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간결함에 담긴 사랑과 낭만 - 세르주 블로크展

낭만적인 인류애 KISS
글 입력 2023.11.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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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가장 단순한 선으로 포착하는 예술가, 세르주 블로크"

 

단순함이 매력포인트인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가 한국에 첫 개인전 <세르주 블로크 전 KISS>로 찾아왔다. 전시의 타이틀 키스는 사랑하는 연인, 가족을 넘어 인류애를 아우르는 보편적 가치로서의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복잡한 감정을 단순한 선으로 표현함에 극찬을 받은 작가는 이번 전시에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거침없는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세르주 블로크는 한국 첫 개인전에 많은 작품을 담았다. 이번 전시 KISS에서는 뉴스, 매거진, 책에 실렸던 일러스트레이션부터 기업과 콜라보 작품, Fine Art, 미디어, 조형물, 초대형 설치작품 등 약 15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뉴스 뮤지엄 연희는 한정된 공간에서 아기자기한 연출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아트뮤지엄이었다. 여러 층을 오르내리며 관람을 하였으며 다락방과 외부광장까지 전시의 공간으로 공간에서 오는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유머를 사랑하는 휴머니스트, 세르주 블로크


 

세르주 블로크는 알자스 지방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고 어떤 때는 신분을 속이며 살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릴 때부터 전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권력을 가진 누군가의 명령으로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죽임을 당하는 것은 더 끔찍한 일이었다.

 

그는 유머를 사랑하는 휴머니스트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시 제목로 "KISS"로 지었고,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온 인류를 위한 키스를 전시를 통해 전한다.

 

 

 

비즈니스 예술


 

그림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세르주 블로크는 옷을, 가방을, 토마토를 팔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는 사물의 의미를 전복시키는 그림을 그렸다. 아주 단순한 선엔 그러한 힘이 있었고 그는 자신의 선을 사랑했다. 경계 없는 예술, 재미있는 예술 바로 그런 예술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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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과 유머를 사랑한 아티스트 블로크는 국제적 권위가 있는 매체인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등의 삽화를 그리고, 정상급 기업인 에르메스, 삼성전자, 코카콜라와 협업을 하고 런던지하철, 프랑스 환경부 파리 국제공항 등의 광고 작품 등 국경과 장르를 초월해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신문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주목을 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일이었다. 블로크의 간결한 선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머물게 했고, 어려운 개념을 쉽고 단순하고 쉽게 표현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빠른 결과를 원하는 신문사와 일을 하며 효율적인 작업을 위한 단순함과 쉽게 이해 가능한 강렬한 스타일을 가지게 되었다.

 

세르주 블로크가 다양한 기업과 공공기관, 신문사와 협업했던 개성적인 일러스트들을 모아놓아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그가 에르메스 위에 그린 그림들, 신문사에 그렸던 그림들에서 두 눈을 사로잡는 단순한 강렬함과 자연스레 묻어 나오는 재치를 보고, 그의 그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스토리텔러


 

세르주 블로크는 이번에 스토리텔러가 된다. 한 권을 책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 광고일과는 많이 달랐고, 굉장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 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팔리면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책을 만들면서 블로크는 두 가지의 해결책을 찾았다. 연재물이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아주 독보적인 특별한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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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내레이션과 함께 '나는 기다립니다' 동화책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 붉은 실로 한 사람의 인생을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키가 빨리 자라고 싶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어린아이는 사랑을 기다리게 되고 한 여자를 만난다. 그 사람과 함께할 삶을, 아기를 기다리게 된다. 아이들이 자라 함께할 휴가를 기다리게 되고 독립한 아이들의 안부전화를 기다리게 된다. 시간이 지나 병을 얻은 부인과 다시 봄이 올 날을 기다린다. 집에 아들이 찾아오고 아기를 갖게 된 아들의 아내에게 새 식구가 될 아기를 기다리며 자신이 갖고 있던 실을 건네준다. 동화책은 "끝"이 아니라 "끈"으로 마무리된다. 

 

붉은 실을 따라 흘러가는 한 사람의 일생이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실 하나만으로 이 거대한 관념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대단한 아티스트구나 느껴졌다. 간결한 그림이지만 어느 표현법보다 풍부하게 느껴졌으며 짧은 글과 함께하는 그림은 몰입하여 어느새 감정이입하게 되었다.

 

그의 단순한 그림엔 생각할 거리들이 풍부했다. 사람의 인생이 끝나더라도 붉은 실은 계속해서 후대에 이어졌다. 그의 아들 가족은 그와 비슷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도 끝이 아닌 끈이라고 표현한 것이 계속될 삶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에 맞는 그림을 그린 것뿐만 아니라 철학을 갖고 만든 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의 귀여운 그림들과 따뜻한 감상에 이끌려 정말 오랜만에 동화책을 구매하게 됐다. 많은 깨달음을 준,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었다.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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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블로크의 전시에서는 메인포스터부터 시작하여 연인과 입맞춤하는 작품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KISS"라는 테마의 전시관이 따로 준비돼 있다. 그곳에서 그가 만든 동화책 <너에게 키스하고 싶어>의 글과 함께 그가 그린 귀여운 그림들을 보면 세상 달달한 로맨스를 느낄 수 있다.

 

 

월요일 아침,

아직 잠들어 있는 너에게 입 맞추고 싶어.

 

너에게 키스하고 싶어.

꼬맹이들이 지켜보고 있어도 어쩔 수 없어. ...

 

오랫동안, 파리의 센 강에서

너에게 입 맞추는 꿈을 꿨어.

평생 멋진 키스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

이 세상에 너와 키스하고 싶은 곳들이 수도 없이 많아.

 

<너에게 키스하고 싶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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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키스를 표현한 단순한 선에서 순수함과 귀여움과 짙은 사랑, 그리고 낭만이 느껴졌다.

 

이밖에도 <세르주 블로크 전: KISS>에서는 전쟁의 허무함과 허구를 담은 '적'이라는 동화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고, 종교적 이야기보다 성경의 깨달음을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그린 애니메이션 바이블, 앱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볼 수 있는 증강현실, 귀여운 일러스트를 그려놓은 도자기 등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블로크의 첫 개인전 <세르주 블로크 전 KISS>에서 간결하고도 단순한 그의 그림을 보며 인류애를, 사랑과 낭만을 온 마음 가득히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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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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