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랑스의 미술관들을 빌려봤습니다 -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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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술 작품이란 무엇인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프랑스의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로뎅 미술관의 대표적인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좋은 예술 작품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한다. 현재 모나리자는 명실상부 루브르 최고의 작품이다. 그 경제적 가치만 40조 원에 달하며 루브르를 방문하는 관람객 중 일부는 오직 모나리자만을 보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나리자가 다른 작품보다 수백 배 비싸다고 해서 수백 배 좋은 작품일까?
예술은 오직 작품 자체로 평가되지 않으며 시대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는다. 모나리자도 루브르 개관 초기에는 다른 작품에 훨씬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즉 작품의 가치는 작품 자체만으로 평가받지 않는 것이다.
이는 감상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좋은 작품의 기준이 상대적이라면 내가 작품을 보며 좋다고 느끼는 것도 작품에 대한 내 감정이 아닌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해서 동조할 뿐인 감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상자는 어떤 태도로 작품을 봐야 할까?
감상자는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이 작품은 좋은 예술 작품인가?', '왜 좋은 작품인가?'가 아니라 '나'는 이 작품을 어떻게 느끼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 전문가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당당하게 우기자. 그들이 내 안목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이다.
작품을 보는 나의 마음과 감정에 집중하며 작품들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자체로 뜻깊고 의미 있을 것이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작품 외적인 부분이 감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화가의 일생, 작품의 제작 배경, 의도, 전시 등 작품마다 주목해야 할 부분도 모두 다르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작품마다 주목해야 할 다양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한때 크기가 가장 큰 작품이었던 [가나의 혼인 잔치]가 겪은 수난은 정말 미스테리하다. 모네의 가장 위대한 걸작인 [수련 대장식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클로드 모네의 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감상하면 감동이 한층 더해진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은 작품의 별명이 제목이 된 것이고 원제목은 '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이처럼 작품만을 봤을 때와 작품에 엮인 이야기들을 알고 봤을때 감상자가 느끼는 감상은 크게 달라진다.
무엇보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미술을 떼어놓고 봐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치정, 우정, 사랑, 혁명,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예술의 발전, 미학의 발전, 도덕의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예술이란 게 얼마나 그 사회를 잘 보여주는지, 얼마나 인간과 밀접한지 생각해 보게 된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재미를, 의미있는 이야기들로 고민을 두는 책이다.
[김윤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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