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생에 첫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5

문구 덕후에게 이곳은 천국!
글 입력 2023.07.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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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선 매 시즌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전시들이 열린다. 주류박람회, 디저트페어 같이 이름만 들어도 맛있고 재밌어 보이는 전시부터 차문화대전, 디자인 페스티벌처럼 한 분야의 매니아들 - ‘덕후’들 – 의 가슴을 뛰게 하는 전시들까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류박람회에 참석하고, 달달한 디저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디저트페어에 입장하듯, 이번 ‘서울일러스트페스티벌’은 일러스트와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천국 그 자체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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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이하 줄여서 ‘서일페’는 7월 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3일간 열렸다. 마지막 날인 9일에 참여했는데, 흐린 날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서일페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입구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 있는 사람들의 줄이 그 열기를 대변했다. 
 
1,00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로 돌아온 이번 2023 v.15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들어갈 때부터 그 규모가 남달랐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셀 수 없이 많은 부스들과 빽빽한 인파에 코엑스 페어에 처음 참여해보는 나와 내 친구는 입을 떡 벌리고 놀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혹시나 코엑스의 대규모 페어나 페스티벌에 참여하려는 사람이라면, 샌들처럼 앞이 뚫린 신발보다는 운동화같이 앞이 막힌 신발을 추천한다. 떠밀리는 인파들 속에서 샌들을 신고 몇 차례나 사람들에게 발을 밟혔던 친구와 달리 운동화를 신은 나는 의문의 1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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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와 즐길거리, 구경거리가 정말로 많은 페어였다. 특히나 귀엽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나 문구, 디자인 소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더더욱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지 않았을까. 귀여운 캐릭터부터 아름다운 풍경, 유화, 그리고 미술 도구들과 일러스트 책, 디자인 소품들, 독립출판 책들까지 볼 수 있는 스펙트럼이 정말로 다양하고 많았다. 

특히 인스타를 팔로우하거나 미션을 수행하기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스티커나 엽서들도 정말 많았는데, 덕분에 페어 이후에도 꾸준히 팔로잉하며 응원할 정말 멋진 작가님들과 작품들을 내 마음속에 ‘저장’ 할 수 있었다. 

중간 부분에는 와콤, 디지털 드로잉과 같은 태블릿을 체험해 볼 수 있었고, 중간중간 포토존처럼 마련되어 있는 예쁜 부스들도 있었다. AI와 결합한 웹툰, 일러스트레이션과 굿즈의 미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도 있었다. 캐리커처를 받을 수 있고 직접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부스들도 있었다. 여러모로 신선한 부스들이었다.

내겐 어렸을 때부터 엽서와 스티커, 아기자기 예쁜 것들을 나만의 파일이나 폴더에 모아서 저장하는 취미가 있다. 노트, 스티커, 엽서, 우표, 책갈피까지 모든 것들이 내 수집 대상이 되곤 한다. 이런 자칭타칭 문구 덕후인 나였음에도 특정한 작가님이나 작품에 대해선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는데, 이번 일러스트 페어에서 내 취향의 너무나도 멋진 작가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내 마음속에 ‘저장’된 보석같은 작가님들과 내 취향을 살포시 소개해볼까 한다. 

 
 
귀여운 아보카도 캐릭터
avocag0h(instagram ID : @avocag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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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일페엔 와다다곰, 제주냥이, 도기코기 등등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남다른 귀여움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아보카도’ 캐릭터다. 

작가님이 외국 분이셨는데, 동글동글 너무나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만큼이나 친절하신 분이셨다. 귀여운 아보카도와 친구들이 여행을 하는 스토리를 들으며 홀린 듯 그 자리에서 귀여운 스티커와 엽서들을 사버렸다. 그렇게 산 아보카도는 고이 내 노트북에 붙여서 노트북 꾸미기, 줄여서 ‘노꾸’에 절찬리 활용중이다. 덕분에 노트북 열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 좋아진다. 

아직도 고민하다 결국 사지 않았던 아이패드 파우치가 살짝 아른거린다. 다음에 또 서일페에 참여할 일이 있으면 그땐 반드시 사려고 한다!

 
  
오일파스텔 풍경화
쿠레욤(instagram ID : @curey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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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작가님 인스타그램 @cureyom

 
 
역시나 흘러가던 내 걸음을 단박에 멈추게 했던 부스였다.
 
