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유와 빛 이면에는 끔찍한 외로움이 있다. - 코코 샤넬

모든 자유의 시작과 끝에는 외로움이 존재한다.
글 입력 2023.05.0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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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은 그 모든 것을 빼앗겼다.

 

훗날, 운명이 가한 엄청난 일격들에 대해 말하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열두 살 때 모든 걸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코코 샤넬 (COCO CHANEL) : 히로인 같은 인간


 

샤넬이라는 이름만큼 유명한 브랜드가 있을까.

 

디올, 생로랑, 루이비통 등의 유명한 이름들 중에서도 유명한 이름이 '샤넬'이다.

 

그 창시자인 코코 샤넬에 대해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인간 코코 샤넬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었기에 이 책이 재미있고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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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에 앞서 책의 문체가 어떠한 실존 인물에 대한 비문학 책이라기보다는 소설의 주인공에 대한 책인가 싶을 정도로 친근한 어조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실제 일어난 일들을 잘 조사하였고 그 사이사이 공백을 마치 전기 속 인물들이 실제로 느낀 감정인 마냥 표현한 묘사한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의 장르는 비문학 전기이지만, 앙리 지델의 코코 샤넬에 대한 애정이 돋보였기에 샤넬은 소설 속 히로인 같았다. 20세기 여성답지 않은 강렬한 주체성은 그녀가 만든 거대한 패션 제국 그 이상이었다.

 

현재는 화려함과 대중적 인지도의 고급 진 브랜드라는 인식과 다르게 가브리엘 샤넬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우했다. 무책임한 떠돌이 아버지는 가정을 버렸고, 어머니는 그 영향력 아래 고생하다가 가브리엘이 12살 때 돌아가시게 된다. 제대로 된 보호나 사랑이 갖추어지지 않은 환경에서 어린 가브리엘 샤넬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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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처절하고 외로운 과거의 영향인지 샤넬의 인생 키워드는 “자유”라고 느꼈다.

 

당시의 보수적이고 정해진 여성상에 순응하기보다는 자유롭고 독단적일 정도로 주체적인 삶을 산 산 여성이며, 사랑 또한 자유롭고 자기중심적으로 한 그녀는 내 생각보다 이기적이었지만 똑똑한 자유로운 이기심이었기에 본받고 싶고 멋있었다.

 

그녀의 디자인에서도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여성복 디자인의 스타일이 제한되어 있던 시절, 전쟁으로 인해 무조건적인 전통 미를 부각시킨 당대 패션과는 다르게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샤넬의 디자인관 또한 다른 에세이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들이었다.

 

샤넬은 20세기 초중반에 인생의 절정을 산 사람이지만, 그녀의 커리어와 개인적 삶은 현대인의 시각으로 봐도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 빛나는 삶 이면에 그녀가 얼마나 외로움의 탈피와 자유를 갈망하며 살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일에 대한 추진력과 그녀의 사생활에서 나타는지 이 책은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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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움의 시작에는 외로움이 있듯, 자유의 끝 또한 외로움이었다.

 

일을 한평생 사랑한 그녀 또한 말년의 죽음은 그 누구보다 외로웠고, 그것이 그녀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1971년 1월 11일 일요일, 리츠 호텔의 방에서 죽음이 그녀를 엄습했다. 일요일, 하필이면 오로지 일이 살아가는 이유였던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날이었다.]

 

그녀의 외로운 죽음은 그녀의 외로운 시작과 연결되니, 그만큼 완성도 있으면서도 빛나는 히로인이 있었을까.

 

브랜드 이상의 코코 샤넬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섬세한 이 책을 추천한다.

 

 

[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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