 한다. 그 벽은 시공간 뿐 아니라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묘사하는 적극적인 오브제로써도 활용된다고 하니, 이러한 시각적 요소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극을 관람한다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방식의 공감을 통한 감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김현숙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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