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K-POP ② [음악]

글 입력 2023.03.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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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대세 걸그룹 ‘아이브’와 ‘르세라핌’. 이 두 그룹의 공통점 중 하나는 ‘아이즈원’ 출신의 멤버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예나와 조유리 등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이 K-POP의 신흥 음원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군대 동기들과 전역 후에도 자주 만나고 있다. 갑자기 군대 얘기가 시작되어 뜬금없을 수도 있지만, 나는 18군번으로 부대 생활관에서 아이즈원의 시작을 처음부터 지켜봤다. 당시 사회에서는 해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어떠한 분위기였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군 복무를 하던 우리에게는 크나큰 버팀목 중 하나였다.


군대 동기들과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최신 가요 플레이리스트에서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의 곡들이 자주 나오곤 한다. 우리는 그럴 때면 옛 생각에 플레이리스트를 잠시 멈추고 ‘라비앙로즈 (La Vie en Rose)’를 검색하여 듣는다. 아이즈원의 데뷔곡이자, 우리가 아침점호 전마다 듣던 노래이다. 이후 언제나 그런 듯이, 군대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아이즈원 '라비앙로즈'

 

 

지난번에는 10대 시절 그리움을 자극하는 음악들에 대한 글을 썼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대 초반, 새내기 시절과 군 생활을 함께했던 음악 스타일 역시 비록 짧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활동했던 팀들 또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군 생활을 했던 18년과 19년, 이 사이 K-POP의 유행 스타일이 확실히 바뀐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시기상 3세대 아이돌의 전성기와 4세대 아이돌의 등장 사이에 있으니, 가장 최근에 있었던 K-POP의 과도기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긴 시간 활동 기간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팀들의 음악을 발매 순서대로 들어보면 스타일의 변화 이전과 이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그룹은 ‘방탄소년단’과 ‘오마이걸’이다.

 

방탄소년단의 과거 음악과 최근 음악을 들어보면, 우선 사운드 적으로 가벼워졌다. 악기 구성에 어쿠스틱적 요소가 많아졌고, 다채로우면서 듣기 편안한 믹스를 제공한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보이그룹 특성상 대부분의 국내 보이그룹들이 무거운 사운드에 집중할 때, 방탄소년단은 본인들만의 또 다른 색을 만들어 간 것이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는 BTS표 트렌디함의 시작이었다.

 

 

오마이걸 'WINDY DAY'

 

 

‘오마이걸’의 데뷔 이후 행보를 살펴보면, 지금만큼 대중성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지 않았다. K-POP 애호가들에게 숨은 명곡이라 평가받는 ‘CLOSER’는 원래 찬송가로 사용될 예정이었을 정도로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하고, ’WINDY DAY’는 이국적인 리듬에 대중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화성이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오마이걸 또한 사운드 유행의 변화로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는데, 바로 ‘트로피컬 하우스’였다. '살짝 설렜어 (Nonstop)'를 통해 이미 EDM의 최고 인기 장르 중 하나인 하우스에 목관악기 풍 리드를 얹어 활기 넘치는 사운드를 들고 온 것이다. 이러한 음악 스타일의 변화로 오마이걸은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후 K-POP의 주요 인기 장르인 ‘누 디스코 (Nu-Disco)’를 사용한 ‘Dun Dun Dance’마저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결국 트렌드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가져오며 그룹의 정체성을 유지한 팀들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예전의 그 느낌이 그리워져 더 이상 당시 스타일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에 가끔은 아쉬울 때도 있다. 아직은 한밤중 시내를 달리며 듣던 방탄소년단의 ‘Run’과 싱그러운 봄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듣던 오마이걸의 ‘WINDY DAY’가 나에겐 더욱 익숙하다.

 

 

BTS 'Run'

 

 

아이브와 르세라핌의 곡을 들을 때마다 아이즈원의 곡이 듣고 싶어 지는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즈원만이 들려주고, 보여줄 수 있었던 특유의 벅차오르는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곡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신나는 댄스곡 ‘Panorama’가 슬프게 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아이즈원 'Pano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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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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