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IFF 2016서울 독립영화제-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문화 전반]

진정한 예술은 무엇일까요?-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글 입력 2016.12.04 21:4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SIFF 2016서울 독립영화제-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진정한 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그 예술이 평가 되는 과정은 과연 옳다고 말할 수 있는지,  앞으로의 '나'를 말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1.jpg

 
서울 압구정 cgv에서 서울 독립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올해 서울 독립 영화제는 2016년 12월 1일부터 9일까지 진행 되며, 해외 초청작과 개막작을 제외한 30편의 작품이 서울 독립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경쟁부문 단편 상영작 30편 중 11편이 서울 독립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한데요, 저 또한 기대에 부풀어 관심이 가는 몇몇의 영화들을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오늘은 아티스트 다시태어나다 라는 장편 영화에 대해서, 더 나아가 예술의 미래에 대해서 거론 하려고 합니다.

 
movie_imageCA3BJVG2.jpg

 
개인적으로 박정민 배우를 영화 파수꾼에서 인상적으로 본 기억에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라는 영화를 기대하며 예매하게 되었는데요, 이 영화는 제 17회 전주국제영화제(2016.04.28~05.07)에서도 시네마스케이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느낌과는 달리 블랙코미디입니다. 초반엔 그들의 코미디 연기에 웃다가 마지막엔 묵직한 메시지 마저 얻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6032717295510415.gif

 
배우 박정민은 극 중에서 아트 갤러리 대표로 나옵니다. 인숙(=지젤/류현경)은 10년간 덴마크에서 동양화를 공부합니다. 그리고 부푼 기대를 안고 한국에 귀국하게 되는데, 실상 현실에 부딪쳐 예술가의 길은 자신이 생각한 것 과는 너무나 달랐고, 자기의 그림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없으니 더 이상 그림은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즈음 자신의 그림에 관심을 표하는 갤러리 대표 재범(박정민)을 만나게 되고, 여러 정황을 고려해 지젤의 성공을 확신하게 된 재범은 그녀를 최고의 아티스트로 만들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드릴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재범은 그녀의 작품을 작품 그대로의 것이 아닌, 최고의 아티스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거짓말들을 꾸며내게 됩니다. 지젤의 성공은 확정이 된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숙(지젤)은 실력에 비해 과장되는 것이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림에 덧붙여진 포장지, 과장된 해석 그리고 사연에 따라 인정받는 미술계에 좌절하게 됩니다. 거짓말이 더 잘 팔리는 세상이 된 거죠.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가 정말 웃기다고 생각해서 유머를 했는데 정작 아무 사람도 웃지 않았어요, 그게 어떻게 유머야? 그건 유머가 아니지ㅡ."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中



작품에 빗대어 보면 그런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뛰어나고 좋은 작품이라 발버둥쳐도 그것이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없으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모르겠습니다만. 거짓말이 더 잘팔리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배경.gif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뽑아내기 전까지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합니다. 그 중 반은 부딪히고 맙니다. 왜 ‘내 작품’을 만드는 건데 그 작품이 사람들의 공감을 사야하며, 팔릴 것을 생각하며 사람들의 감성에 맞게 그림을 그려야 하냐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게 뭐가 중요해요"
"중요해. 중요해요! 그게 나한테는 존나 중요하다고."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中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예술이 평가 되는 과정이 이렇게 변했고 그리고 그 안에서의 앞으로 ‘나’에 대해서 말입니다. 특히나 예술계 쪽에 종사하거나, 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은 아마 이 영화를 보며 굉장히 많은 부분에 공감이 될 것 같습니다만, 저 또한 그랬고, 그래서 영화보다도 어찌 보면 ‘예술’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나’를 비롯해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숙(지젤)은 결국 자신의 작품이 자기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던, 자기의 작품이 있어야 할 곳을 정해 수억에 달하던 작품들을 기증하며 막을 내립니다. 돈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자기를 지키는 오인숙(지젤)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줍니다. 특히 12억에 달하던 그녀의 그림이 카페, 사무실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언제든 즐길 수 있도록 걸려지는 장면은 감동을 넘어서 과연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예술이란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어야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숙입니다.
제 자신만의 고민도 생겨납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내가 작가라면, 나의 전부가 담긴 그 그림들은 그냥 기증할 수 있는 지 말입니다. 그리고 설사 기증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일상이 담겨있는 공간과 수억에 달했던 그런 그림들이 어울리는 지를요. 사람들은 그 작품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사람들이 북적이던 고깃집에 걸려있고 카페에 걸려있고 유치원에 걸려있는 그 작품을 보고서 말입니다. 어쩌면 저도 예술의 본질이 뒤바뀌어 버린 세상 속에 물들어 살고 있었는 지 모릅니다.
   

우리는 예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좋은 작품은, 비싸게 팔리고 그 비싸게 팔린 작품은 꼭 고귀하고 우아한 곳에만 걸어둬야만 어울리는 걸까요? 좋은 작품이 되기 위해 우리는 수없는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작품에는 꼭 어둡고 복잡했던 과정들과 심오한 뜻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예술하면 있어보이는 척 한다'하는 오해를 받는게 어쩌면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르며, 지금 우리는 예술의 본질이 뒤바뀌어버린 세상을 마주하였지만 감독은 인숙을 통해 예술이 꼭 소수의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예술’하면 그 안에 무언가가 있어야만 하는 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에서 인숙(지젤)이 말합니다. 우리가 다다를 수 없는 한계는 신의 의지와 예술의 경지뿐이라고. 우리는 어쩌면 이를 수 없는 예술의 경지를 바라보며 자신의 위치에서 순응하는 것이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보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