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랑스의 미술관이 단 한 권에 -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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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진짜 괜찮다.'
독서 직후 소감을 한 줄로 정리해 보자면 이렇네요.
미술관, 예술을 다룬 책이 참 많습니다. 사실 유명한 그림은 한정되어 있고, 그림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비슷하니 책이 차별화되는 요인은 그림에 대한 깊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어투, 그림의 인쇄 퀄리티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이 삼박자가 조화롭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 권으로 만족스러운 깊이와 넓이
우선 이 책은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을 다루고 있습니다. 367페이지의 두께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꾹꾹 담아내었더군요. 한 그림에 대해 진득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설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화가, 시대적 배경, 그림에 대한 이야기 외에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유의 여신이 쓰고 있는 모자'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p.124-125)
여신이 쓰고 있는 모자, '프리기아 모자'는 유럽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때 프랑스 민중들이 착용하며 유럽 문화권에서 현재까지도 자유를 상징하는 지표라고 하더군요.
프랑스 공식 로고 마리안느를 비롯해 다른 많은 국가의 상징에, 더 나아가 자유를 사랑하는 스머프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풍부한 이야기를 다루어주어 재밌었습니다.
낮 시간의 생생한 도슨트의 강의
책을 읽을 때마다 띠지에 실려있는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생겼습니다. 안경을 집고 계시는 모습이 상당히 유능한 도슨트처럼 보입니다.
책을 읽으니 저자 이창용 도슨트가 방송가와 미술사 강의 면에서 섭외가 잘 된다는 홍보 문구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글에도 몰입력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글은 흡입력 있었고, 중요한 부분만 잘 골라 짚어주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마치 강의처럼요. 대학 교양에서 열심히 들었던 인문예술 강의가 생각났습니다.
선명하고 성의 있는 그림
사실 도서가 미술 작품을 다룰 때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인쇄 퀄리티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인쇄 퀄리티는 첫인상이 되기에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에서 도서를 빠르게 선택할 때 크게 고려할 요소거든요.
인쇄의 질이 좋습니다. 용지가 두껍고 작품의 색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많은 작품들을 실었는데요, <루앙 대성당>의 경우 세 페이지에 나누어 작품들을 빼곡히 담았습니다.
그림을 추가적으로 검색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울 정도라 좋았습니다.
책 페이지 일부를 갤럭시 일반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상당히 선명하고 또렷하지 않나요?
신고전주의 작품들의 디테일한 묘사도, 인상주의 작품들의 화사한 색감도 살아 있어 좋았습니다. 로댕 박물관의 부조 작품 이미지도 식별이 가능하더라구요. 추가적으로 그림을 찾지 않아도 만족스럽게 글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얼마 전 우산을 챙기지 않은 날 비가 왔고, 가방에 들어 있던 이 책이 젖었습니다. 우측 상단에 얼룩이 생기고 책이 일부 울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만큼 오래 읽고 싶은, 마음에 드는 책이라는 거겠죠.
다음 편 스페인·네덜란드 편이 출간된다면 또 읽어볼 예정입니다.
미술관 한 권 대여에 푹 빠졌거든요.
[이혜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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