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뎅바에서 하는 생각 [음식]

술 한 잔, 이야기 한 입
글 입력 2024.05.0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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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뎅바를 좋아한다. 오뎅바가 무엇이 그리 특별하다고 묻는다면 ‘특별한 점이 하나 없는 게 특별함이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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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음식은 다른 곳에 쏠릴 여유 없이 오로지 음식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나 슴슴하고 조금은 밋밋한 오뎅을 먹고 있자면 오뎅을 안주삼아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거기에 간신히 테이블을 밝히고 있는 어두운 조명, 시끄럽지 않은 배경 음악까지. 오뎅바는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를 끝마쳤다.


오뎅바의 긴 테이블에서는 왠지 모를 용기가 샘솟아 오른다. 가끔은 마주 앉아 하는 이야기보다 옆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끊임없는 눈 맞춤보다 단 한 번의 흘깃거림이 더 오랜 잔상이 남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오뎅에 겨울에는 따뜻한 도쿠리, 여름에는 시원한 도쿠리로 조그마한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분명 당신 옆에 있는 상대와 오뎅바에 들어오기 전보다 조금은 더 친해져 있으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러니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근처에 오뎅바를 검색해 보자. 술 한잔에 곁들일 당신의 이야기 한 입이 그도 궁금할 것이다.



[최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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