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재즈로 풀어낸 범인류적 유산 - 김영후 빅밴드 단독공연

17명의 재즈 아티스트들이 빚어낸 환상적인 재즈 앙상블
글 입력 2023.12.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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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클럽에서 소규모 밴드공연은 본 적이 있지만 17명의 재즈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빅밴드 공연은 처음이었다.

 

대규모 악기세션의 재즈 앙상블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연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17명의 연주자들이 차례대로 입장해 착석하는 것을 보며 생각보다 압도적인 재즈 빅 밴드의 위용에 감탄했다.


앞으로 국내 재즈씬의 미래를 이끌어 갈 17명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재즈 빅밴드의 공연을 본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지만 재즈라는 언어를 통해 범인류적 유산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한 궁금한 공연이었다.

 

 

 

환상적인 재즈 앙상블

 

김영후 빅밴드 포스터.jpg

 

 

17명의 재즈 아티스트들이 빚어낸 환상적인 재즈 앙상블은 잊지 못할 공연을 선사했다. 대규모 악기 세션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사운드는 1시간 30분의 공연 러닝타임을 아쉬울 정도로 순식간에 흘러가게 만들었다.

 

실황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떨림과 울림을 느껴서 너무 좋았고 특히 김영후 베이시스트의 깊은 연주를 통해 피부로 느껴지는 음압은 실로 대단했다. 연주와 더불어 김영후 베이시스트의 재치 있는 입담과 친절하면서 명료한 곡 설명을 통해 공연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밴드 리더인 김영후 베이시스트 지휘 아래 리듬 섹션과 향유 섹션은 유기적이고 매혹적인 조화를 이루어냈다. 많은 재즈 빅밴드 곡들이 그렇듯 열정 넘치는 연주자들의 솔로 파트 또한 인상적이었고 연주자의 움직임에 따라 무대 조명에 반사되는 악기들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유도했다.


공연 2번째 곡인 'Cognitive Revolution'부터 본 주제인 범인류적 유산 파트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곡과 앙코르곡을 포함하여 총 8곡은 유기적이 서사를 구성하며 관객들을 맞이했다. ‘Cognitive Revolution’, ‘Network Song’, ‘Artificial Intelligence and Hyperconnectivity’ 등 재즈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곡 제목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인류의 주요 사건을 기반으로 작곡을 했기 때문에 탄생한 이름들이라고 한다.

 

 

김영후 빅밴드 (1).JPG

 

 

공연을 관통하는 범인류적 유산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범인류적 유산(Humanitarian Heritage)은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인도적 가치나 인간성에 대한 유산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산은 인간의 존엄성, 인권, 사회적 정의, 평등, 평화 등과 관련되어 있다. 김영후 재즈 빅밴드는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범인류적 유산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 그리고 지켜나가고 유지해야 하는 가치들에 관한 생각을 재즈로 세련되게 풀어내고 해체하였다.


작곡 배경 설명과 철학이 곁들여지면서 궁극적으로 김영후 재즈 빅밴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인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것’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계속해서 지켜 나가야 할 유산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 스스로 각자만의 답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재즈 공연을 보고 이런 감상을 하게 되다니,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 멋진 재즈 빅밴드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보내면서 인류가 지켜야 할 범인류적 유산이 무엇일지,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가 어떠한 모습일지 고민해 보았다.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 평화와 안보,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성 등의 키워드들이 떠올랐으며 문명의 발전이 인류를 유토피아로 가까워지게 이끌지 디스토피아에 도달하게 될지 등 생각해 보았다.


김영후 베이시스트가 공연 중에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에서 빌려온 말을 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재즈를 통해 김영후 빅밴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이에 대한 답은 과연 무엇일까가 머릿속에 진동했다.

 

 

 

명함.jpg

 

 

[노세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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