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건물 전체가 예술품이 되다 – 게티 센터 [전시]

글 입력 2023.03.0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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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와 실외 공간 전체가 예술품인 미술관이 있다. 바로 LA의 게티 센터(The Getty Center)이다.

 

 

 

압도하는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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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오일 컴퍼니로 부를 축적한 장 폴 게티의 뜻에 따라 그가 수집했던 예술품 및 사후 재단의 공사로 게티 뮤지엄, 연구소인 게티 연구소, 게티 센트럴 가든 총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 종합예술센터를 완성했다.

 

게티 센터는 사회 환원의 성격으로 입장료가 무료이며 트램(tram)을 타고 입장할 수 있다.

 

트램에 내리자마자 나는 건물 외관만으로 압도되었다. 백색의 건축가로 알려진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건축한 만큼, 거대하면서도 미묘하고, 장난스러운 듯 드라마틱한 사각형과 원 모양을 사용하여 서로 다른 모양의 건물을 유기적으로 이어지듯 보이게 했다.

 

직선과 곡선의 아름다움으로 지어진 건축물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정받을 만큼 압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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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장 폴 게티가 소장한 예술 작품들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경매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들이고 있어 내부 전시 또한 다양했다.

 

마네,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의 회화뿐만 아니라 자코메티, 드브리스 등 조각 및 장식 예술, 교체 전시 및 특별 전시까지 있었다.

 

북쪽 전시관은 1700년대 이전의 미술을, 동쪽과 남쪽 전시관은 1600~1800년대 예술, 서쪽 전시관은 1800년 이후의 예술을 다룬다.

 

순서대로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예술을 개괄적으로 훑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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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루벤스(Peter Paul Rubens)가 그린 흑인 모델 그림들이었다.

 

물론 루벤스는 < The Adoration of the Magi >와 같이 흑인을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그림으로 묘사하였다. 물론 그의 작품 중에는 <거울을 보는 비너스>와 같이 흑인을 마치 열등한 비교 대상, 즉 장치의 대상으로 묘사하긴 하였으나 루벤스가 그린 흑인 모델 중심의 작품은 미술관 내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서양의 미술사를 돌이켜보면 대부분 작품의 모델은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신도, 사람도, 심지어 하층민들도 미술에서는 대부분 하얀 피부다. 백인이 아닌 존재는 서양 미술사에서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루벤스의 작품은 흑인의 얼굴을 전면으로 그려냈다.

 

특히 이 그림에서 열린 입은 덧없는 순간을 불러일으켜 이 종교적인 성격에 자발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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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 Still Life with Lemons, Oranges, and a Pomegranate >가 기억에 남는다.

 

얼핏 보면 단순히 레몬, 오렌지, 그리고 석류가 그려진 단순한 서구의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과일을 담은 그릇이 범상치 않다. 이는 중국 명나라 시대의 도자기로 아마 이 작품이 그려지기 전에 수집되었을 것이다.

 

 

 

정원, 작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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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다 둘러보면 아름다운 정원을 마주한다. 바로 센트럴 가든이다.

 

로버트 어윈(Robert irwin)의 작품인 이 정원의 구불구불한 길을 걸으면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소리를 자세히 듣다 보면 시냇물의 소리가 변한다. 이는 물 아래 돌들을 두어 의도적으로 소리를 바꾼 것이다.

 

즉, 돌과 물로 만들어낸 것 자체가 “소리 나는 조각”으로, 센터 건물과 마찬가지로 공간 자체가 작품이 된 것이다.

 

로버트 어원은 이 정원을 “예술 차원으로 거듭난 정원의 형태를 빌어 탄생한 조형 작품”이라 말한다. 오감 만족을 지향하는 정원은 ‘꽃의 미로(Miro of Flowers)’를 통해 자연을 예술의 차원으로 빚어냈다.

 

게티 센터를 나오면 어느덧 반나절이 지나있다. 마치 다른 차원의 거대한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LA 내 LACMA나 The Broad와 같은 미술관 내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게티 센터만의 공간적인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드문 색다른 경험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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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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