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덕후’의 눈을 빌려 QWER 밴드를 보다! - 온 세상이 QWER이다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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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오타쿠->오덕후->오덕(덕후)->덕'으로 변화해온 것에 무언가를 하다를 낮추어 말하는 ‘질’을 붙여 만들어진 단어 (출처 : 나무위키)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파고드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우리는 그들을 ‘덕후’라 말하고 그 행동을 ‘덕질’이라 한다. 요즘에는 ‘덕질’과 같은 의미로 무언가에 빠져서 자신의 관심사를 찾고 조사하고 모으는 등 깊게 파고드는 행위를 ‘디깅(Diggings)’이라고도 표현한다. 이를테면, <트렌드 코리아 2020> 책에서는 ‘덕질’과 유사한 단어 ‘디깅’ 그리고 ‘디깅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소개했다. 여기서는 디깅러 유형을 3가지로 나누었는데 콘셉트형, 수집형, 관계형으로 구분했다. 특히, ‘관계형 디깅러’의 경우에는 과거 연예인 또는 인플루언서를 넘어 특정 물건이나 특정 취향을 좋아하는 디깅러들끼리 모여 콘텐츠를 생산과 소비 그리고 공유를 통해 공감대 형성을 하는 디깅러를 말한다.
또한, 과거에는 ‘오타쿠’ 또는 파생되어 만들어진 ‘덕후’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비춰졌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이에 대한 표현이 순화되고 있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또 한 번 트렌드로 대두됐다. 이번에는 단순히 ‘디깅’을 넘어 ‘디깅 모멘텀(Digging Momentum)’ 즉, 채굴(Digging)과 추세(Momentum)의 합성어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과거,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3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그 중에서도 '관계형 디깅'은 타인과 소통하며 특정 대상에 함께 몰입하는 유형으로,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굿즈를 나누는 등 함께 덕질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렇듯, 디깅러들의 활약과 그들의 행동 패턴은 현실 친화적으로 변화하면서 ‘덕후 문화’가 세대를 나누지 않고도 널리 퍼졌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하나의 트렌드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한편, 여기 자신을 ‘취미로는 아이돌을 덕질하는 X세대의 아재로, 덕밍아웃을 통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덕메(덕질 메이트)를 늘려가는 것이 꿈이다.’라고 하는 작가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QWER 밴드 아이돌을 좋아해 자신의 ‘덕질’을 회고록이자 일기의 형태로 담아낸 책, “온 세상이 QWER이다”이다.
‘이 책은 2023년 가을에 데뷔해서 2024년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한 걸밴드에 대한 40대 아재의 덕질 기록입니다. 2024년 말을 기준으로 여태까지 덕질 활동을 돌이켜보았다는 점에서 회고록 성격을 띠고 있지만, 너무 거창하니 그냥 ‘덕질 일기’라고 부르는 편이 낫겠습니다.’
