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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삶을 살아가며 마주치는 사람들 중 몇십 번을 만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단 한 번 마주쳤을 뿐인데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나의 경우 후자와 같은 사람을 판별하는 기준에 ’시선이 가는가’라는 전제를 필요로 한다. 시선을 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고유성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유성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지만 오늘 말하고자 하는 이는 ‘집’이라는 형태를 빌려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낸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영상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영상을 뽑으라고 한다면 이던의 집 소개 영상을 말할 수 있다. 평소에도 잘 다듬어진 인테리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유튜브에 올라온 집 소개 영상들은 웬만큼 봤다고 장담할 수 있지만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는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일단 첫 번째 이유는 나의 마지막 기억 속 이던은 병약미 추구형 난해한 스타일링을 하는 이미지였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본 이던의 모습이 너무 건강하고 올곧은 사람의 외형을 하고 있어서 1차 충격을 먹었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두 번째 이유, 이던 집의 인테리어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시선이 머무는 사람, 이야기가 담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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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던은 집 인테리어를 할 때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가장 중요시했다고 한다. 클래식한 형태의 흰색 몰딩, 헤링본 무늬를 한 마루 바닥은 빨간 지붕을 가졌을 것만 같은 코펜하겐의 어느 에어비앤비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집 안 곳곳에 있는 오리엔탈 스타일의 오브제들은 이와 대비를 이루며 동양의 미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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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1층 거실 중앙에 위치한 나무뿌리모양의 테이블은 이 집에서 동양의 미를 가장 잘 나타낸다. 어렸을 적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 갔을 때에야 볼 법한 이 나무 테이블은 단독으로 배치한다면 다소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테이블을 중심으로 다다미를 짜고 좌식 소파를 둠으로써 테이블과 조화를 이루어 형태를 재해석한다. 더불어 테이블의 측면에는 조각 디테일을 주는 작업인 ‘카빙’을 하여 마무리했다.

 

가구에 조예가 그리 깊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대개 규모가 크고 웅장한 가구는 가격대가 높다는 점과 더불어 연예인의 집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해당 테이블의 가격대가 상당할 것이라고 쉬이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테이블은 번개장터에서 5만원을 주고 구매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테이블을 에워싸고 있는 좌식소파도 역시 ‘오늘의 집’ 어플을 통해 십만원대로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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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누에고치 형상을 연상케 하는 이 조명은 이던이 직접 만든 조명으로, 라탄 줄기로 뼈대를 만들고 한지를 덧대어서 대나무 오죽에 꽂아 완성했다. 이 한지공예 조명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기에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러한 ‘스토리’가 있는 가구는 창작자의 심미안과 고유성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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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만칼라’라는 것으로,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전통게임이라고 한다. 아프리카로부터 대략 13,000Km 떨어진 대한민국에 사는 나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 모형이, 또 어쩌면 해당 영상이 아니었다면 영영 몰랐을 만칼라라는 이름의 전통게임이 이 집에서 만큼은 다른 인테리어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어 집주인의 감각을 대변하는 미적 오브제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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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던이 가장 아끼는 오브제라고 밝힌 이것은 한국 무형문화재인 이광구 장인의 ‘공작선’이라는 작품이다. 장인이 한땀 한땀 손수 작업한 것으로 세밀한 묘사와 디테일이 살아 있는 해당 오브제 또한 번개장터를 통해 구매했다. 구매할 당시 판매자는 해당 작품이 이광구 장인의 작품인 줄 몰랐다고 한다. 작품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소장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구매를 결심했다는 그의 말을 듣고 나면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기 마련이고, 때문에 앎이라는 것은 나의 세계를 넓혀주는 결정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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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룸에 있는 이 조명은 전 집주인분이 두고 간 조명으로, 전 집주인도 전전 집주인으로부터 물려받아 무려 3대째 내려오는 조명이라고 한다. 어느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조명 만큼이나 고급져 보이는 이 조명은 예상외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이케아의 제품이다. 또한 조명과 함께 양도 받은 수납장 안에는 직접 수집한 사진집, 오브제, 선물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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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해당 영상에서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요소들 대부분에는 각각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길거리에 버려진 것을 주워와서 다시 조립한 수납장, 집 안 곳곳 있는 신진 작가들의 미술품 등등...

 

또, 작은 소품 하나를 구매함에 있어서도 단순히 ‘예쁘다’를 넘어 ‘텍스처가 재미있게 느껴져서 구매했다’는 이던의 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디테일의 지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단순히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라하거나 값비싼 브랜드 가구가 아니더라도 손수 만들거나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은 것들, 비교적 저렴한 빈티지, 이케아 가구들로 채운 이 곳은 창조의 과정이 투박할지라도 그 결과에 스미는 진정성을 읽어낼 때 비로소 한 사람의 역사와 고유성을 담은 집으로 완성된다.

 

집은 집주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집 주인의 경제력 너머에 있는 것들, 가시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것들까지도. 이를테면 생활습관, 청소빈도, 취향과 미감 같은 것들 말이다.

 

집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결국 이 집이 이리도 매력적인 것은 집주인의 세계가 확고하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한겹의 추억과 감각, 소품 하나하나의 스토리가 중층적으로 배치된 이곳은 집이라는 공간의 형태를 빌려 그가 지닌 고유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한다.

 

 

 

 

출처: 이던 Youtube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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