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월 16일 일요일에 있었던 제7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도전해봤다. 시험까지 마치고 온 지금, 나는 내가 역사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면서
평소 한국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건 순서와 인물 명 등은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는 듯 하면서도 많이 모르는 상태로 공부를 시작했다. 게다가 시험 접수를 할 때 즈음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충 3주에서 3주 반 정도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바쁘게 공부했고, 명절에도 얼마 전에 떠났던 가족여행에서도 계속 책을 붙잡고 공부했다. 차로 이동할 때도 손에는 기출 해설집이나 요약본을 들고 다니면서 봤다. 새삼스럽게 멀미에 강하다는 게 좋다는 걸 느꼈다. 평소에도 차에서 책이나 소설을 봤는데 빠듯한 시험 공부 시간에도 이런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체질이라는 점에서 그랬다. 주변에 멀미 심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차를 타면 거의 항상 잤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면서 완전한 노베이스는 아니였기 때문에 기억 속을 떠다니던 사건들을 하나씩 건져서 연결시키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해당 역사의 존재만 알고 자세히는 몰라서 거의 만들다시피 한 부분도 있었지만 다수의 시간대에서는 조립하다시피 공부했다.
그리고 이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서 사용했던 방법을 썼다. 시험까지 남은 시간동안 정석적으로 개념서 풀고 외우고 나서 기출 풀고 오답하면서 공부하기 너무 막막하고 어려울 것 같을 때 썼던 방법이었다. 우선 기출과 그에 대한 해설을 많이 준비한 다음, 개념을 얼마만큼 나갔던지 1회 기출본을 모두 풀고 오답과 찍어서 맞힌 문제, 헷갈렸던 문제들을 모두 해설을 듣거나 읽으면서 오답노트를 만들면 된다. 이걸 매일 반복했었다. 처음에는 계속 많은 문제를 틀리기 때문에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고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듯한 상황이 반복됬다.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더 그랬지만 이번에 한능검을 공부하면서는 '그래도 알고 있던 개념들인데, 대충은 아는 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시점을 버티다보면 어느 순간 점수가 확 올라가고 계속 틀리던 걸 맞추는 게 슬슬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 이후에도 계속 반복해서 하루치 분량을 공부하고 1회치 기출을 풀고 오답을 하고 복습을 하는 루틴을 반복하다보면 간헐적으로 맞추거나 순간적으로 생각나서 맞추는 게 아니라 정말 왜 이 선지가 맞고 틀린지를 적어가면서 맞출 수 있게 된다.
이번에 한능검을 공부할 때에도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했는데 솔직히 자꾸 헷갈렸어서 힘들었다. 저번에 공부했던 과목은 과학 과목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이만큼 헷갈리지는 않았는데 한국사를 공부하니 알고 있던 거고 이미 전에 여럿 틀려서 체크까지 해놨음에도 반복해서 틀리는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에 3주 동안 끊임없이 들고 다니면서(심지어는 밥을 먹을 때나 씻을 때도) 한능검을 공부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 글이 떠올랐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문장 말이다. 솔직히 성적이 잘 나왔다는 것은 아니다. 합격하기는 했지만 목표로 했던 점수에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공부할 때 느끼는 감정만큼은 내가 즐기면서 했음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선 시험을 치고 난 당일에도 나는 한국사를 더 공부하고 싶었고, '벌거벗은 한국사'와 같은 역사 관련 영상을 더 보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영상들을 봤다.
또 공부하면서 헷갈리는 부분을 반복하는 데다가 비슷한 내용이 나오니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보다 더 몇 배로 계속 되새김질하듯이 봤던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로웠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복습했었기 때문이다. 역사 유물을 보거나 인물을 볼 때도 내가 아는 사실이 나오면 아는 대로 재미있고 흥미로웠던데다가(추가로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알고 있는 사실들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모르는 사실이 나오면 이런 역사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이나 궁금하고 흥미로웠다. 헷갈리던 것들은 주워서 시간순대로 맞추다보면 이런 순서가 되는 이유와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면서 즐거운 감정을 느끼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는 어릴 적부터 역사를 좋아했었다. 오빠의 역사 탐방 수업도 자주 따라다녔고(물론 오빠만 보내거나 나만 나두고 갔다 올 수 없어서도 있었지만 내가 같이 다니면서 같이 공부하고 발표했다) 내 역사 탐방 수업을 갈 때도 항상 눈을 반짝이면서 임했었다.
주변의 어른들이 어릴 적 내가 그렇게 역사 유물이나 유적지, 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역사 수업에서 필기하고 재미있어 하는 걸 볼 때마다 항상 신기해하기시도 하였다. 그런 과거가 있었고 크면서도 계속해서 내가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컸기 때문에 3주동안 한국사만 봤는데도 여전히 더 알고 싶음에 목말라 있는게 아닐까 한다.
언제나 한국사를 좋아하고, 역사를 흥미로워하던 나는 여전히 '역사'라는 분야를 좋아하고 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하는 어른으로 컸다. 그래서 그런지 어릴 때 역사 탐방할 때와 몇몇의 다른 이유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십번을 갔다 왔음에도 나는 여전히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면 새롭다. 봤던 유물임에도 다시 뜯어보고 관찰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솔직히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모든 설명을 읽느라고 하루 동안 삼국시대의 유물까지밖에 다시 보지 못했고, 이제 다음 번에 가면 그 뒤부터 읽어야 하는데 나는 다시 구석기 시대의 유물에 대한 설명을 보고 싶은 마음과 시간을 건너뛰어 조선시대의 유물에 대한 설명을 읽고 싶은 생각들이 섞여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를 설명하다보니 관련된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나는 모든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는데, 중학생 때 즈음에는 족보를 읽는 데에 재미를 들여서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읽었었다. 족보를 읽을 때도 얼마나 재미있던지! 이런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나눌 사람이 많지 않고, 거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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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25년 2월 16일에 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았다. 당일에 채점을 했더니 3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최소의 목표에는 도달을 하였으나 나는 나중에 다시 도전장을 던져볼 생각이다. 2급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걸 넘어서 1급까지 따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