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일기를 추천합니다.
최근 챌린지를 하나 시작했다. 매일 아침일기를 쓰고 단톡방에 공유하는 챌린지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40명의 사람들과 매일 안부를 주고받는다. 처음에는 새해를 맞이하며 ‘뭐든 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갈수록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제는 아침 일기가 하루를 지탱해 주는 중심이 되었다. 아마 혼자였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지켜봐 주는 사람, 지칠 때마다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사람, 좋은 문장을 공유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가능했다.
새해가 시작되면 날짜를 적는 일이 쉽다. 1월 1일, 1월 2일, 1월 3일. 헷갈릴 일이 없다. 하루하루가 친밀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늘은 많고 많은 날 중 하나가 된다. 하루하루는 너무 빨라서 친해지기도 전에 지나가버린다. 처음의 감각, 첫 만남의 감각은 금방 잊힌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 오늘 하루가 소중하단 것을, 내가 보내는 아침 시간이 나에게 의미 있다는 것을 순간순간 일깨워 주는 도움의 말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도움에 힘입어 지금까지 아침 일기를 쓸 수 있었다. 1월 10일, 내가 쓴 일기를 잠시 공유한다.
아침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함께 하니, 독립된 시간임에도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느슨한 연결이랄까? 요즘 시대엔 느슨한 연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립된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서로의 시간에 대해 묻는 것. 결국 사소한 것들이 삶을 지탱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다.
- 2026.01.10
아침일기를 쓰며 2023년 11월, 제주에서 보낸 시간들이 떠올랐다. 긴 휴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기 전, 23살의 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마침 ‘현왕귤집’에서 기획한 ‘안녕농촌 팜케이션’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그렇게 제주 신풍리의 2박 3일 일정이 시작되었다.
귤체험도 하고, 오름도 오르고, 운동회도 했다.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캠프파이어다.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이도, 사는 곳도, 꿈도, 직업도, 이곳에 온 이유도, 각자 갖고 있는 사연도 달랐다. 시간이 흘러 그때 어떤 말들이 오고 갔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누었던 마음들은 또렷하다. 모두 자기 자신의 마음에 솔직했고, 상대의 말에 경청했다.
타인과 연결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출처: 안녕농촌 인스타그램
캠프의 마지막 날, 아쉬운 마음에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데 나와 동갑인 친구 한 명이 운동장에서 울고 있었다.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말을 걸었다. 친구는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난 하루 더 제주에 묵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데, 엄마가 ‘여행은 어땠냐고’ 물으셨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고, 울기만 했다. 그제야 친구의 눈물을 이해했다.
결국 연결의 빈도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의 깊이다. 하루에 10분, 혹은 한 달에 한 번, 인생에 한 번이 될지라도 진심으로 마음을 나눈 경험은 오랜 시간 나를 지켜준다. 아침일기 챌린지를 하며 제주에서의 시간이 다시 떠오른 것은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아침을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나 또한 이곳에서 솔직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체감하고 나니 불안감이 밀려온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불안을 여기에 적어두고 간다.
- 2026.01.20
그래서 나는 아침 일기, 함께 쓰기를 추천한다. 느슨한 연결로 시작하는 아침을 모두가 느껴봤으면 좋겠다. (일기 내용은 비밀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 블로그를 추천합니다.
아침일기와 함께 시작한 것은 블로그다. 평소에도 블로그를 조금씩 하긴 했으나 본격적으로 올린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간절한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나와 동떨어져 있는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타인과의 연결보다 우선 나 자신과의 연결이 필요했다.
나 자신과의 연결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남에게 질문하듯, 나에게도 질문하는 것이고 남을 알아가듯,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상대를 다 알 수 없는 것처럼, 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밀도다. 하루 10분이라도 지긋이 나를 바라보며 흘러가는 생각들을 잡아두면 된다.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한 블로그는 아침일기 다음으로 나의 믿을 구석이 되었다. 1월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 나는 마음이 조급해질 때마다 이전의 기록을 펼쳐본다. 지나가는 하루를 붙잡으려 노력했던 흔적들을 읽는다.
그럼 내 안에서 무언가 축적되고 있음을, 그 미세한 변화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는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선 변화하는 과정을 눈으로 인식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매일 반복하는 루틴’이 생긴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자리에 앉아 글을 쓰는 것. 최근에 생긴 변화다.
이렇게 하나씩, 한발씩 나아가면 되는 거겠지.
- 2026.01.18
그래서 나는 새해의 다짐이 무색해진 1월의 끝자락, 블로그를 시작해 보기를 추천한다. 축적과 변화의 기록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