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햄릿이 펼치는 한바탕 놀이판 -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 박선희 연출, 박동욱 배우, 이상홍 배우

글 입력 2023.06.25 13:02
댓글 1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햄릿을 위한, 햄릿에 의한, 햄릿의 쇼. 8명의 햄릿이 펼치는 한바탕 놀이판,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이 돌아와 2023년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여행 연극으로 잘 알려진 극단 ‘플레이위드’는 2006년 ‘햄릿’과 출발했다. 4편의 <플레이위드 햄릿>과 판소리극 <햄릿, 혼잣말> 등 다양한 ‘햄릿’을 거쳐 2023년에 더욱 다채로운 볼거리로 돌아왔다. 원작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레이위드 햄릿>은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햄릿의 고민을 모두의 일상과 연결하며 신선한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 6월 20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플레이위드 햄릿>의 박선희 연출, 초연부터 함께한 박동욱 배우, 이번 공연으로 새롭게 합류한 이상홍 배우를 만났다.

 

공연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야심찬 포부를 드러낸 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햄릿’이라는 고전을 바탕으로 연극에 오르지만 언제나 관객의 일상과 현실에서 가까운 서사를 말하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다. 고뇌하고 고민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해주는 극 <플레이위드 햄릿>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펼쳐본다.

 

  

<플레이위드 햄릿> 시놉시스

 

“호레이쇼, 이제 공연이 시작될 거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야.”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우울한 시간을 간신히 버티던 햄릿 왕자는 어머니가 삼촌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더 절망적이 된다. 여자친구 오필리어 말고는 아무런 낙이 없던 그때, 혼자서 추억을 곱씹던 다락방에 전화벨이 울린다. 울릴 수가 없는 전화기에 벨이 울리고, 수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2달 전에 장례를 치른 덴마크의 왕, 즉 아버지였다. 햄릿은 아버지의 영혼이 남긴 말을 듣고 복수를 맹세하는데…

 

 

 

<플레이위드 햄릿> 박선희 연출 "지금의 서른과 햄릿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죠"


 

플레이위드_박선희 연출.jpg

<플레이위드 햄릿> 박선희 연출

 

 

판소리극 <판소리 햄릿>, 연극 <햄릿 읽기 좋은 날> 등 햄릿을 주제로 한 작품을 여러 개 만드셨어요. 특히 ‘햄릿’에 관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 아이템이 떠오르면은 계속 파고드는 성향이 있어요. 대학원 논문의 주제로 햄릿을 썼는데 예전부터 참 집요한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왜 햄릿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을까? 아버지를 죽였어야 했던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었어요. 


햄릿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고민도 한몫했어요. 저는 이들을 스승과의 관계로 연결해 봤거든요. 저도 스승을 모시긴 했지만 그분들한테 배운 걸 바탕으로 스승을 넘어설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존경하는 스승님이 있어도 분명 저랑 다른 사람이니,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어쩌면 예술에서의 스승 같은 존재가 햄릿에게는 아버지가 아닐까’ 그런 물음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햄릿의 운명이 암시하는 바도 흥미로웠어요. 아버지를 죽인 범인 ‘삼촌’이 내 아버지이자 왕이 되었으니, 왕을 죽인 왕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잖아요. 하지만 햄릿은 역설적으로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어쩌면 정해진 미래를 향해 가는 건 아닐까요. 그렇게 햄릿으로 상징의 드라마를 문득 떠올리고 판소리극부터 지금의 연극까지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셰익스피어 작품의 특징은 궁금해하는 건 안 알려준다는 거예요. (웃음) 정말 삼촌과 햄릿은 사이가 나빴을까? 삼촌이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었을까? 그런 의문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있거든요. 그래서 그 공백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서 더 만들고 싶었습니다.

 


<플레이위드 햄릿>의 각색과 연출을 모두 맡으셨는데요. 이 작품의 기획 의도가 궁금합니다. 스니커즈를 신은 햄릿이 기타를 치고 칼 대신 젬베를 들고 결투에 임하는 신선한 극이에요. 심지어 햄릿이라는 인물을 4명의 배우가 함께 연기하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독창적인 연출이 눈에 띄었어요. 


