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09.12) 불꽃처럼 나비처럼 [연극, 국립극장]

글 입력 2015.09.11 15:5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REVIEW] (~09.12) 불꽃처럼 나비처럼 [연극, 국립극장]


1.jpg
 

공연명 : 불꽃처럼 나비처럼
공연기간 : 2015년 9월 4일(금) ~ 12일(토)
공연장소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공연시간 : 화~금 저녁 8시 / 토 4시, 7시 / 일 4시 / 월 휴관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관람등급 :  만13세 이상 관람가
주관 : 극단 까치동
공연문의 : 02-3676-3676,3678


 모노드라마를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해 무언가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혼자서 여러 배역을 같은 자리, 같은 복장에서 선보이는 것을 이질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배우 김경민은 힘차게 등장하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극을 시작했다. 소극장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관객의 참여로 함께 연 연극은 톡톡튀는 발상으로 미소를 짓게 한다. 그리고는 곧 최승희의 삶으로 들어가게 된다. 

 김경민이 연기하는 최승희는 마치 드라마의 여주인공처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밝고 희망을 잃지 않는 캔디 캐릭터였다. 일본에 춤을 배우러 가서 나라도 없는 민족이라며 무시당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그것도 아무런 노력없이 바라기만 하는게 아니라 밤새 몰래 연습실을 무대삼아 춤을 출 정도로 배짱을 지닌 인물이니 성공하지 않고 배길 수가 있을까.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한 순간에 뛰어오르지는 않지만, 숨어서 노력하는 그녀를 돕는 스승 이시이 바쿠가 있다. 조선인인 최승희를 문전박대하지 않고 편견없이 제자로 맞아준 인물. 스타일은 다르지만 스승을 만났기에 최승희는 자신만의 춤을 갖게 되었다. 무용에 모든 걸 건 인물이기에 춤을 선보이는 부분도 상당부분 나오는데 나올때마다 새로운 춤을 보며 최승희가 얼마나 폭넓은 스펙트럼의 춤을 소화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극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그녀의 오빠다. 밝고 명랑한 최승희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되어준 인물. 마지막까지 그녀에게 희망이었던 오빠는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궁금해서 등장하기를 기다리게 되는 인물이었다. 사실 이외에도 극은 무대배치부터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식 등 생각해볼 여지가 많기에 이런 소소함을 찾으며 극을 즐기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최승희의 삶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연극을 보러 갔지만 그녀를 모른 채 보게 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만큼 극은 그녀의 삶에 대해 충실하다. 당시 일제강점기 - 분단 등 매우 혼란한 시기였고 이로 인해 특정 '사상'을 선택해야'만' 했기에 그녀 역시 정치색에 대한 꼬리표가 아직 남아있다. '친일'과 '월북' 과 같은 민감한 문제가 섞여있기에 이런 부분을 극에 어떻게 녹여낼지 궁금했다. 아무런 언급없이 넘어가고 그녀의 '춤과 열정'만을 다루지는 않을까? 그 시대를 살아본 경험이 없는 우리로서는 '최승희'라는 인물이 지닌 생각에 대해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최승희가 일본에서 유학 시절을 지냈고, 분단 시 월북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유학 후에도 한국의 전통적인 춤을 놓치 않았고, 일본에서 지냈어도 자신이 '조선인'임을 잊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이 연극을 볼 때는 사상 논란을 벗어버리는 게 어떨까. 왠지 그녀는 극에서처럼 정치든 사상이든 '춤만 출 수 있으면 돼'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홍승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