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악가의, 음악가에 의한, 음악가를 위한 - 고잉홈프로젝트 [공연]

글 입력 2023.08.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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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홈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한국인 음악가들과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의 음악인들이 하나 되어 만들어진 오케스트라다. 한국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첼리스트 김두민, 호르니스트 김홍박,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스트 조인혁 4인의 음악가들이 뭉쳐 시작되었다.


총 3일, 8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신세계>, <볼레로:더 갈라>, <심포닉 댄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올여름 우리를 찾아왔다. 나는 3일의 공연 중 8/3 <심포닉 댄스>를 관람했다.


사실 고잉홈 프로젝트는 나의 첫 클래식 공연이다. 클래식을 싫어한 것은 아니었다. 2020년 우연한 계기로 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 그 이후 클래식에 관심이 생겼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을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클래식에 관심은 있었지만 주로 피아노 연주만 들어서 오케스트라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전 지식이 없어 충분히 못 즐기고 올 것 같아 공연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공연 당일이 되니 걱정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커지면서 클래식을 잘 모르더라도 일단 즐기고 보자는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향했다.

 

 


  

이사크 두나옙스키 I.Dunayevsky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서곡

"Overture to the movie "Children of Captain Grant"


나이젤 웨스트레이크 N.Westlake

"스피릿 오브 더 와일드"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

"Spirit of the Wild", Concerto for Oboe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S.Rachmaninoff

심포닉 댄스, 작품 번호 45

Symphonic Dances, Op.45

  


 

 

공연의 1번째 곡이었던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 이번 연도 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를 생중계를 통해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TV나 유튜브를 통해 내가 들었던 것보다 극장에서 들었을 때는 사운드가 더 생생해서 공연을 보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실황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심벌즈와 북소리가 날 때마다 나는 심장이 벅차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제목처럼 배 위에서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빠른 템포로 진행되다 보니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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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곡은 스피릿 오브 더 와일드라는 곡이었다. 국내에서 초연되는 작품이라고 들어서 그런지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들을 준비를 했다.

 

오보이스트 함경과 함께 연주가 시작되고, 나는 연주에 빠르게 홀려들어갔다. 엄청나게 긴 호흡을 유지하며 연주하는 오보이스트를 보고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을 통해 나는 오보에의 매력을 알게 됐다.


아직 1부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을 때 2부가 시작되었다. 3번째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작품 번호 45였다. 라흐마니노프는 나에게 친숙한 인물이었다. 처음 클래식을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듣고 난 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1부 때는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을 가지고 연주를 감상했다면, 2부는 조금 더 긴장을 풀고 감상할 수 있었다.


심포닉 댄스는 모든 연주자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곡을 연주한다는 것이 깊게 느껴지며 감동적인 곡이었다. 특히 3악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번째 곡인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로 타악기 연주에 매료되어 심포닉 댄스를 감상할 때도 자연스럽게 타악기에 눈길이 갔던 것 같다. 중간에 탬버린도 연주된 것 같았는데 탬버린이 음악의 맛을 더 극대화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초등학교를 다닐 때 탬버린을 연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 들며 심포닉 댄스를 통해 탬버린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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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연주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로 나의 마음을 전달했다. 뜨거운 박수소리가 멈추고 지휘자 발렌틴 우류핀이 "안녕하세요"라는 안부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전했던 말의 내용을 모두 듣지는 못했지만 말이 끝나갈 즈음 그가 전했던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No Conductor, No soloist, No Orchestra musicians, we are all musicians.


"지휘자도, 솔로리스트도 없다. 우리는 모두 음악가다."라는 그의 말이 고잉홈 프로젝트의 취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그리고 그는 연주자 사이로 들어가 클라리넷을 맡아 앙코르곡을 연주했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갈 때 무대 위에서 서로 껴안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는 연주자들을 보며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그 많은 인원들이 클래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한자리에 모여 같은 마음으로 연주하고, 그들의 연주를 감상하고 박수로 보답하는 관객들을 보고 더 많은 이들이 이러한 클래식의 매력을 즐기고 향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가의, 음악가에 의한, 음악가를 위해 탄생되었지만 처음 클래식을 접한 나를 위한 공연이라고 느껴질 만큼 공연은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클래식의 더 많은 매력을 찾아보며 다음 고잉홈프로젝트를 기다려야겠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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