연극을 공부한 사람들은 알 거예요. ‘고전은 고전인 이유가 있다.’ 고전으로 극을 만들기 위해 창작을 하는 건 쉽지 않아요. (웃음) 그래서 <플레이위드 햄릿>도 원작과는 달리 색다른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이 극은 쉽게 말해 햄릿의 ‘자아분열’을 그리고 있는데요. 저의 첫 전공이 심리학이다 보니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정체성에 대해 흥미가 있었어요. 그렇다면 고전 속 햄릿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죠. 햄릿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분열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여러 명의 햄릿을 만들었어요. 
 
2006년도에 처음 햄릿을 할 때는 그냥 햄릿을 주제로 함께 놀아보자는 마인드였어요. 이후 판소리극을 하면서 박동욱 배우가 “이거 연극으로 하면 진짜 잘할 수 있다”라고 얘기했죠. 그렇게 해서 탄력을 받아 연극을 시작하게 됐죠. 연극을 통해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 투영됩니다. 원작은 햄릿에게 중요한 것이 ‘복수’라면 우리 작품은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이상으로는 가지 않아요.



연출의 말에서 나온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대환장 파티’, ‘결코 가질 수 없던 것을 목놓아 부르는 젊은이들’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한데요. 이에 대한 설명을 더 듣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말할 거예요. 어린이는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책임지고 해결할 수가 없죠. 어떤 질적인 차이로 본다면, 햄릿은 ‘과연 자기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젊은이인가?’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결국엔 자신이 받은 충격이나 고통을 감당하지 못했을 때, 유치한 반격이나 고민이 튀어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극에서 햄릿의 나이를 대략 30살로 설정했어요. 서른의 나이는 무언가를 이루고 해내야 한다는 압박받는 시기지만, 사실상 아직 무언가를 할 수 없는 때일 수 있어요.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서른들’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때 있잖아요. 충격을 받고, 어쩌지 못하고 있을 때 매일 밤 내 머릿속에서 ‘어떤 투쟁과 갈등과 고민’들이 있겠죠. 그런 모든 사람들의 고뇌와 고민을 햄릿들의 대환장 파티로 만들었어요.  


'결코 가질 수 없던 것을 목놓아 부르는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결국 못 이룬 햄릿을 그린 말이에요. 오필리어와 결혼해서 정원이 딸린 예쁜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던 햄릿의 꿈. 햄릿은 극에서 그 꿈이 이제는 어렵다는 걸 알게 돼요. 만약 우리 모두가 햄릿 같은 인생이라고 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냐고” 극은 질문합니다. 저에게 연극은 위로의 장이기에 여러분에게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죽기 살기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여주면서 "여기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위로하고 싶었어요. 

 

 

‘연출의 말’에서 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어요. “그러나 비극은 언제나 죽음이 따르기 마련,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고, 태어나기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했으나 생의 끝은 그들이 선택해 버렸기에, 결투의 마지막 순간에 선 그들은, “왕”을 외치며, “왕”하고 운다.”  여기서 “왕”하고 운다는 표현이 정말 어린아이처럼 울부짖는 것인지, 담대하게 왕을 외치는지 궁금했어요. 


그 장면은 “모든 건 왕이 한 짓이야.”라고 왕을 부르는 소리기도 하고요. 어린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와앙”이라 하잖아요.(웃음) 성장하지 못한 자아들을 위해 ‘왕’이라는 표현을 붙였어요. 마지막에 진짜로 애들처럼 웁니다. 햄릿이 겪은 모든 사건은 왕 때문이라는 생각에 나머지 죽은 캐릭터들은 왕을 외치고 왕을 부르는 소리를 내요. 

 

 

2020년 공연을 본 관객의 관람평에서 “원작을 비틀지만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평을 보았는데, 이에 대한 연출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어떤 공통점, 차이점이 있나요?


각색하면서도 배우들을 보면서 다시 쓰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거듭했어요. 제가 중요하게 여긴 점은 원작에서 빠진 ‘디테일한 과정’이에요. 예컨대 유령을 만났다, 엄마의 방에 갔다, 삼촌이 봤다는 사건 전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과 이유가 있었는지 원작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았거든요. 만약 ‘엄마를 만나러 가는 사이에 햄릿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있다면 그 또한 장면들로 연결돼요. 1명의 고민을 4명이서 이야기함으로써 ‘호스트가 기본 스토리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었을 법한 일들을 만들어본다’는 결론에 도달해요. 각색이지만 궁극적으로 원작의 같은 흐름을 따라갔습니다. 

