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울, 여름 밤의 문화충전 ‘제 8회 서울 문화의 밤’ [문화 전반]

'서울백중놀이, 올빼미 잔치, 시민의 광장, 문화 탐방' 4색으로 즐기는 서울, 여름밤의 축제
글 입력 2015.09.0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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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2015.08.28~08.29), 서울광장,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그리고 서울시 일원 등 곳곳에서 ‘제 8회, 서울문화의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올 해로 8회를 맞는 ‘서울문화의 밤’은 
시민과 국내의 관광객들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밤새도록 향유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마련한 대표적인 여름 야간 축제이다. 



< 프로그램 소개 >


서울백중놀이 (8/28, 금) 

– 서울광장 (*백중놀이: 음력 7월 15일, 백중날 행해지던 다양한 민속행사를 통칭함)

1. [서울의 ‘정’을 나누다] 소소한 만남이 있는 식탁
2. [서울의 ‘꼴’을 만들다] 인형 엄마와 대형 인형 퍼레이드
3. [서울의 ‘가락’을 맞추다] 전통 악기 체험
4. [서울의 ‘흥’을 돋우다] 길놀이 및 전통연희공연
5. [서울의 ‘풍류’로 어울리다] 서울과 시민이 하나되는 강강술래


올빼미 잔치 (8/29, 토) 

– DDP (동대인디자인플라자) : 월드 뮤직으로 지새우는 한 여름의 백야 (밤새도록 다채로운 월드 뮤직이 함께하는 심야 공연 프로그램)

– 아프리카 타악 ‘쿰바야,’ 중궁 전통 음악 ‘다왕강,’ 보사노바, 재즈 ‘나희경,’ 이탈리아 전통 음악 ‘깔라시마,’ 집시 음악 ‘하림과 집시 앤 피쉬 오케스트라,’ 스카 ‘킹스턴 루디스카,’ 퓨전국악 ‘타니모션,’ 탱고 ‘고상지 밴드,’ 바투카다 퍼레이드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등


시민의 광장 (8/28~29, 토~일)

1. 서울광장으로 떠나는 문화 소풍
2. 서울광장에서 즐기는 이색 캠핑


문화탐방 (8/28~29, 토~일)

1. 오픈하우스 서울
     -   캐나다 대사관, 태릉선수촌, 서울특별시 교통정보센터(TOPIS), 
         서울메트로 차량기지 탐방, 서울시청사 통통투어, 상암월드컵경기장

2. 골목 문화 투어
     -   일상 탈출, 서촌 나들이
     -  동대문 야간 투어
     -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품은 해방촌 여행
     -   황학동 신기방기 깨비 투어

3. 역사 문화 투어
     -  낙산 성곽둘레길 야간 투어, 70주년 광복의 발자취를 찾아서, 
         연극의 모든 것, 동숭동 투어, 성북, 한양도성 바깥세상 이야기

4. 야간 연장 개방



총 4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이 행사는
이틀 간에 나뉘어져 서울의 여러 명소 곳곳에 나뉘어 개최되었다.

서울백중놀이, 올빼미 잔치, 시민의 광장, 문화탐방 4개의 행사 중 
나는 시민의 광장(서울광장, 문화 소풍)과 문화탐방, 그 중에서도 골목문화 투어(해방촌 여행) 
이 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다.





1.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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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역 5번출구로 나와 서울광장에 도착하자마자 내심 광장과 행사의 규모에 놀랐다. 광장 안쪽으로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텐트를 치거나(혹은 텐트 안에 있거나) 여러 행사에 참여하는 등 아직 더운 날씨임에도 모두가 즐거운 모습이었다. 내가 갔던 토요일 그 날 밤과 그 이전 날 밤에도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한 150팀이 도심 속 캠핑을 즐기기 위해 모인 것 이라고 했다. 1년에 단 한 번, 서울광장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캠핑이라니, 기회가 된다면 내년이나 내 후년이라도 가족들이나 친구들끼리 이런 체험을 다 같이 즐길 수 있다면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았다. 캠핑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같이 간 친구와 함께 문화 마켓을 둘러보며 참여를 해보기로 하였다.


IMG_6113.JPG▲ (좌,상) '책 속으로 떠나는 늦여름 바캉스,' (우, 상) '전통문화 체험마당,' (하) '시민 문화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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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예술 공예 체험(펄러비즈와 팬시우드, 천연비누와 천연캔들), 도자기 핸드페인팅과 금속 공예, 가죽 공예 체험, 방향제 만들기 체험, D.I.Y 플라워 클래스, 낯낯이 초상화 그리기 등 정말 예쁘고 귀여운 물건들도 많았고, 직접 만들어 보거나(소장할 수 있었다)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도 다양했다. 가격대 또한 비싸지 않아서, 부모님과 같이 온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생들끼리 오거나 친구, 연인이 그 누구와 함께 와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IMG_6143.jpg▲ 직접 가죽 공예 체험(이어폰을 정리할 수 있는 고리)을 해보았다.
 
