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조선시대 고양이 그림을 볼 수 있는 곳 [전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조선, 병풍의 나라2>
글 입력 2023.02.02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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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6부터 2023.02.28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조선, 병풍의 나라2>를 개최한다.

 

<조선, 병풍의 나라2>에서는 기관 및 개인이 소장한 50여 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다양한 병풍을 전시한다. 크게 궁중병풍과 민간병풍으로 테마를 나누었으며 근대병풍은 별도로 구분하여 전시한다.

 

병풍은 바람을 막거나 제사를 지낼 때 뒷쪽에 펴 놓는다. 주로 '배경'으로 사용되며 주인공을 빛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병풍 자체를 주목하는 일은 별로 없다.

 

<조선, 병풍의 나라2>에서는 병풍 자체에 주목하여 병풍이 갖는 시각 매체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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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은 특성상 굉장히 큰 화포(畵布)에 그려진다. 따라서 작품 하나하나가 매우 크다.

 

하지만 산이나 바다와 같은 큰 사물, 혹은 특정 상황을 그리다 보니 화포가 아무리 커도 현실을 ‘축소’하는 형태이다. 반면 작은 사물을 실제 모습 이상으로 크게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묘사 하나하나가 세부적이고 섬세하다.

 

전시 환경은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여 작품을 가까이서 보기 용이하게 되어 있다.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를 사용하면서도 조명을 아주 높게 달아 반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몰입하기도 좋은 환경이었다.

 

전시는 민간병풍, 궁중병풍, 근대병풍 순으로 구성되어있다. 민간병풍은 알록달록하고 재치 있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상징성 있는 동물과 식물이 주로 등장하며 효, 충, 장수와 복, 이상향을 주제로 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소재로 그림을 그렸는데, 민생의 삶, 도덕적 귀감이 될만한 고사, 소설(구운몽), 삼국지 등 사람보다는 가치에 집중한듯한 주제가 많다. 궁중병풍 파트까지 관람하고 나서 느낀 점은 민간병풍이 궁중병풍에 비해 자유롭고 격식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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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궁중병풍은 웅장함과 격이 느껴졌다.

 

특히 <일월오봉도 8폭 병풍>은 보는 순간 위압감이 느껴진다. 실제로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오직 국왕만이 사용할 수 있었으며 실내외를 막론하고 국왕이 자리하는 곳에 설치됐다고 한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봤을 때는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세하고 디테일한 묘사에 매료된다. 저 큰 그림 속 나뭇잎 하나, 바닷물 한 방울이 모두 묘사되어 있다.

 

독특하게도 서양의 원근법을 받아들여 원근법이 적용된 병풍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원근법이 적용된 병풍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원근법은 인간의 눈에서 보이는 세상일 뿐이다.

 

실제로 사물이 원근법에 따라 존재하지는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조선시대 그림은 인간의 눈으로 본 세상이 아닌 사물 자체를 그리려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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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계지도, 개화기 부산, 표범 가죽 등 독특한 소재의 병풍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병풍은 자수로 그린 병풍이다. 거대한 병풍에 그려진 그림 전체가 자수로 만든 작품이었다. 완성도와 미감도 대단했지만 한 땀 한 땀 자수로 만들었다는 점이 감탄을 자아냈다.

 

병풍은 조선시대 회화의 한 방식이다. 미적으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당시의 가치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배경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는 전통 미술작품인 병풍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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