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술향 추천기

글 입력 2023.07.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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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인기가 많아지고 그 종류가 다양해지는 요즘, 사람들은 점점 독특하고 흔하지 않은 향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흔히 향수에서 쓰이는 나무나 꽃의 향조는 어찌 보면 조금 뻔하게 느껴지기에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향들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독특한 향조들은 다소 추상적인 경향도 있어서 오래된 책이나 벨벳 천 같이 특정 사물의 느낌을 구현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혈액이나 분비물의 향을 표현하기도 한다.

 

굳이 이런 매니악한 향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덜 익숙한 향을 찾는 것은 확실한데, 최근에 많은 인기를 끌었던 향조 중 하나는 바로 ‘술’ 향기이다. 대다수 술은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신다는 점을 보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독특한 향조임과 동시에 향긋하기까지 한, 최근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향조인것이다.

 

이런 술의 향조를 지닌 향수 중 결이 다른 두 가지를 소개해 본다.

 

 

 

1. 달콤한 사과 브랜디 향


 

[크기변환]술향1.jpg

 

 

첫 번째로 소개할 향은 킬리안의 ‘애플 브랜디 온 더 락스(Apple Brandy on the Rocks)’이다.

 

킬리안은 ’술향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단종된 향기들까지 정말 여러 가지 술 향조를 지닌 향수를 출시해 왔다. 그중 이 향기는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애플 브랜디의 향을 표현한 향수이다. 브랜디는 과실주를 증류한 술인데, 이 경우는 사과주를 증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첫 향을 맡으면 사과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빨간 사과보다는 청사과가 연상된다. 거기에 더해 술을 연상시키는 알콜 내음과 나무 향이 난다. 그렇다고 오크 숙성을 진하게 시킨 위스키가 떠오를 정도로 강한 나무 향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사과 향은 비교적 초반에는 명료하게 나타나다가 금방 사그라들고, 점점 달콤함이 올라온다. 가벼운 사과 향의 브랜디가 주제인 만큼 눅진한 달콤함은 아니지만 상큼하던 사과 향이 파인애플 정도의 점도로 느껴지는 차분함으로 변모한다.

 

이런 종류의 술을 다룬 향수들은 주로 남성적인 뉘앙스를 지니고 있는데, 애플 브랜디 온 더 락스 또한 그렇다. 남성 향수나 화장품에 자주 쓰이는 베르가못과 카다멈 향이 들어있는데(약간 남성 스킨의 뉘앙스가 느껴지는), 이런 향들이 애플 브랜디의 상큼 달콤한 술 내음과 만나 매력적인 느낌을 준다.

 

술 향조에 도전해 보고 싶은데 너무 무거운 향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가볍게 입문하기 좋은 향으로 추천한다.

 

 

 

2.  버터처럼 부드럽고 캬라멜처럼 달콤함 위스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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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향은 나소마토의 ‘바라온다(Baraonda)’이다. 향조에 위스키가 들어있는 향수다.

 

위스키는 곡물을 증류시킨 후 오크통에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 술이다. 따라서 향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오크통의 나무 향이다. 바라온다는 그 중에서도 버터 칠을 한 듯 기름진 향이 느껴지는 위스키가 떠오르는 향수이다.

 

향을 뿌리자마자 강렬하고 진한 향기들이 휘몰아치는데, 깔끔하고 클래식한 위스키보다는 달콤하고 눅진한 위스키가 떠오른다. 오크 향이 나는 위스키와 캬라멜을 함께 곁들이는 느낌이랄까. 달콤한 캬라멜이 은은한 온기에 살짝 녹아든 안주를 위스키와 함께 즐기는 모습이 연상된다.

 

자칫하면 디저트만 연상되는 유치한 향이 될 수도 있지만, 위스키 향의 고급스러움이 이를 막아준다. 단순히 ‘위스키’의 향을 상상했다면 상당히 달콤한 향임에도 불구하고 바라온다는 그리 부담스럽거나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세히 맡아보면 향의 저 안쪽에 은은한 장미향이 느껴지는데, 이 꽃향기 덕분에 지나치게 느끼해질 수 있는 향에 가벼운 산뜻함이 더해진다.

 

앞서 소개한 애플 브랜디와는 정반대의 향으로써, 애플 브랜디가 밝고 가벼운 날씨와 젊은 나이에도 어울리는 술향기였다면 바라온다는 어느 정도 쌀쌀해진 날씨에 최소 30대 이상에게 더 어울릴 법한 향이다.

 

이렇게 두 가지 향을 소개해 보았는데, 이 두 향수만 보아도 비슷한 향조 안에서도 향이 얼마나 다른 느낌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별로라고 여겼던 향조도 다양한 향 안에서 경험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보통 음식의 향은 몸에 뿌리는 고급 향수의 향으로 쓰기는 저렴한 느낌을 주기에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술’ 노트의 향수들이니, 그 매력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 시향해보길 권한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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