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다의 티타임] 와르르

글 입력 2023.06.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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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디다]

 

 

미련인지 오기일지 모를 것들이 구겨 넣어진 가방이 무거웠다. 가방을 멘 양쪽 어깨에는 분명 눌린 자국이 빨갛게 났을 거야, 하며 정처 없이 걸었다.


갈 곳 없는 것을 숨기고 싶은 걸음은 이상하리만큼 한치의 주저함도 없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만은 숨길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분명히 남들에게 이상해 보일 거라며 겁 많은 영혼이 다른 사람의 눈을 흘겨보았다.

 

그를 스쳐 지나가는 그 누구도 왜 가여운 꼴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지라도. 아니, 그가 울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더라도 버릇처럼 주위를 살피는 모양새가 퍽 애연했다.


시린 바람만이 살결을 베어내고 뼛속에 이르를듯했다. 그 누구도 닿지 않은 깊은 속내에 그 차가운 감각만이 닿아왔다. 그것만이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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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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