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이 요즘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CGV에서는 뜨개질을 하며 영화도 관람하는 '뜨개상영회'를 개최할 정도이다. 또, 뜨개질을 하는 카페인 뜨개카페를 방문하러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누워서도 원하는 옷을 살 수 있는 시대에 뜨개질로 옷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우리는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 안에서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단순 길을 갈 때에도 최단 시간으로 갈 수 있는 경로를 찾아 헤매고, 커피 한 잔을 마실 때에도 어느 카페에 가서 어떤 커피를 마실지 고민하곤 한다.
이런 일상에서 뜨개질은 고민이 필요 없는 단순한 반복 동작만으로 내 안의 고요를 찾아준다.
필자도 작년 겨울부터 뜨개질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지 비는 시간이 아까워서 뭐라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떠내려가다 보니 이제 뜨개질은 나의 소중한 하루 루틴이 되어버렸다. 하루가 다 끝난 늦은 저녁, 좋아하는 영화를 틀어놓고 조용히 뜨개질을 하는 것. 그것이 나의 복잡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또, 내가 입을 옷을 직접 만드는 것은 나를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내가 원하는 실을 골라서 고심해서 고른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 입는다는 것. 이 이상으로 '옷'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물론 그 과정은 험난할지도 모른다. 실이 꼬여서 다시 풀고 원래 떴던 만큼 다시 뜨는 시간은 솔직히 고역이기도 하다. 그럴 때면 그냥 관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결과물을 생각하며 꾹 참고 떠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이 단순 반복 작업이 우리네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단순함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싶은 사람들에게 뜨개질을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지구에 있는 모든 뜨개인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