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solo album] track02.

글 입력 2024.03.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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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Yang EJ (양이제)]

 

 

[NOW PLAYING: Maniac - Michael Sembello]


날이 다시금 쌀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따스한 봄 공기가 저와 여러분의 손등을 두드려주길 소망했던 지난주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아직은 늦겨울의 얄궂은 날씨의 연속이네요. 그래도 마음마저 추운 일상이 아니기를 빌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어린 시절 강렬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사건의 규모가 크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이상하게 어른이 되어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 장면, 인상이 있다면 그게 바로 강렬함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어렸을 때 선생님이 주셨던 간식이 너무 맛있었던 일, 공부하기 싫어 벽에 낙서하던 일, 그리고 그 벽의 오돌토돌한 감촉과 이불먼지가 날리던 오후 4시의 나른했던 집안 풍경 등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와 떠들만한 거창한 얘깃거리가 아님에도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는 장면들이에요. 여러분도 이런 작은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신다면, 분명 적잖은 양의 기억이 떠오르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크고 작은 일들을 회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기억의 파편들이 지금의 나를 구성하고 있단 걸 깨닫곤 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당연한 사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의외로, 제 성격의 단단한 주춧돌이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기억으로부터 기인했단 걸 깨닫게 되면 짧게 '아'하고 탄식을 내뱉기도 합니다.


요즘은 이런 깨달음의 순간이 잦은 것 같아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 때, 그들의 어린 시절을 먼저 상상해 보게 됩니다. 그들의 집의 모습은 어땠을지, 개인 방이 있었는지 혹은 다같이 방을 공유했어야 했는지, 주변의 친구들은 어땠는지, 어떻게 친구를 사귀게 되는 환경이었을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과 장소는 누구며 어디였을지 등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부모를 포함한 캐릭터들의 어린 시절 보호자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그림도 이러한 과정 속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본래는 주인공(트랙 0번부터 계속해서 등장했던 검은 머리 인물을 이제부턴 '주인공'이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의 어머니는 다이너(diner)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로 설정했는데, 오늘의 주제곡이 어머니와 잘 어울려 뮤직펍의 웨이트리스 겸 코러스 보컬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이미지에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에요.


다음 주는 이 둘의 관계가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노래 목록을 뒤적이며, 물러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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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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