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행사나 기념일에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꽃’이다. 분위기를 돋우고 사람의 마음을 황홀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꽃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을 책 한 권에서 만나보았다.
48인 화가의 시선으로 본 꽃들
화가들의 개성 있는 꽃 그림이 [화가들의 꽃]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화가들의 꽃]에 실린 꽃들을 보노라면, ‘꽃’이라는 사물에서 영감을 받은 화가들의 삶을 볼 수 있다. 페이지마다 곱게 담긴 꽃과 화가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작은 여유가 되어준다.
[화가들의 꽃]은 산드로 보티첼리 같은 르네상스 시대 화가부터 데이비드 호크니 같은 현대 화가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가들의 꽃 그림은 물론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신진 미술가 48인이 그린 다종다양한 꽃 그림을 담고 있다.
같은 장미 그림일지라도 지중해 연안의 온화한 빛이 깃든 마티스의 장미([창가의 사프라노 장미])와, 어느 여름 어스레한 황혼 녘 속에서 자그맣게 빛나는 사전트의 장미([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가 달라서 꽃을 그리는 화가들의 마음을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작품의 매체 또한 유화, 수채화, 판화, 사진 등 다채롭다.
책을 펼지는 순간 드넓은 꽃밭에 다다라, 꽃향기를 맡으며 뒹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다채로운 색채와 향기 속에 한껏 행복함이 솟아날 것만 같다. 두 손에 쥔 [화가들의 꽃]이라는 장소에서 어떤 아름다운 경험을 할지 벌써부터 마음속 설렘이 가득했다.
예술은 꽃이고, 인생은 초록 잎
화가 찰스 레니 매킨토시(1902년)
특히, 찰스 레니 매킨토시의 작품에 몰입하였는데, 그가 그려낸 ‘꽃’은 ‘아네모네’였다.
찰스 레니 매킨토시는 건축과 인테리어로 잘 알려졌지만, 한때 런던에서 무일푼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때 그의 수채화 실력이 빛을 발했다.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아네모네’였다.
그의 '아네모네'는 1914년 전쟁이 발발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생한 수채화를 그려내는 삶의 창조성을 발휘했던 찰스 레니 매킨토시였다.
그의 삶처럼 초록 잎으로 가득한 삶에서도 당신 스스로가 예술 작품이 되어 매일 피어나는 꽃이 되기를 희망한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꽃은
마티스는 '꽃을 보고자 하는 이에게는 어디에나 꽃이 있다'며 삶을 일으켜 세우려는 매 순간 꽃을 바라봤고, 모네는 자신이 화가가 된 것은 꽃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꽃은 화가들에게 자연물 그 이상으로 삶에 영감이 되어주었다.
내 삶에 있어 최고의 꽃은 나 자신이다.
꽃이 피어나는 생애 첫 순간부터 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늘 동행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화가들의 꽃]을 펼쳐보며 내 마음속의 꽃 한 송이와 맞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