- 8p
밴드 붐의 열풍이 한창인 요즘이다. 사실 한국 음악계에는 ‘밴드 붐은 온다. 왔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는데 이것이 현실이 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데이식스’나 ‘잔나비’과 ‘실리카겔’ 등의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고 2세대 아이돌 ‘씨엔블루’ 등이 대두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밴드 내한 공연에 대한 수요도 굉장하다. 한국을 방문한 밴드에는 ‘요아소비’나 ‘원 오크 록’ 그리고 ‘킹 누’나 ‘히츠지분가쿠’의 매진 열풍도 진행 중이다. 또한, 밴드와 록은 뗄 수 없는 관계라 이는 새로운 세대에서의 록 음악으로 발전되고 있고 각종 페스티벌에서 자주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밴드의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지’에 대한 추세를 흥미롭게 바라보았고, 여러 밴드의 노래를 듣다 우연히 플레이리스트에서 보게 된 ‘QWER 밴드’와 이 그룹 또한 밴드 열풍의 하나로 왜 사람들은 이 그룹을 열광하는지 궁금했고, 열광팬의 한 명으로서 ‘덕질 일기’를 쓴 작가는 어떠한 이야기를 담았을까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작가는 QWER를 한 유튜브 채널로 우연히 알게 되다 그들의 노래를 한 위문공연 영상으로 입덕하게 되고, 특히 메인 보컬 멤버 이시연을 최애로 시작해 다른 멤버들까지 팬심을 가지고 꾸준히 좋아하게 됐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참여한 각종 공연, 축제나 일상 등에 보여주었던 멤버나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자신의 일상과 엮거나 관찰자의 시점으로 적어내려 간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덕질하는 팬의 관점에서 바라본 글이다 보니 QWER 밴드에 대한 많은 애정을 담은 이야기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이 책을 통해 QWER 밴드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책에서는 친절히 그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우선, QWER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겠지요. 2023년 10월 18일에 데뷔한 4인조 걸밴드로서, 300만 운동 유튜버인 김계란이 기획했습니다. 스트리머 출신 마젠타와 쵸단, 400만 틱톡커인 히나, 일본 걸그룹 NMB48 졸업생인 ‘경력직 신입’ 시요밍 등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인 쵸단(리더)인 드럼, W인 마젠타는 베이스, E인 히나는 기타 및 키보드, 그리고 R인 시요밍은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2023년 가을에 <디스코드>를 발표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몰이에 들어갔고, 후속곡인 <고민중독>은 메가히트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10월에는 음악방송 3관왕을 달성하는 등 입이 딱 벌어지는 놀라운 인기를 보여주며, “대형기획사 소속 완성형 아이돌이 하는 댄스 음악”이 압도적 주류인 케이팝 시장에서 “초소형기획사 소속 성장형 아이돌이 하는 밴드 음악”의 반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9p
이 글을 보면서 과거 걸그룹 밴드 컨셉으로 데뷔를 시작했던 AOA라는 그룹이 떠올랐는데 그 때 이후로 오랜만에 K팝 시장에 새로운 걸밴드가 나왔다는 것에서 흥미로웠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음악적 메세지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작가가 메인 보컬과 그룹의 조화를 언급하면서 다양한 곡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작가는 <별의 하모니>를 복잡한 감정선을 담아내야 하는 즉, 불안한 희망과 확신 없는 기쁨, 사그라드는 벅차오름 등이 내포된 곡이라고도 했고,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기준으로 최애곡을 <안녕, 나의 슬픔>과 <메아리>를 꼽기도 했다. 또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디스코드>와 <고민중독> 그리고 <내 이름 맑음>을 언급하며 성장형 아이돌의 면모가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도 말했다.
작가가 소개한 그룹의 다양한 노래가 궁금해서 들어보았다. 그러면서 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룹의 이미지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듯 교복이나 체육복을 주로 무대 의상으로 입거나 곡 중 뮤직비디오 일부에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들의 노래는 요즘 K팝의 노래의 흐름과는 다소 다른 행보를 걷는다는 점도 보였다. K팝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발음이나 가사에 관한 것이 그랬다. 즉, 최근에는 한국인만이 아닌 다국적 아이돌 멤버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많아졌고, 팬층 또한 글로벌화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어가 영어식으로 발음되어 들리거나 노래 가사 또한 한국어와 영어의 비중을 비슷하게 또는 오히려 영어 가사가 주를 이루는 곡들이 많아지는 흐름에 있다.