 

 

햄릿이 된 배우들이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싸우고, 울고 웃는 그야말로 지루할 틈 없는 극입니다. <플레이위드 햄릿>은 다양한 볼거리와 흡입력 있는 전개가 특징이잖아요. 극의 어떤 매력을 보이기 위해 특히 신경 쓰셨나요?


우선 극을 빠른 템포로 전개했어요. 어떤 고민들도 길지 않아요.(웃음) 극에서 나오는 고민들은 누구나 해봤을 법한 고민이고요. 어떤 순간들은 때로 지루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 자꾸 관객한테 심리적 압박을 가하겠다 싶으면 옆돌기를 해요. 말도 안 되는 슬픔을 표현한다고 생각했을 때 팝송을 불러요. 그런 식으로 음악을 많이 써요. 처음에는 클래식으로 통일하자고 했으나, 팝도 들어오는 바람에 음악 장르가 여러 개가 됐어요. 음악이든, 소리든, 조명이든, 배우의 발성까지도 정갈하게 이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4명의 햄릿 배우들의 정말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이들이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이면서 관객분들이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또한 관객들을 호레이쇼로 설정했거든요. 햄릿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기 때문에, 관객석에서 이들의 물음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으실 거예요. 관객과 소통하는 극이죠. “너만은 내 말을 들어줘”라는 태도를 아실 거예요. 관객분들이 보면서 그 고민을 받아들이실 수도 있고, 차버릴 수도 있는 거죠. 햄릿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의 삶 속에서 위로와 즐거움을 모두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박동욱의 음악성과 이상홍의 무게감이 만들어낸 '햄릿'


 

플레이위드_박동욱.jpg

<플레이위드 햄릿>의 '블랙' 박동욱 배우

 

 

박동욱 배우님은 ‘블랙’을, 이상홍 배우님은 ‘다크’를 맡으셨는데요. 공연 내에 다른 팀에서 같은 역을 연기하시게 됐죠. <플레이위드 햄릿>을 배우님들의 시선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동욱 : 사람마다 욱할 때도 있고, 소심할 때도 있듯이 한 명 안에 여러 가지 성격이 있잖아요. <플레이위드 햄릿>은 그 한 명이 가진 성격을 여러 개로 나눠놨다고 보시면 돼요. 역할놀이를 하는 연극 놀이(Play)처럼 보실 수 있어요. 그래서 플레이위드라는 제목이 붙었네요. 햄릿의 작품에서 디테일한 사건의 진행을 조금 더 쉽게 축약하고 압축해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이상홍: 저는 처음 공연을 보자마자 너무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4명이 햄릿을 돌아가면서 연기한다고?’ 굉장히 놀랐죠. 보통 싸움을 하는 결투 장면은 거의 다 펜싱이나 칼로 하는데. 그거를 젬베를 치면서 표현하잖아요. 획기적이다. 재기발랄하다. 창의력이 돋보인다. 그런 느낌이 듭니다.  
 


<플레이위드 햄릿>에서 햄릿을 연기하면서 특히 배역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자 심혈을 기울이시나요? 각 배우분의 특징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어요. 

 

박동욱 : 이 부분은 서로 이야기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확실히 저보다 형(이상홍)은 햄릿의 묵직함과 고민을 더 가져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형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비었던 부분이 채워지죠. 형이 연기함으로써 조금 더 햄릿이 고민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상홍 : 동욱이는 A팀의 ‘블랙'으로서 음악성을 관장하죠. 동욱이가 그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줘요. 동욱이가 있음으로써 팀이 완성되는 게 있죠. 전체를 보며 팀을 이끄는 부분이 멋져요. 또 피아노를 워낙 잘 치고, 멜로디언도 참 잘 불어요. 그래서 동욱이가 음악이 나오는 씬에서는 모든 걸 다 주도하죠.