오일파스텔, 유화 특유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아름답고 반짝이는 작품과 엽서들이 한 가득이었다. 수많은 아름답고 멋진 풍경 일러스트 부스들 중에서도 유독 특별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던 것 같다. 

구름, 달, 솜사탕빛 노을, 파도에 반사되는 윤슬까지,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상적인 작품들이었다. 역시나 작품별로 하나씩 일러스트 엽서를 구매했다. 그렇게 방 한켠에 고이 전시해 둔 작품들을 볼 때마다 어쩐지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작가님 인스타를 통해서 작업 과정이나 전시회 정보도 알 수 있었는데, 다음에 작가님 전시회가 열리면 한 번 가볼 생각이다. 

 
 
눈으로 먹는 디저트를 구워요!
모로하나(Instagram ID : @bakery_moro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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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고 맛있어보이는 질감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는 특별한 부스였다. 이번 디자인 일러스트 페어를 통해 나 스스로의 취향에 대해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나는 의외로 인물이나 동물 캐릭터보다는 수채화나 펜화, 유화 질감과 같은 풍경화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분명 평평한 종이와 스티커임에도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디저트의 질감과 입체감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하나하나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웠고, 작가님이 눈으로 먹는 디저트를 ‘굽는다’는 말처럼 정말 하나씩 구워낸 듯한 퀄리티의 스티커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디자인적으로도 어쩐지 고급스럽고 맛있는 디저트 그 자체였다. 

문제는 나처럼 디저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마지막 날이라 스티커부터 편지지, 엽서, 그리고 그립톡까지 품절된 품목이 많아서 현장 부스에서는 눈물을 삼키며 몇 개밖에 사지 못했다. 

마침 팔로우하고 있던 작가님 인스타에 스마트스토어 공지가 올라와서, 방금 사고 싶었던 케이크와 도넛 스티커를 잔뜩 주문했다. 언제 도착할지 두근두근 기대된다.
 
 

낙서하는 사람
낙서인(Instagram ID : @nakse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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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작가님 인스타그램 @nakseoin

 
 
어쩐지 대충인 듯 귀여운 그림체에 홀린 듯 다가갔던 부스였다. 낙서가 취미이신 작가님답게 캐릭터와 그림체도 아기자기한 낙서체였는데, 평상시 끄적이는데에 한 일가견이 나였기에 어쩐지 보자마자 내적친밀감이 느껴지는 부스였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체, 그리고 작가님이 출판하신 독립출판물 낙서책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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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웃긴 캐릭터부터, 다크한 시티팝과 y2k 감성, 그리고 아기자기 귀여운 캐릭터부터 아름다운 풍경화까지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님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전시였다. 마지막 퇴장할 시간이 되어서는 하나하나 더 많은 부스를 다 보지 못한게 후회될 정도였다. 

서로 취향이 꽤 달라서 관람 중간 즈음부터 찢어져서 각자 보고 싶은 부스를 돌아다니던 친구와는 마지막에 만났다. 카페에 들어앉아 수다를 떨며 각자 부스에서 어떤 굿즈들을 샀는지 비교해봤는데, 거의 다른 페어를 관람한 것 마냥 정반대의 취향들로 채워져 있는 구매 목록들에 한참 웃었던 것 같다. 친구는 y2k, 시티팝, 캐릭터와 인물 중심의 취향이었다면 나는 풍경, 유화, 귀여운 캐릭터 중심의 취향으로 굿즈들이 나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규모도 인파도, 그리고 다양한 작품들도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 하나 가장 기억에 남는건, 작가님과 ‘소통’하는 팬들이었다. 부스를 구경하고 돌아다니다보면 종종 인스타 너머로, 화면 너머로 작품을 좋아해왔던 ‘팬’의 수줍고도 설레는 팬심 고백 현장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팬을 마주한 작가님들의 얼굴도 반가운 미소로 빛나곤 했다. 작품 너머로 이어지는 인연과 만남이란 참 특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꾸부터 폰꾸, 방꾸, 그리고 각종 메신저에서 쓰이는 이모티콘들까지, 일러스트와 캐릭터의 미래는 어쩌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활기차고 밝을지도 모르겠다. 귀여움으로 대동단결되는 사람들, 일러스트와 작품에 대한 사랑으로 서로 대화와 팬심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보며 많이 느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걸 좋아하는 건 나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말이다. 

다음에 서일페에 참여하게 된다면 나에게도 수줍게 팬심을 고백할 수 있는 작가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나의 첫 서일페 탐험기를 마무리한다.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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