그런데, 여러 노래를 찾아보았을 때 QWER 그룹의 곡은 대체로 간혹 보이는 영어 몇 단어나 음절 많아봐야 짧은 문장에 그칠 정도로 거의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진 특징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노래 가사도 대체로 희망과 긍정의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이를테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디스코드>의 경우에는 ‘무대 위 춤을 추는 d선 상의 아리아 불협화음도 괜찮아 뭐 문제가 되려나’와 같은 가사가 <내 이름 맑음>에서는 ’두 눈은 퉁퉁 붓고 코맹맹이가 되어도 난 내일은 맑음’이라는 가사에서 그룹만의 색깔을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이 보였다. 대체로 장조의 곡이 많았지만 단조 곡이고 제목 또한 <안녕, 나의 슬픔>이라는 슬픔을 담은 곡이라 할지라도 가사의 내용에서 ‘버텨줘서 고마워 이제는 좀 더 용기 내보려 해’라는 가사는 주목할 부분이었다. 메인 보컬의 발성 또한 깔끔하고 청아한 목소리에 저음에서 고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발성적인 흐름과 잘 들리는 가사 발음이 귀를 쫑긋하게 했다. 이러한 점에서 보컬의 목소리가 QWER 밴드의 곡에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여러 사람들이 이 밴드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추가로, 아이돌 그룹에는 다양한 컨셉과 세계관을 선보이며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나 과거 2, 3세대 아이돌 그룹(하나의 컨셉 보다는 다양한 컨셉을 선보이던 것)에 비해 현재 4세대 아이돌 그룹의 흐름에서는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더욱이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기도 했다. (현재는 일반 리스너들에 대한 진입 장벽으로 인해 세계관 보다는 직관적인 메세지나 콘셉트를 추구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 세대의 흐름이나 추구하는 가치나 트렌드 등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형태가 아이돌 그룹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고도 생각한다. 이것이 아이돌 그룹에 있어 특히 현시점 걸그룹에서는 ‘걸크러쉬’ 세계관이 대체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는 색다른 컨셉을 선보인 즉, Y2K로 90년대 걸그룹의 느낌을 살린 ‘뉴진스’는 데뷔 초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QWER’ 또한 걸크러시와 반대되는 흐름에 있는데 이러한 컨셉이 대중들로 하여금 색다름을 주고 이러한 측면들은 남성 코어 팬 층을 더욱 두텁게 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또한, BTS 그룹의 성공전략으로 팬들과의 소통의 창구를 활발히 하여 공감대 형성과 친숙함 등 글로벌 스토리텔링을 했다는 것과 같이 QWER 밴드가 팬 층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팬들과의 소통적인 측면에서의 활발함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QWER 밴드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특히나, 책 중간 마다 새겨진 각주와 해당 QR코드는 그룹에 대한 기사나 밴드 음악에 대한 이야기 또는 그룹의 자체 콘텐츠나 멤버가 팬들과 소통하는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어 그룹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게끔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이러한 디테일이 작가가 얼마나 QWER 그룹을 애정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고, 필자 또한 한 아이돌 그룹 또는 솔로 가수를 좋아하는 팬 입장으로서 그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다만, 가끔씩 타 그룹과 비교하며 적은 QWER의 특징에 대한 부분에서는 공감이 덜 가는 점도 있었다. 물론, 덕후의 마음에서 쓰인 책이고 아무래도 덕질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을 마음이라 생각한다. 직설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으로 쓰인 그러니까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낸 그 부분들에서 진실된 마음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일부 내용에서의 아쉬움은 어쩔 순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QWER 밴드가 누구인지 궁금하거나 이미 그룹의 팬인 분들에게는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또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재미있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은 덕메(덕질 메이트)로 기쁨을 느끼는데 충분할 책이다. 지금까지, "온 세상이 QWER이다"였다.
‘그러면 2024년 10월 12일까지의 제 QWER 덕질 일기를 <메아리>의 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입덕부정기를 거쳐 덕질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덕메를 찾지 못한 신입 덕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곡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와 동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멀리 더 크게 모두 말하고 싶어, 긴 숨을 가득 모아서! 분명 네 귓가에 닿을 수 있을 거라고. 어떤 별을 닮은 꿈들이 네게 반짝거린다면, 그 얘길 꼭 들려줘! 함께한 이유가 되어줄 테니.”’
- 316p
[정윤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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