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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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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어떤 키워드가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간관계'인 것 같다.

 

한때 룸메이트였던 친구가 워홀 중 잠깐 한국에 돌아와 1년 6개월 만에 얼굴을 보기도 했고 수험 생활을 같이 공부했던 동생들이 벌서 10년이 지났다고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일상의 루틴은 비슷하기 때문에 나에게 일어나는 작은 변화를 캐치해서 글로 풀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우선 1년 반 만에 만나게 된 친구는 정말 반가웠다. 시간이 맞으면 영상통화도 종종 했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핸드폰 속 연락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각자 삶이 바쁘니깐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카톡으로 연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했는데 인간관계가 유지되려면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구나를 깨달았다.

 

또한 이 친구는 다시 해외로 출국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한정적이라 아주 열심히 만났다. 그만큼 소중한 친구이고 다시 보려면 1년 혹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시간을 쪼개서 만난 것 같다. 예전에는 일과를 끝내고 들어오면 같은 방에서 도란 도란 하루를 이야기하는 룸메이트였는데 확실히 환경이 달라지니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 자체도 정말 소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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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갑자기 어느 날 저녁, 내가 모르는 단톡방이 생겨서 깜짝 놀랐다. 혹시 스팸인가 하고 당장 나가려고 들어가 보니 같이 공부를 했던 동생들이 초대를 한 것이었다.

 

상황을 알고 보니 우리가 벌써 같이 공부를 한 지 10년이 지났고 친구들과 수험 생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궁금해져서 연락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카톡 프로필을 보니 결혼을 한 사람들도 있었고 다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사실 수험 생활을 했던 시기는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어서 추억을 돌아볼만한 일들은 없었다. 또한 각자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목표는 지나갔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구나를 느꼈고 앞으로도 더 빨라질 시간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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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생각한 지금 나의 '인간관계'는 어떨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이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당연하게 MBTI를 물어보기도 하고 나도 예전에 과몰입을 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편안한 대화 주제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이게 유행한 이유도 나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는 어떨까?

 

내가 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사람을 알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편안하고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 굳이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나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 세계가 전부가 아니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내 세계를 확장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느낀다.

 

MBTI로 이야기하자면 내향적이면서 외향적인 사람인 것 같은데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번 달에는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기도 했고 정말 오랜만에 연락을 해본 동생들도 있어서 내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된 것 같다. 근황 중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하냐고 묻는 것을 보면서 오랜만에 만나면 하는 질문도 달라진 것을 알았다.

 

에세이를 쓰면서 느낀 결론은 지금의 관계에 감사함을 가지고 새로운 관계에 두려움을 가지지 말자는 것이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도 계속 알고 지내다 보면 결이 달라지거나 환경이 달라져서 관계가 변화할 수도 있는 거고 새롭게 알게 된 사람이 또 나와 잘 맞게 되는 경우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흐름이 바로 내가 바라는 인간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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