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드럼과 트럼펫이 함께 하는 판소리가 궁금해? 배일동의 Different Lines.

글 입력 2015.07.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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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일동의 Different lines (2015.06.30).jpg
 


  배일동의 Different Lines는 아라리오 뮤지엄의 야외중정에서 펼쳐졌다. 그동안 공간소극장에서 진행되던 Master Stage와는 달리 이번엔 야외에서 공연하게 되었다. 티켓을 찾으러 티켓부스에 가던 찰나에 드럼이 놓여있는 뜰을 보았다. 뜰은 정말 작아서 그곳에서 공연을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좀 당황하긴 했지만 오히려 관객과의 소통은 잘 되겠다 싶었다.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 재즈 트럼펫 주자 스콧 팅클러, 그리고 명창 배일동 선생님으로 구성된 밴드 Chiri(지리)가 등장했다. 트럼펫과 드럼의 자유로운 즉흥연주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지는 배일동 선생님의 소리. 출생지는 달라도 각자 악기가 내는 선들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트럼펫과 드럼에서 자유로운 바다의 물결이 들린다면, 배일동 선생님의 소리에서는 아주 크고 웅장한 뱃고동이 들렸다.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우렁찬 소리에서 전율이 흘렀다.
 
 드럼은 판소리에서 장구의 역할을 맡았다. 장구가 된 드럼은 장구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리드미컬하게 연주했다. 외국의 악기지만 우리 음악에서 맡았던 냄새가 났다. 사이먼 바커는 장구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짜릿했다. 드럼과 함께하는 판소리에서는 어떤 그루브가 느껴졌다. 사이먼 바커가 드럼을 연주할 때는 어깨의 몸짓이 눈에 띄었다. 그 움직임은 마치 한국무용의 선 같기도 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흥이 날 때 나오는 들썩임과도 같았다. 또 풍물놀이를 할 때처럼 머리를 빙글빙글 돌리기도 했다. 그의 머리에서 상모가 보였다. 아무것도 쓰고 있지 않은 그의 머리에서 말이다. 

  공연은 아주 다이나믹했다. 중간 중간 관객이 추임새를 넣기도 했고, 창과 트럼펫이 주고받으며 뻐꾹! 뻐꾹! 하는 재미있는 연출이 돋보였다. 그리고 쭉 진행되는 즉흥 연주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고, 트럼펫의 볼륨에 절대 지지 않는 배일동 선생님의 울림은 경이로움 마저 느껴졌다. 

  심청가에서는 드럼과 호흡을 맞추며 눈을 번쩍 뜨는데 ‘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한 시간 가량의 길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밴드 지리는 워낙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드럼, 트럼펫, 그리고 명창의 소리. 그저 관람을 하는 나조차도 전력질주를 한 기분이었다.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는 아주 훌륭했다. 엄청난 사이즈의 강렬한 추상화를 본 느낌이었다. 그들의 공연에 또 발걸음 할 기회가 있다면 꼭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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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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