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 _ '신데렐라'

글 입력 2015.08.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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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5상트 페테르부르크 내한공연 포스터_신데렐라.jpg
 

아이스발레 공연을 보러 용인포은아트홀에 다녀왔다.
다른 공연 같았다면 굳이 서울에서 장장 1~2시간이 걸리는 용인까지 가지는 않았겠지만
아이스발레라는 독특한 장르 때문이었는지,
나처럼 발레 마니아인 동생까지 데리고 다녀오게 되었다.


좌석은 S석으로, 2층의 중앙 앞쪽 자리었다.
무용수들의 섬세한 움직임이라던지 표정을 보기는 어렵지만,
무대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나름 좋은 자리였다.
공연장 자체도 그렇게 크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공연을 볼 동안 좌석 때문에 크게 아쉬운 점은 없었던 것 같다.


dd.jpg


발레는 익숙한 편이지만 아이스발레는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공연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발레와 아이스발레는 무용수들이
토슈즈를 신느냐 스케이트를 신느냐의 차이일 뿐
전체적인 안무의 느낌은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연을 보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스발레는 사실상 '발레'보다는 '아이스'에 더 포인트를 두는 것 같았다.
발레에서의 균형감각, 우아함, 정교함, 정확한 박자,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칼같은(?) 안무는
아이스발레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무용수들이 토슈즈가 아닌 스케이트를 신고
아이스링크 위에서 모든 동작을 소화해야 하다보니, 움직임에 제한이 많은 듯 했다.
신발 자체가 무겁고, 그 무거운 신발로 얼음 위에서
마냥 자유롭게 춤을 추다가는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서였을까?
발레에서의 사뿐사뿐함보다는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스칠 때의
'치이익' 하는 파워풀한 착지가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듯 했다.
그래서일까? 여러 무용수들이 함께 군무를 할 때도
각각 조금씩 동작의 속도나 팔,다리가 이루는 각도에 차이가 있었다.

발레에 스케이팅을 접목했다기보다는,
'기존의 아이스 스케이팅에 발레스러운 동작과 의상과 음악을
조미료로 첨가한 느낌'이 제일 정확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독무를 맡은 무용수들, 곧 극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무용수들이나 솔리스트들,
 파드되(발레에서 남자무용수와 여자무용수가 함께하는 춤)를 추는
남녀무용수들의 실력은 독보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신데렐라 역, 왕자 역,
자정을 알리는 시계의 요정(정확히 어떤 역할이었는지 확실히 모름) 역의
세 명의 무용수들의 연기가 제일 좋았다.

신데렐라 역과 왕자 역을 맡으신 2명의 무용수 분들은 발레에 버금가는 우아함을 보여주었다.
스케이트가 무거울 때도 각각 동작의 시작과 마무리가 매끄럽고 우아했고,
그러면서도 아이스발레만의 파워풀하고 또렷한 느낌도 잘 살려내었다.
 분위기 있는 조명을 받은 무대 중앙에서 왕자와 신데렐라가 함께 회전을 하며
서서히 페이드 인으로 마무리되었던 마지막 씬은 아직도 생생하다.
마치 눈 내리는 유리구슬 안의 왕자와 공주를 보는 느낌이었다.

12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를 들고 신데렐라 주변을 맴돌던 남자요정(?) 이 있었는데,
이 역을 맡으신 무용수 분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극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엑스트라 역할이라고 생각했기에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12번의 종소리에 맞추어 링크를 원형으로 돌며
고난도로 보이는 동작을 파워풀하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연아 선수와 비스무리한 동작도 꽤 있었던 것 같은데,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깔끔한 춤을 보여주셨다.

파드되에서는 보통 발레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묘기에 가까워보이는 안무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원심력을 이용해서(이게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공중회전시키는 동작 등은
새로운 구경거리인 만큼 놀라웠다.





정리하자면, 발레처럼 우아하다기보다는 스케이팅에서의 파워풀한 느낌이 더 강했고,
군무를 한 무용수들보다
독무나 중요한 역할을 맡은 무용수들의 실력이 훨씬 뛰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발레에서의 우아함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스발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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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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