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24년은 너무 무거워서

글 입력 2024.01.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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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떠나기 무섭게 2024년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직 1일이구나, 2일이구나 하며 보냈는데, 어느덧 달력을 보니 10일을 넘기며 날짜가 두 자리가 되었던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란 날이 있었다.

 

2024년을 처음 맞으면서 내게는 여러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집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둘째로는 내가 몸을 두고 있는 장소가 변화했으며, 세 번째로는 전에는 너무나 어려워 좋아하면서도 피했던 것을 온전히 대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부 다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없이 자연스레 찾아온 일인지라 '당했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지만 그 당한 변화들이 나쁘지만은 않다.

 

한 해가 시작되는 것은 새 옷을 산 것인지, 입던 옷을 세탁한 것인지 의문일 때가 많다. 새 옷이라고 하기에는 나는 어제와 같은 나고, 입던 옷이라고 하기에는 이 옷을 어떻게 입을지 알지 못하지 않는가. 어쩌면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옷, 새 것인지 흔 것인지 모르는 것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 때문인지 새해에는 빨래를 평소보다 자주 하게 된다. 최대한 깨끗한 옷을 입고, 최대한 새 옷을 입고 싶어서. 그럴수록 옷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은 외면해 버리는 듯하다.

 

1월 1일이던 날, 나는 올해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작년에 이루지 못해 이어온 것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새롭게 적어낸 것도 있다. 2024년 12월 31일에 보았을 때 성공했다고 줄을 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궁금하다. 작년에 짰던 것은 거의 지키지 못했고, 이제는 지킬 마음의 여유가 전보다 생겼기 때문이다.

 

여유가 생긴 것 치고 고민도 늘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한 해가 시작해서인지 2024년이 무겁게 느껴진다. 새롭게 움직여야 할 일이 잔뜩 쌓여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달력을 넘길 때마다 가벼워지게 될까, 아니면 더 무거워지게 될까. 매 일기마자 적어내는 문장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 걸 보면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아래 무거움을 많이 느끼고 있나 보다.

 

요즘 들어 무엇이든 일단 하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무엇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무엇이든 하고 보는 게 중요하다고.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 1월이니까 그 말에 따라 볼 생각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고민도, 시간도, 2024년도 가벼워지겠지.

 

무거운 2024년은 그렇게 일단 뭐든 하면서 살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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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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