박동욱 : 사실 이 작품은 누군가 한 명의 매력으로만 표현해 낼 수 없어요. 4명이 모이고 4명이 모두 다른 성격을 드러내잖아요. 연출님이 항상 저도 모르는 제 매력을 끄집어줘요. 비록 그것이 제가 원하는 방법은 아닐지라도요. 각자 배우들만이 가지고 있는 호흡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는 게 정말 중요한 작품이에요. 누구 한 명만 잘한다고 해서 절대 극이 이어지지 않거든요.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이상해 보일 수 있어요.


 

플레이위드_이상홍.jpg

<플레이위드 햄릿>의 '다크' 이상홍 배우

 

 

‘복수’를 위해 분열하는 햄릿의 자아를 연기하며 두 배우님께서 특별히 공감이 갔던 바가 있을까요? 공감이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박동욱 : 저는 사실 원작을 보고 공감을 못 했어요. 일단 고전이라는 특성 안에서 전개되는 것에 쉽게 공감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이번에는 공연하면서 적어도 제가 햄릿만큼 심각한 고민을 인생에서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은 들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삼촌이 죽였다. 복수해야 한다’ 이 스토리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 들수록 비슷하게 무거운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복수를 한다고 의미가 있나? 배우를 계속한다고 의미가 있나?' 이런 질문을 던지며 햄릿처럼 깊게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가족관계, 직업, 돈 등등. 솔직한 제 고민을 많이 가져오려고 하죠. 극을 통해서도 오히려 여러분들이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을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햄릿이 죽어가고 있는 게 느껴지거든요. “당신의 고민들이 햄릿의 고민과 같은 결이다”라는 걸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일상과 연결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상홍 : 저는 40대 후반의 아이 셋을 두고 사는 사람으로서 오필리어와 햄릿의 관계는 조금 거리감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부러 상처 주는 말과 행동으로 멀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도 힘들어하죠. 아무래도 햄릿의 젊은 나이 때문에 철없는 순간이 더 돋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 지금의 제가 생각하는 가치관과는 햄릿의 철없는 장난이나 행동들이 찰떡처럼 달라붙지는 않아요. 


박동욱 : 형이 철없는 장난을 치면 찰떡같아 보이긴 해.(웃음)


이상홍 : 하하. 박배우 말처럼 착 달라붙지는 않아요. 


박동욱 : <플레이위드 햄릿>은 대화하듯이 풀어가는 작품이에요. 선희 누나(박선희 연출)의 모든 작품은 관객과 이야기하면서 가는 특징이 있어요. 햄릿은 관객을 호레이쇼라고 정해두고 직접 물어보기 때문에 너무 무겁고 진지하게만 관람하기보다 오히려 마주하기 편한 햄릿이 아닐지 생각이 들어요. 

 

 

두 배우님에게 햄릿을 위한, 햄릿에 의한 햄릿의 쇼 <플레이위드 햄릿>은 어떤 의미가 있는 공연인가요?


이상홍 : 햄릿은 꼭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어요. 그래서 <플레이위드 햄릿>을 통해 햄릿을 연기하고 표현한다는 것에 먼저 큰 의미가 있죠. 또 이 작품은 연극을 통해 배우가 연출에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교롭게도 아내가 공연의 의상을 맡아줘서 더 특별한 공연이에요.  


박동욱 : 햄릿에 대한 욕심보다도 재밌게 창작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또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보고 햄릿을 재밌어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죠. 이해가 안 되고 공감이 안 되면 공연을 하는 이유가 없잖아요. 관객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공연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공연이라는 것에서 이런 에너지를 받을 수 있구나’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도 그런 메시지를 드릴 수 있는 햄릿이어서 좋습니다. 연극이라는 장르가 편하게 영화를 보러 가듯이 더 대중화가 되면 좋겠어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에너지는 영화가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연극이 더 많이 알려지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객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동욱 : 홍대를 자주 오시는 젊은 분들께서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대학로에서만 공연을 많이 올렸는데 홍대에서 극을 하니까 새로운 기분에 참 좋거든요. 홍대만의 문화도 다른 거 같아서 극장을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홍 : 꼭 한번 서보고 싶은 극장이었어요. 소극장 산울림은 역사가 있는 극장이기에 배우로서도 언제나 꼭 오고 싶은 곳이었죠. 관객분들도 이곳에 오셔서 <플레이위드 햄릿>의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신지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1
  •  
  • jjj
    • 기대됩니다! 동욱배우님(✿◕‿◕✿)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