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달콤함의 아래엔 불확실의 맛이 배어나온다 [음악]

그럼에도 [Love Supreme]을 위해, 'find love'
글 입력 2024.03.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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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당신이 어떤 것을 얻게 될지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영화 Forest Gump의 명대사다. 여기서 말하는 초콜릿 상자는 assorted chocolates로, 여러 가지 맛과 모양의 초콜릿이 섞여 있어 먹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맛인지 알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생이 당신에게 무엇을 줄지는 미리 알 수 없다는 점과 일맥상통해 인생의 불확실성을 비유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만약 당신이 불확실함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지금으로서는 assorted chocolates에 대한 정보를 각종 제품 설명서, 생생한 후기와 리뷰 영상들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언어라는 매체의 겹을 하나 더 입은 채, 타인의 미뢰에 닿은 그 달달한 자극이 어땠는지 상상해볼 수 있다.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이건 직접 경험은 아닌 것이다.

 

당신이 직접 눈을 이리저리 굴려 종이 널빤지로 구획된 박스 안에서 어떤 것을 집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손가락의 온기에 초콜릿이 뭉그러지는 촉감을 느끼며, 입안에서 굴리는 것. 먹고 난 뒤 가득 차 있었던 박스에 빈 공간을 보는 것. 손가락 끝에 묻은 초콜릿을 닦는 것. 그 총체적 경험을 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이 온전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함이라는 리스크를 안고가야 한다. 오로지 그때, 결국, 직접 해보았을 때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달콤함, 그 이전의 베이스에는 불확실의 맛이 배어나온다.


이건 사랑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그려지고, 쓰이고, 노래로 부르기도 하며, 살아내는 수많은 사랑이 세상에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똑같지는 않다. assorted chocolates처럼 확실한 것을 담보해 줄 수는 없지만, 각자의 이유로 달콤한 부분이 있다. 그 과정 중에 가끔은 조금 시고, 가끔은 조금 쓸 수 있다. 그럴지언정 혀가 아려오는 달큰한 감각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불확실함에 손을 직접 뻗어 본다. 이번 시도가 나의 Love Supreme, 가장 달콤한 사랑일지 모르니.

 

 

 

색소포니스트 Jason Lee (제이슨 리)의 달콤한 선물, [Need That / Love Supr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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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포니스트 Jason Lee (제이슨 리)가 사랑의 다채로운 달콤함을 선물 상자에 포장하듯 준비했다. 지난 2월 13일에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Need That] EP를, 그로부터 한 달 뒤인 3월 13일에는 화이트 데이를 기념해 [Love Supreme] EP를 선보였다. 갯수도 정갈하게, 어느 한 앨범이 섭섭하지 않도록 각각 6곡 씩 담았다.

 

[Need That]은 듣고 나면 초콜릿의 무거운 점성이 남는 듯한 앨범이었다면, [Love Supreme]은 좀 더 산뜻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앨범이다. 따마(THAMA), Peakboy, 그리고 개리까지 다채로운 스타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Jason Lee (제이슨 리)가 직접 연주한 플룻 사운드도 들어가 있다.


Jason Lee (제이슨 리)의 음악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을 위해 [Love Supreme] EP의 'find love' (Feat. THAMA)에 대한 간단한 테이스팅 노트를 남겨보고자 한다.

 

그렇지만 주의하자, 필자만의 감상과 언어로만 스치고 이 앨범을 지나치지 않도록. 각자 받아들이는 맛이 다르기에, 당신만이 알 수 있는 매력을 필자가 놓쳤을 수도 있으니. Jason Lee (제이슨 리)만이 줄 수 있는 사운드의 감칠맛은 몇 자 단어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다. 트랙을 처음 고를 때의 긴장감마저 온전히 느껴보자.

 

 

 

: Tasting Note


 

 

 

Track - 'find love' (Feat. THAMA) 

 

[Love Supreme] EP의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인 'find love'는 앨범 전체에 있어 일종의 서문, 취급 주의 사항이다. 분명한 경고다. 사랑은 사실은 어쩌면 가장 외로울 수 있고,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고.

 

 

Loving is like the loneliest thing in the world

Nothing guarantees you, ain't no promises

 

 

잔잔히 퍼지며 울려오는 반주와 R&B 싱어 따마(THAMA)의 짙은 음색에 섞여 나오는 첫 마디는 꽤나 현실적이게 쌉싸름하다.

 

상상한 사랑과 달라 당황했다면, 박스에서 초콜릿을 고르기 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좀 더 빠르다. 수많은 불확실 속, 달콤함을 위해 손 뻗을 때의 단 하나의 선택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다. 홀로 선택에 순간에 서서, '그' 초콜릿의 맛에 운을 걸어볼 뿐 아니라 나머지 초콜릿이라는 기회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움직임인 것을 알 수 있다.

 

정말로, 뛰어들기까지 우리는 이것이 무엇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게 'find love'가 말하고자 하는 전부는 아니다.

 

 

The only way to do is give up

on something smaller

for each other

 

 

사랑을 달콤하게 만드는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로 마지막의 ‘for each other‘가 나타내는 부분이다. 불확실한 선택으로 독립적인 존재가 만난다. 이때 확실해지는 건 ‘서로’를 위해 작은 부분들을 내어준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들이 쌓이며 사랑은 공고히 그 형태를 만들어갈 것이다. 

 

 

Oh I can find the love

When I look into your eyes

I feel beyond the emotions

and beautiful things

 

 

박스에서 꺼내 든 초콜릿이 달콤하게 퍼지듯이, 이 순간을 넘으면 결국 서로에게서 사랑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달콤한 감각을 가사로만 다 전달하기에 부족한걸까, Jason Lee (제이슨 리)의 색소폰 솔로 연주가 뚜렷하게 퍼져울린다. 색소폰 특유의 음계 간 끈적하고 섬세하게 붙는 소리가 돋보인다. 색소폰이란 악기가 이렇게 로맨틱한 악기였는지, 취향을 새롭게 알게 되는 순간이다.

 

 

Baby can't you feel the world doing magic

that we try to understand oh

Why we are waiting

for the day of the Valentine

 


보컬과 색소폰의 조화가 듀엣같이 완벽한 배합으로 섞이는 부분이다. 따마(THAMA)의 보컬과 Jason Lee (제이슨 리)의 색소폰이 강약 조절을 통해 완전한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이 곡이 마지막까지 유독 여운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Jason Lee (제이슨 리)의 색소폰 연주의 공이 크다.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이어지던 소리가 마지막에 다다라서 여백으로 가득 메워질 때까지 숨죽여 듣게 된다.

 

이 선물 같은 앨범이 당신에게는 어떤 잔향을 남길지 궁금하다. 마음이 가는 대로, 어떤 것이든 좋으니 경험해보길 권한다.

 

 

 

김수진 에디터 태그.jpg

 

 

[김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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