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간의 상상력으로 구현한 디지털 우주 공간 - 미구엘 슈발리에, 디지털 뷰티 시즌2

글 입력 2023.08.17 13:0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스크린샷 2023-08-16 오후 9.16.56.png

 

 

우주의 탄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많은 별들이 탄생하고 죽어가는 공간. 인간의 상상력으로 디지털 우주 공간을 구현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기하학무늬 오색찬란한 색상과 불규칙한 패턴으로 그리는 빛의 향연.

 

인사동 골목에 위치한 아라 아트센터에서 미구엘 슈발리에의 전시 <디지털 뷰티 시즌 2> (2023.8.1. ~ 2024.2.11.)가 열리는 중이다. 1층부터 지하 4층, 그리고 5층까지 아라 아트센터의 공간을 활용하여 설치한 미구엘 슈발리에의 약 70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는 1959년 멕시코 출생의 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파리에서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소르본 대학교에서 예술과 고고학을 전공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여 다양한 실험적 창작물을 만든다.

 

그의 작품들은 제너러티브 아트 (작가가 컴퓨터 프로그램, 기계 등을 활용하여 자동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예술행위), 인터랙티브 아트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예술), 가상현실 등을 활용한다.

 

 

KakaoTalk_Photo_2023-08-16-21-50-45.jpeg

 


미구엘 슈발리에와 패트릭 트레셋의 협업으로 탄생한 어트랙터 댄스는 다섯 개의 팔을 가진 드로잉 로봇이다. 펜을 든 로봇이 그린 수십 개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나 가까이서 보면 모든 그림이 다른 형태이다.

 

각 그림의 드로잉 패턴은 지속적으로 재조합되는 데이터 뱅크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무한한 변형이 가능하다. 인간의 팔을 대신해서 그림을 그리는 로봇과 로봇이 그려낸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으면 예술을 위한 도구는 어디까지 확장이 가능한가 생각해 보게 된다.

 


KakaoTalk_Photo_2023-08-16-22-25-24.png

 

 

B2에 들어서면 The Origin of the World (세상의 기원)을 만날 수 있다. 생물학과 미생물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우주의 시작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형상은 저 멀리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같기도, 등고선 모양의 위성사진 같기도, 사람의 세포 또는 미생물 같기도 하다. 아주 큰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지구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앞에 고요히 서 있으면 음향효과까지 더해 우주의 한복판에 서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KakaoTalk_Photo_2023-08-16-21-54-34.jpeg

 

 

이번 전시의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매직 카페트이다. 수많은 패턴과 색상으로 변화하는 이 작품은 관객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패턴이 반응한다.

 

넋을 잃고 공간에 머물다 보면 우주 위를 걷는 것 같기도, 물 위는 걸어가는 착각이 든다. 작품 양쪽에 위치한 거울은 작품이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시각적 효과를 일으킨다. 한계 없이 뻗어나가는 패턴. 관객은 그 속에서 가상 세계로 빠진다.

 

미구엘 슈발리에의 <디지털 뷰티 2023> 전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디지털 아트이지만 그의 영감의 원천은 자연임을 관객들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그가 컴퓨터로 구현한 오색찬란 기하학 세상에서 우리는 바람과 나무와 풀의 모양, 인간과 세포, 지구의 모습을 본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무너진다. 우리는 모두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다.

 

<디지털 뷰티 2023>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즐겁게 작품과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전시다. 많은 작품이 관객이 다가가면 움직이는 인터랙티브 아트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주말보다 평일에 방문하면 작품을 더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다.

 

패턴의 우주 속에서 길을 잃는 즐거움과 함께 조용히 잠을 자는 작품을 다가가 깨우는 경험을 해보시기를.

 

 

 

에디터 명함 최은지.jpg

 

 

[최은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