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Y2K 열풍 [문화 전반]

글 입력 2023.07.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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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Y2K 열풍이 불고 있다.

 

‘Y2K’는 연도를 뜻하는 Year, 숫자 2, 1000을 가리키는 Kilo의 앞 글자를 따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세기말의 생활 양식을 가리킨다. (매일경제) 이 Y2K 유행은 지금 우리 문화 전반에 번져 있다. ‘레트로’, ‘뉴트로’, ‘Y2K’ 같은 키워드가 MZ세대와 만나 만들어지는 문화적 현상은 다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Y2K가 유행하는 몇 가지 양상을 살펴보고, 유행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주변 곳곳에 스며든 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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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사려고 스마트폰으로 쇼핑몰 앱에 들어가 보면, 인기 있는 상품 랭킹에 ’Y2K 나일론 가방‘, ’Y2K 청남방‘, ‘하이틴 니삭스’와 같은 품목들이 있다. ‘키치(Kitsch)’, ‘하이틴(high teen)’, ‘Y2K’, 세 용어 모두 2000년대 패션이 모두 유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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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세상 유튜브는 어떨까? 앞서 말한 옷들을 사 입는 패션 룩북*, 패션 하울*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지고 있고, 옛날 노래, 옛날 예능을 추억하는 콘텐츠들도 생산되고 있다. 또는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것 같은 필터를 씌워 아예 영상에 2000년대 감성을 불어넣는 경우도 많다.

 

이 ‘필름 카메라 감성’은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2022년 12월 19일에 선보인 노래 Ditto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더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뉴진스가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의상 스타일, 로고, 앨범 커버와 같은 부분에서도 Y2K의 느낌이 잘 드러나 이들의 콘셉트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콘셉트에 열광하며 그들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패션 관련 제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자. (우리말샘)

* 주로 특정 제품 혹은 브랜드의 제품을 다량 구매한 후 제작자 나름의 방식으로 품평하며 제품에 대한 솔직한 사용 후기를 다수와 공유하는 것. (두산백과)

 

 

 

과거에 열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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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면 초등학교 시절이 그립고, 고등학생이 되면 중학교 시절이 그립고,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교 시절이 그립고, 직장인이 되면 대학교 시절이 그립다. 가장 힘든 순간은 다 지나고 보면 어느 정도 미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다르게 표현하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현재’는 더 힘들게 느껴진다는 뜻일 테다.


M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짧은 기간의 과거를 갖고 있음에도 가장 과거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잠시나마 과거의 문화를 향유하며 상대적으로 괜찮았다고, 좋았다고 느껴졌던 그 당시를 추억하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의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진 못했을 Z세대까지 Y2K에 매료된 것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조금이나마 숨통 트이는 '새로움'을 발견하고자 함에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로부터 “그때가 좋았다”라고 느끼는 것은 마냥 아쉽고 무력한 일만은 아니다. “그때가 좋았다”의 기저에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라는 소망이 깔려 있고, 그 소망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힘이 된다고 한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

 

이것은 과거를 추억하는 문화 현상이 ‘짧고 굵게’가 아닌 ‘가늘더라도 길게’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고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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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년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니카메라를 하나 샀다. ‘어린이 카메라’라고도 불리는 이 카메라는, 찍히는 모든 것을 과거로 '타임슬립' 시킨다.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갔을 때 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들은 뉴진스의 Ditto 뮤직비디오와 견주어도 될 정도로 옛날 감성을 담고 있다.

 

선명한 화질로 모든 것을 제대로 담고 싶었다면 이 제품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 카메라를 구매한 이유는 딱 하나다. ‘어렸을 때 찍은 사진 느낌을 내고 싶어서'였다. 찍은 사진들을 보며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피식' 웃어볼 수 있으니, 나는 이 카메라에서 찰나의 여유를 선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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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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