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치토, 아주대의 열정 속 아기 횃불 #3. 첫번째 굿즈, 3D 고무 키링

치토의 첫번째 굿즈가 나왔을 때의 기록
글 입력 2023.03.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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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 굿즈를 향한 강렬한 열망


 

치토가 입학홍보대사의 마스코트가 된 이후, 입학홍보대사와 나는 각자 원하는 사항들을 이야기하며 치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꿈을 품기 시작했다. 마스코트가 없는 아주대학교다. 타 학교의 마스코트와 그와 관련된 이미지, 상품 등을 보며 각자 마음속에 품어왔던 부러움과 소망들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치토를 활용해서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원했던 것은 역시 치토 굿즈였다. 그리고 이는 입학홍보대사도 마찬가지였다.


귀여운 캐릭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실물로 소유하고자 하는 소장욕이 있다. 실물로 캐릭터와 관련된 제품을 구매를 하고 일상 속에서 그것을 활용하며 뿌듯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낄 때의 그 즐거움은 나 또한 한 분야의 '오타쿠'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만들고 싶다고 굿즈가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는 부족하지만 그림 그릴 능력도 있었고 그려낼 캐릭터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없었다. 바로 돈이다. 당시의 나는 고작 지갑은 물론이고 통장까지 가벼운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사비를 털어서라도 굿즈를 만들고 싶었지만 털어낼 사비도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결국 나는 치토를 공식 마스코트로 활용해 주는 입학홍보대사 측으로 눈길을 돌렸다. 입학홍보대사를 만날 때마다 '저는 굿즈 만들고 싶어요. 그림도 그려드릴 수 있어요. 하라는 거 다 할게요. 굿즈를 만듭시다.'라고 강력하게, 그리고 때로는 굉장히 부담스럽게 어필했다. 물론 입학홍보대사도 같은 대학생이었고, 특히 예산은 굉장히 신중히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만들고 싶다고 바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그들은 나에게 '저희도 만들고는 싶지만...'라고 대답해 준 뒤 뒷말을 삼키고 나와 함께 침울해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만 흐른 뒤, 입학홍보대사의 기존 회장과 임원진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회장과 임원진이 꾸려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치토는 학우들의 사랑을 등에 업고 입학홍보대사의 마스코트에서 입학처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공식적으로 디자인 계약을 진행하며 치토는 한 발자국 더욱 성장했다.

 

 

 

드디어 진행된 치토의 굿즈 제작 프로젝트


 

아주대학교의 입학홍보대사는 이전 임원진이 다음 임원진이 일 년간 해야만 하는 하나의 임무를 맡기며 인수인계하는 전통이 있다. 새롭게 꾸며진 임원진의 임무는 치토를 보다 자리매김 시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전달 들으며 나는 그저 영광이라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에서는 드디어 굿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그리고 몇 달 뒤, 새롭게 꾸려진 입학홍보대사의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희가 드디어 치토의 굿즈를 만들려 합니다." 간절히 기다리던 한마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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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임원진은 치토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주었던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 타임'에서 학우들이 원하는 굿즈를 설문 받은 뒤, 그중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을 제작하겠다고 했다. 학우들에게 사랑을 받아 성장한 캐릭터다. 나도, 그리고 새로운 입학홍보대사 회장도 처음 굿즈를 만든다면 가장 학우들이 원하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들기를 원하는 굿즈가 있다면 설문에 추가해 주겠다는 말에 나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을 나열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다. 인형과, 그립톡, 키링 등 막힘없이 제작하고 싶은 굿즈의 종류들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떡메모지와 스티커, 뱃지 등까지 포함해서 약 10개가 넘는 굿즈 리스트가 설문에 올라갔다. 그리고 설문이 끝난 뒤, 학우분들로부터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온 키링을 첫 번째 굿즈로 제작하게 되었다.


처음 내가 '키링을 제작한다'라고 입학홍보대사로부터 전달받았을 때 떠올렸던 것은 아크릴 키링이었다. 예산의 한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현재 있는 그림으로 제작하기 가장 수월한 것이 아크릴 키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학홍보대사와 대화하다 보니 내가 무언가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아크릴 키링이 아니었다. 3D 고무 캐릭터 키링이었다. 입학홍보대사를 통해 키링 제작 업체와 연결된 뒤, 업체는 치토의 앞, 뒤, 양옆의 디자인을 받길 원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퀄리티의 굿즈가 제작되는 것 같아서 뛸 듯이 기뻤다. 그만큼 치토가 사랑받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것과 별개로 여기서 다시 말해야 하는 것이 있다. 나는 전문적으로 그림을 단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다.

 

 

 

생애 처음 3D 굿즈 제작기


 

캐릭터 디자인을 한다고 해봤자 취미 수준에 불과했다. 거기다 단편적인 일러스트를 위주로 그려온 나에게 3D로 제작해야 해서 입체감을 특히 중요시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니. 거기다 옷을 입고 있는 모습으로 키링을 만들기로 하며 옷의 입체감까지 고려해서 키링을 제작해야 했다. 레벨이 하나 더 올라갔다. 불가능할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켰지만, 마음 한 편에서는 '내가 입학홍보대사와 학우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맡길 수도 없는 일, 이제서야 그림을 배울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단 하나였다. 최선을 다하는 것.


