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동그라미 1기와 함께했던 뮤지컬 김종욱 찾기!

글 입력 2015.05.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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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일요일 대학로 ‘더 씨어터’에서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고 왔습니다. 9일 3시와 7시, 그리고 그 다음날인 10일 같은 시간까지 총 4번 공연을 했는데요. 제가 본 공연은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 ‘더 씨어터’는 종로 5가역과 혜화역 중간에 위치한 곳으로 지하에 위치한 아담한 소극장이었습니다. 마지막 공연이어서 그런지 많은 관람객들이 많더라구요. 좁은 계단 사이로 발 디딜 틈 없이 입장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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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사실 프로 배우들이 하는 공연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도 뮤지컬을 해본 적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는 아마추어들이 만드는 공연이었습니다. 극단의 이름은 ‘동그라미 1기’입니다. ‘동그라미 1기’는 ‘Aria Da Capo Musical Project’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첫 뮤지컬 공연팀이라고 합니다. ‘Aria Da Capo Musical Project’는 현재 활동 중인 뮤지컬 배우들로 이루어진 단체로 각종 일반인 뮤지컬 창작 활동 및 후배 양성을 해 온 단체인데요. 동그라미 1기를 시작으로 뮤지컬을 꿈꿔왔던 비전공자들을 모아 정기적인 공연을 올리는 것이 주된 활동입니다.

 
사실 대학교에서 창작 뮤지컬 동아리를 해본 저로서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노래와 연기, 춤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요구하는 뮤지컬이란 장르도 소화하기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긴 시간동안 연습하는 일은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매우 힘듭니다. ㅠㅠ 저 같은 경우 2달 방학기간 동안 매일 만나서 10시간 넘게 연습을 했었는데 ‘동그라미 1기’는 월수금 3시간 씩 11주간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길지 않은 연습기간 동안 뮤지컬 하나를 익혀야한다는 부담감도 컸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힘겨운 과정을 거친 만큼 공연을 올렸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동그라미 1기 배우들이 어떤 공연을 펼칠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맨 앞줄에 앉아서 관람 했습니다.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를 코앞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가끔 제 바로 앞에 와서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 (물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배우들과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봤던 캐스팅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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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는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공연으로 시작해 2006년 6월 대학로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 자그마치 9년 동안 사랑 받고 있는 창작 뮤지컬입니다.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이 화려한 배우진과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로 관객몰이를 하는 가운데,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이라는 아날로그적 소재와 달달한 내용, 시원한 유머로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6년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과 인기 스타상을, 2007년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사/극본상, 남우조연상, 남우인기상, 여우인기상 등 총 4개 부분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7년 전 - 운명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떠난 인도여행에서 ‘여자’는 턱 선의 외로운 각도와 콧날의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운명의 남자 ‘김종욱’을 우연히 운명적으로 만나 둘은 사랑에 빠진다. 아무리 밀어내고 돌아선데도 운명은 서로를 다시 만나게 해줄 거라 굳게 믿으며 한달 뒤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지지만 결국 둘은 만나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첫사랑 ‘김종욱’이 잊혀지질 않고 시집가라고 성화인 아버지 때문에 ‘여자’는 급기야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에 노크하기 다다른다. 그러나 그녀가 첫사랑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김.종.욱.’이라는 이름 석자가 전부다. 소심함의 대명사이자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차린 남자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선머슴 같은 여자가 첫사랑 김종욱을 찾기 위해 힘을 모으는 이야기. 이들은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매번 티격태격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김종욱들을 찾아 나선다.

출처 네이버캐스트 ‘뮤지컬 - 김종욱 찾기’

 
작년 이맘때쯤 보았던 프로 배우들의 [김종욱 찾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연기나 노래 면에서 프로 배우들이 월등했습니다. 하지만 동그라미 배우들의 서툰 연기와 간혹 나오는 삑사리가 나오는 노래에도 ‘남자’, ‘여자’, 그리고 ‘김종욱’의 감정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또 혼자서 21가지 역할을 도맡아했던 멀티맨도 각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비록 사투리 연기와 발음 면에서 아쉬웠지만요 ㅠㅠ 그래도 처음 올리는 공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중간 중간에 ‘허니버터칩’ 같은 요소를 넣어서 ‘김종욱 찾기’를 2015 ver. 로 재해석한 노력도 보였습니다. 관객들을 보고 ‘못생긴 바위’나 ‘썩은 나무’ 라고 표현하거나 무대로 직접 초대해 함께 연기하는 시도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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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와 닿았던 넘버는 남자가 바에 가서 여자에게 고백을 하며 부르는 ‘좋은 사람’입니다. ‘김종욱 찾기’에서 남자의 넘버 중 가장 감미롭다고 (어떻게 들으면 느끼한 넘버) 생각되는 넘버 ‘좋은 사람’을 담백한 목소리로 부르며 여심을 녹이더군요 ㅠㅠ

 
아쉬웠던 점은 러브씬입니다.... 흐아 ㅜㅜ 정말 아쉬워요!!! 조금만 합이 잘 맞았다면 로맨틱한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이 더 잘 드러났을 것 같아요. 아직 배우들 간의 합이 잘 안 맞아서 간혹 진지해야 될 씬에서 조차 관객들이 웃음이 터지고는 했습니다. 예로 김종욱과 여자가 첫날밤을 보내는 낭만적인 장면이 너무 급작스럽게 전개돼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쉬어가는 호흡과 빠르게 치는 호흡을 조금만 더 살려주었다면 더욱 긴장감도는 뮤지컬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소감을 한마디씩 이야기했습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평범한 사람으로서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기뻤다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꼭 다시 한 번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꿈은 도전하는 순간 꿈이 아니다’는 말을 몸소 보여준 배우들은 무대에 오른 순간 다른 어떤 뮤지컬 배우들보다도 멋있었습니다. 다음번에 있을 동그라미 2기의 공연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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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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