IMG_6144.jpg▲ '낯낯이 초상화' 체험
 < 사진 출처: 낯낯이 초상화 페이스북, 황주희 >


 정말 직접 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시간이 넉넉지 못하여 그 중에서도 신기하고 조금이라도 더 해보고 싶은 두 가지 체험을 하고 왔다. 우선 가죽 공예 체험으로 이어폰을 정리할 수 있는 자그마한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물건들이 참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나쁘지 않았지만 직접 만들어 소장한다면 훨씬 재미도 있고, 같이 간 친구와 추억을 남기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서툰 솜씨로 열심히 만들보았다. 알려주시는 분들이 만드는 방법을 천천히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금방 예쁘게 만들 수 있었다.

 또 체험해 보았던 ‘낯낯이 초상화’는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였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체험이었던 것 같다. 작가 분이 그 무수한 사람들(어린 아이들부터 젊은 청년들, 나이 드신 분들, 외국인까지) 의 생김새의 특징을 잘 잡아서 정말 1~2분 사이에 뚝딱 그려주시는데, 그림이 실물과 무척이나 비슷해서 받은 초상화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나기도 하였다. 

 공연이나 캠핑까지는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해볼 수 있었던 문화마켓도 그 날의 서울광장 날씨도 사소한 그 모든 것들이 참 즐거웠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많은 웃음들을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2. 골목문화 투어 (해방촌)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용산구 용산2가동 일대, 해방촌 문화 투어였다.

해방촌투어_지도_참가자배포용.png▲ 사전에 전달 받은 그 날 투어의 코스
 

 역사문화 투어와 골목문화 투어 중 골목문화 투어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역사문화는 책이나 공부를 통해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지만 골목문화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특별히 시간을 내어 떠나는 여행조차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기도 힘든데, 하물며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자그마한 골목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겠는가. 이 프로그램 역시 사전에 신청을 받았고, 이에 선정된 사람들이 집결지였던 자그마한 정자에 모였다. 투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단체 사진 촬영을 한 후 본격적으로 해방촌을 구경하기 시작하였다. 

 해방촌은 과거, 1945년 광복 이후 해외에서 귀국한 이후 거주지가 없어 모여든 사람들, 새로운 곳에서 살고자 했던 사람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왔던 사람들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또 다른 사람들, 외국인들까지 모여 지금은 경치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겨우 판자를 덧대 집을 만들어 살 정도로, 매우 낙후된 곳 이였다고 가이드 분께서 말씀해 주셨다.
 

IMG_6283.JPG 108 하늘계단, 계단 아래로는 해방촌이 아니고 후암동이라고 한다.

 
 108계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계단의 수가 108개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여행을 가이드 해주셨던 작가님께서도 그러한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기도 하였다. 이 108계단 이외에도 주변에 비슷한 계단들이 참 많았다. 108계단을 내려가면 그 밑으로는 후암동이라고 했는데, 이 해방촌과 후암동을 잇는 경계에 계단이 그렇게 많은 이유에는 사실 우리의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었다. 골목의 경사가 급해서 편히 오르라고 계단을 그렇게 많이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일제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 조선에 있던 신궁으로 많은 조선인들이 신사참배를 하러 갈 때 그 계단들을 오르며 천황에 대하여, 일제에 대하여 경건한 마음을 지니게끔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도 모자라, 민족성까지 뿌리 뽑혀야 하는 그 상황 속에 우리의 선조들이 이 계단을 오르며 어떤 심정이었을지 생각해보니 참 씁쓸하였다. 사람들의 기억 속도 모자라 이런 장소에서까지 그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아픔이 있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IMG_6270.jpg▲ 고작 한 사람이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겉을 판자로 덧대어 집을 만들어 놓았다.


 판자촌 집들, 판자촌 골목, 신흥시장, 보성여고, 그리고 백범광장을 전체적으로 돌며 행사를 준비했던 사람들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골목문화 투어를 훨씬 더 알차게 준비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보기 좋고 예쁜 골목만을 골라 보여주는 투어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공간과 장소, 평소에는 그저 지나치느라 잘 알지 못 했던 장소에 숨겨진 의미,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까지 하나하나 동선을 짜고 사람들을 배려하여 구성해 놓은 느낌이었다. 우리들의 학창 시절 마치 우리의 역사를 알기 위해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났듯, 이 날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수학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보름달이 참 예쁘게 떴던 지난 8월 29일, 서울광장에서 그리고 해방촌에서 생각 그 이상의 것들을 체험하고, 알게 되고 또 경험하게 되어 참 감사하고 보람된 하루였다. 매년 여름이 지나가는 이 맘 때쯤 서울시에서 주최하여 열리는 행사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한국을 사랑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한 번쯤은 ‘서울문화의 밤’을 참여해보는 것도 여름 밤의 근사한 추억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 행사명


제 8회 서울문화의 밤

■ 일시

2015년 8월 28일 (금) ~ 29일 (토) / 양일 간

■ 장소

서울광장 일원 및 기타 서울 내 문화프로그램 해당지역

■ 대상

서울시민, 국내거주 외국인 및 관광객 등

■ 주최

서울특별시

■ 문의

제 8회 서울문화의 밤 운영사무국
02-6462-7420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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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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