치토를 처음 공모전에 내며 그림을 그릴 때까지만 해도 치토의 양옆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키링을 위해 치토의 옆모습을 그리는 과정은 내가 생각하는 옆모습을 구현하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도 나 스스로 '치토 옆모습이 이렇게 생겼던 것이었구나?'라고 신기해하는 것에 가까웠다. '앞모습이 이렇게 생겼으면 옆모습은 이렇게 생겨야 할까?', '옷은 앞모습이 이렇게 생겼으니 옆에는 이렇게 이어져야겠지?' 스스로를 의심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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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려운 점은 머리였다. 치토는 횃불이기에 치토의 머리는 푸른 불꽃이 감싸고 있는데, 이러한 불꽃을 3D로 구현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고민이 되었다. 처음에는 뒷머리까지 입체감을 살려서 삐죽 나오게 할까도 고민했지만, 그렇게 하니 불꽃보다는 고슴도치에 가깝게 보이기도 했다. 결국 뒷머리는 매끈하게 하고, 대시 양옆의 불꽃 타오름에 집중해서 불꽃의 이미지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10년 동안 꾸준히 그림을 취미로 삼아온 덕분에 고민이 끝나면 그림으로 구현해 내는 것은 그나마 수월했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아낼 능력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이후 키링 제작 업체에서는 내가 그린 치토의 그림을 3D로 구현해서 나에게 보내줬고, 나와 입학홍보대사는 이미지 확인 후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컨펌해서 다시 보내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그리면서도 '이 그림이 잘 구현될까' 걱정했던 부분들이 무사히 잘 구현되어 있는 것을 보며 기쁜 마음이 벅차올랐다. 최종적으로 키링은 총 두 개의 시안이 나왔다. 하나는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 하나는 학잠을 입고 서있는 모습. 최종적으로는 학잠을 입고 있는 모습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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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을 다 만들고 난 뒤에는 키링을 걸어둘 배경지 디자인을 진행했다. 배경지는 아주대학교의 상징물인 선구자상 (별칭 인마상)의 사진을 활용했다. 정해진 사이즈에 맞게 내 취향을 듬뿍 담아 디자인하고 업체에게 전달하고 나니 나의 소임은 끝이 났다.


물론, 업체의 실수로 치토의 눈썹 색이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흰색 눈썹이 검은 눈썹으로 나온 것이다. 황당한 실수였다.

 

 

 

치토 키링 나눔 이벤트


 

그렇게 2021년 연말에 치토 키링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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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마스코트 <안뇽이>와 아주대학교 입학처 마스코트 <치토>의 투샷

 

 

기존에는 치토가 입학홍보대사에서 이미지로만 활용되었기 때문에 신입생이나 예비 입학생,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치토 키링을 제작하며 드디어 재학생을 대상으로 치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다.


이번 치토 키링 이벤트를 기획할 당시, 입학홍보대사는 치토의 굿즈를 누구나 소유할 수 있도록 판매 방식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크게 두 개의 이유로 키링 판매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첫 번째, 2021년 초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하여 소비자협동조합이 철수했다. 즉, 기존에 있던 대학교 내의 매점이 사라지며 치토의 굿즈를 판매할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두 번째, 아주대학교의 이름으로 판매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사업자등록번호가 교육기관용 번호이기 때문에 물건 판매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입학홍보대사도, 그리고 나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치토의 굿즈 출시를 미루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결국 입학홍보대사는 2021년 12월 22일에서 23일, 양일에 걸쳐 재학생에게 치토를 향한 사랑을 보답할 수 있는 나눔 이벤트를 개최했다. 입학홍보대사의 인스타그램 팔로우와 치토의 다른 홍보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적어 입학홍보대사들에게 제출하면 치토 키링 수령이 가능했다. 하루에 100개씩, 총 200개의 나눔 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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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캐릭터도 아닌 입학처의 캐릭터였지만 학우들의 사랑은 뜨거웠다. 나눔이 시작되기도 전에 나눔이 진행되었던 학생회관 앞은 재학생들의 줄이 길게 들어서 있었고, 덕분에 준비된 수량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검은색 눈썹을 많이 싫어하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치토의 성장 기간에만 가질 수 있는 한정판 특별 에디션'이라고 이야기해 주는 학우들도 있었다. 직접 미니 모자를 제작해서 치토에게 씌워준 학우도 있었다.

 

구름이 아름답게 피어오르던 날이었다. 그토록 좋은 날, 치토를 위해 입학홍보대사는 최선을 다해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나는 그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을 품고 멀리서 이벤트가 진행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원작자의 신분을 노출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학우들 사이에서 모습을 감추며 치토의 인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마음 한 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열심히 해야겠다. 이토록 사랑해 주시니, 내가 더욱 열심히 해서 그 사랑에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벤트가 끝난 후, 학우들이 적어준 치토 홍보 방안을 읽어봤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으나 모두 치토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의견들이었다. 이 모든 소망들을 하나씩 이룰 수 있도록 하려면 나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입시박람회에서의 키링 배부



이후, 이벤트를 위해 준비된 수량 외의 수량은 입학처가 참여하는 수시박람회와 정시박람회에서 아주대학교 입시 상담 진행한 수험생들에게 배부했다. 입시박람회는 입시생들과 학부모들이 대학교를 향한 설레는 마음과 걱정의 마음을 품고 앞으로 진학할 학교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곳이다. 그곳의 입시생들에게 아주대학교를 향한 설렘을 더욱 품을 수 있도록, 치토가 아주대학교를 긍정적으로 각인시켰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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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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