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화와 기업이 윈윈하는 '문화마케팅'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4.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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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에 <배트맨 리턴즈>가 개봉했을 때, 사람들은 이 영화에 '할리우드와 메디슨가의 최고의 만남'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할리우드가 미국 영화제작의 본거지이듯이 뉴욕의 메디슨가는 미국광고의 본거지를 뜻하는데, 이 둘의 만남이라니. 어떤 이유로 이런 수식어가 붙었을까? 바로 <배트맨 리턴즈>가 문화마케팅 전략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movie_image.jpg▲ 1992년 개봉한 배트맨 시리즈 <배트맨 리턴즈>

  문화마케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문화예술의 마케팅 활동을 뜻하는 '문화를 위한 마케팅',그리고 기업이 문화를 매개로 하여 자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기법을 의미하는 '마케팅을 위한 문화'. 배트맨 리턴즈의 경우 후자의 사례로, 영화와 기업 브랜드의 합작이 얼마나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워너브라더스는 배트맨의 속편을 제작할 것을 발표하고, 이듬해 맥도날드, 코카콜라와 계약을 맺었다. 기업은 이같은 계약을 통해 영화측에 라이센스 비용도 지불하고, 영화 광고도 해주면서, 영화 관련 상품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럼에도 왜 콘텐츠와 계약을 맺고, 함께 마케팅을 하려는 것일까? 바로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Share Of Voice(SOV)" 달성을 위해서다. 
  SOV는 전체 제품군 내에서 특정 브랜드가 차지하는 광고비율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한 브랜드가 전체 시장내에서 얼마나 광고가 되어지느냐를 의미하는데, 이는 소비자의 인식과 직결되므로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들은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의 SOV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느낄때, 같은 목소리를 내는 파트너와 합작하여 SOV를 제고하고자한다. 즉 맥도날드, 코카콜라와 같은 기업들은 <배트맨 리턴즈>라는 '문화'파트너를 통해 그들의 제품을 '광고'하고자 한것이다. 특히 맥도날드의 경우 TV광고부터 제품 포장, 매장 인테리어에까지 <배트맨 리턴즈>를 녹여내면서 적극적으로 그들의 마케팅에 문화를 활용했다. 

%B9%E8Ʈ%B8ǹ%F6%B0%C5.jpg▲ 저스티스 리그 슈퍼 히어로 밀의 일종으로 홍콩에서 출시된 배트맨버거

  이러한 마케팅전략은 큰 효과를 가져왔는데, 먼저 <배트맨 리턴즈>가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이미지를 제품에 차용해 사람들이 '맥도날드=배트맨 같은 재미있고 스펙터클한 이미지'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는 이로써 오래된 중년의 느낌에서 탈피하고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전략이 더 의미있는 것은 기업 뿐 아니라 '문화'에도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배트맨 리턴즈>는 맥도날드 상품의 노출을 통해 자연스레 광고되었고, 결과적으로 '문화'와 '기업'모두 혜택을 보는 윈윈(win-win)관계가 성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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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 폴 매카트니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화마케팅 전략을 활발하게 활용하고있는데 대표적으로 현대카드의 슈퍼시리즈가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국내로 초청해 경기를 선보이는 '슈퍼매치', 유수의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는 '슈퍼콘서트'를 개최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고객의 충성도도 확보하는 1석2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밖에도 리움미술관등을 통해 지속적인 예술후원을 하고 있는 삼성, 국제단편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나등 국내외 유수기업에서 이같은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대놓고 광고하는 전략'은 대중들에게 반감을 사게 되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친숙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마케팅의 미래는 무척 밝다.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마케팅을 위한 문화' 전략의 더 폭 넓은 활용을 기대해본다.

[탁유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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