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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오랜만에 '행복'이라는 감정을 온 몸 깊이 느낀 순간을 기록해본다. 8월의 마지막 날, 고양 킨텍스에서 하루종일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함께했다. 혼자 간 페스티벌이었지만, 외로움보다 자유로움을 훨씬 많이 느꼈다.

 

게다가 체력이 떨어질 때쯤이면 틈틈이 돗자리에 누워서 쉬어주고, 더운 날씨의 영향을 받지도 않으니 참 쾌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부대끼지 않아, 스탠딩석에서도 쾌적했던 것 같다. 이 글에서는 완벽했던 나의 8월의 마무리, 혼자 메가필드 페스티벌에 간 그 날의 기록이다.

 

이틀차 라인업은 W24, 김승주, 너드커넥션, 다섯, 로맨틱펀치, 소란, 오월오일, 유다빈밴드, 최유리, 쏜애플, 다이나믹 듀오였다. 락부터 인디, 힙합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각자만의 매력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그 중, 나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 TOP 3 아티스트를 꼽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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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춘과 삶을 노래하는 내향형 밴드, 다섯


 

나는 '다섯'의 노래를 평소에도 즐겨 듣는다. 청춘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내 가슴에 더욱 깊이 와닿는 느낌이랄까.

 

특히 내가 즐겨 듣던 노래는 Youth 와 Camel 이 정도였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더 많은 곡들을 발굴하게 되어 좋았다. 살갑거나 능숙하게 멘트를 잘 치는 사람들이라기보다, 멘트 사이의 공백이 많았던 내향적인 밴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시작하면 본인들의 목소리와 악기 연주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큰 꿈 부풀어 안고 마냥 앞만 보며 달려왔던 나는 어떤가요

뒤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면 마주하는 나를 놓쳤네요

 

다섯 - Youth 

 

 

어젯밤 해변에서 기억나?

우린 매일 밤이 축제 같아

I don't wanna retire life

같이 춤을 추자 언제나

 

야 저저 슬리퍼 내 거 같아

난 매일 잃어버려 Everytime

I'm gonna make issue 이렇게 난

살아있음을 느낄거야

 

다섯 - Life! 

 

 

외면해도 될 문제들을 난

이상하리만큼 크게 키운다

 

야 야 피곤하게 살지 좀 마 봐

야 야 좀 더 인생을 즐겨 봐봐

야 야 주위를 한 번 둘러 봐봐

야 야 어울리는지 거울을 봐봐

 

다섯 - 야,야 中

 

 

 

[2] "저희가 오늘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오월오일


 

 

뒤에 계신 분들 다 나오세요!

페스티벌인데, 앉아서 보면 되겠어요~?

저희가 오늘 진-짜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오월오일 보컬인 류지호의 확신답게, 나는 그들의 공연을 보고 정말 말 그대로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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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월오일 SNS

 

 

오월오일은 이전 페스티벌 때 보고, 그 때부터 좋아하게 된 밴드다.

 

어린이 날을 뜻 하는 이름답게, 동심과 순수,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는 밴드. 또 다시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기대를 안고 갔는데, 그 때보다 더 좋아서 행복했다. 그 때보다 더 많은 노래 가사를 알고 있으니, 더 많이 따라 불러서 교감하는 느낌이 든 것 같기도 하다.

 

관객의 참여도나 만족도는 가수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그들이 행복해보이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그들이 웃으면, 나도 덩달아 웃게 되니까. 그런 관점에서 오월오일은 훨씬 물 만난 것 같았다.

 

또한 그들은 생각보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가볍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가수와 관객의 관계를 사람이라는 평행선에서 바라볼 줄 알았고, 한 해의 고마움을 전할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공연 중에는 날라다니면서, 가끔씩 머리가 띵한 멘트를 하니까 더 인상적이었다.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 모습 안 보이죠?

완-전 뜨거워요!

 

 

 

[3] 능글거림의 대명사,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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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은 여러 페스티벌에서 등장하는 걸 알지만, 한 번도 제대로 관람한 적 없었던 밴드다.

 

근데 왜 이제서야 봤는지 후회할만큼, 원 없이 즐겼던 순간이었다.

 

사람 자체가 위트있고 말을 너무 재밌게 하니까, 쉴 틈 없이 꺄르르 댔다. 혼자 왔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와 함께 와서 즐기는 것처럼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웃음을 자아내는 거, 사람들을 행복한 감정으로 만드는 거, 쉬운 일이 아닌 걸 아니까 더 존경스러웠다. 

 

소란의 매력은 페스티벌을 참여한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탠딩석에 있는 사람들, 의탠딩석에 있는 이들, 피크닉존까지 모두를 일어나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밤에 잠 들때까지

하루 종일 하나부터 열까지

너만 생각나면 대단한 거잖아

근데 그걸 내가 해

투덜거리는 말투와 새침한 표정까지

작은 부분 머리부터 발끝까지

 

- 소란 <너를 공부해> 中

 

 

그리고 '괜찮아' 라는 노래는 이미 알던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들으니 눈물이 맺혔다.

 

매번 괜찮은 척 하는데, 눈물이 맺히는 나를 보며 '나 힘든가?' 라는 생각이 들며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해줬다. 춤도 추고 흥얼거리게 하다가, 어떨 땐 설레게 하고, 눈물 나게 하는 그 모든 소란의 무대들이 다 좋았다.

 

모두가 즐기고, 모두가 평화로운 그 분위기는 오직 소란만이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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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없거나 아무것도 못 했을 때

낯선 곳에 혼자거나

하루 종일 후회될 때

한 번쯤 떠올려줘 너는 지금

괜찮아, 어디로라도 가도 좋아

 

- 소란 <괜찮아> 中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소중한 아티스트들이 8월의 마지막을 의미있게 장식해줬다.

 

감성적인 목소리와 귀여움을 갖춘 최유리, 오아시스를 떠오르게 하는 너드커넥션의 새로운 모습, 광란의 주말에 딱 어울리는 로맨틱 펀치, 모든 관객이 일어나서 뛰게 만드는 다이나믹 듀오까지.

 

많은 노래들과 앨범들, 아티스트들을 새로 발굴할 수 있었고 동시에 스트레스를 한껏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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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기대감과 행복의 상관관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하고, 기대를 하지 않으면 행복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어떠한 공연이나 콘서트를 볼 때도 매번 느꼈던 하나의 법칙이랄까.

 

생각해보면 어떠한 페스티벌이나 공연을 볼 때, 모든 사람의 감상과 만족도가 다 같진 않은 듯 하다. 이 페스티벌만 하더라도, 나는 요근래 갔던 페스티벌 중 제일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반응을 보면, 내가 정말 행복했다고 해서 남들도 다 그랬다고는 확신할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그 이유가 여러 상황이나 사정이 될 수도 있지만, 기대감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더욱 행복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고 처음 느꼈기에, 초심자의 마음에서 더욱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처음 접하고, 그로 인해 감정을 크게 느끼는 순간이 참 소중하다.

 

이 행복했던 감정을 고이 간직해서, 가끔 지칠 때마다 꺼내먹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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