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고 연주하며 - 이루마 솔로 SOLO 오리지널 악보집
이루마 데뷔 20주년 기념 솔로 악보집
글 입력 2023.08.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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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어떤 순간을 기억하고도 기록하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언제나 생각하곤 한다.어린시절 자주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어쩐지 뭉클해지는 것처럼.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어떤 풍경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사랑했던 누군가의 기억도, 어느 날의 조각도 우린 음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누군가가 붙잡으려 했던 아름다움과 지금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이 합쳐져 음악은 무한한 생명력을 지닌다.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 재생하는 것은 결국 어떤 순간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내 삶을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루마의 곡들은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의 내게 친숙한 음악이다.당시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니던 나는 손가락의 기초를 다진다는 하농, 솔리스트의 단조로운 악보들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치고 싶은 음악을 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만났던 악보가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와 ‘Kiss the rain’이었다.
그 시절 가장 열심히 또 즐겁게 연습했던 곡들이 아닐까 한다. 이번 이루마의 피아노 악보집 [SOLO]를 펼쳐 제일 먼저 쳐 본 곡들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조금 삐끗하면서도 여전히 이 곡을 기억하고 있는 내 손가락에 조금은 장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원작자의 감성을 충실하게 표현하고, 디테일한 테크닉을 잘 담아낸 이루마의 피아노 악보집 [SOLO]는 오리지널 원곡 버전과 쉬운 버전 두 가지가 있다.‘Kiss the Rain', 'River Flows In You', 'Destiny Of Love' 등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기곡들뿐 아니라 이루마의 연주를 그대로 옮긴 'Spring Waltz', 'If I Could See You Again', 'Joy'와 같은 숨겨진 명곡들까지 14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루마의 곡을 좋아하고 한 번쯤 들어본 사람이라면 반가움을 느낄 곡들이 아닐까 한다. 과거 이루마 악보를 뽑아 연주했던 기억이 있는 난 오리지널 악보집을 선택했고, 가볍게 이루마의 곡들을 연주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쉬운 버전의 악보집도 있다.
먼지 쌓인 피아노의 덮개를 열고 정말 오랜만에 이루마의 곡을 연주하며, 마치 처음 이루마의 곡을 연습했을 때 느꼈던 설렘과 두근거림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이번 악보집을 통해 새롭게 푹 빠지게 된 곡은 ’Spring Waltz’인데, 지금 이 곡을 듣고 있는 내게 잔잔하고 아름다운 봄날이 찾아온 듯 하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어쩐지 잔잔히 사랑하고 싶은 순간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피아노로 치고 싶고 또 연습하고 싶은 곡이 생겼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루마의 곡들은 지나치게 기교적으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언제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곡들은 듣기에도 연주하기에도 좋다.
아름다운 피아노 곡을 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악보집이다.[박주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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