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산울림 소극장에서의 편지콘서트 '슈베르트, 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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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소극장
산울림 소극장에서는 편지콘서트를 2013년부터 매년 음악과 이야기를 담은 이 공연을 진행해왔고, 올해는 슈베르트의 음악과 그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 콘서트를 볼 수 있었습니다.
[편지콘서트]는 주요 인물의 역할을 맡은 배우와 연주자 또는 공연자들이 라이브로 연주 또는 공연을 하며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관객에게 선보입니다. 배우들의 낭독 또는 독백과 같은, 상상을 자아내는 연기와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연주 또는 공연으로 풍부한 감성을 느끼게 하는 기존의 클래식 연주와는 다른 즐거움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산울림 소극장'은 창단 53년 역사를 가진 극단 산울림의 전용 극장으로써, 1985년에 개관하여 지금까지 양질의 공연들로 관객들을 만나온 곳입니다. 오래된, 역사가 있는 극단과 그 소극장에서의 콘텐츠는 많은 시간을 지내온 만큼 큰 울림을 주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2인극과 소리가 보이는 공연
작은 소극장인 만큼 연주자와 연기자의 공간이 크게 분리되지 않고 한 눈에 들어오는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두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갔고, 배우들의 연기와 연주자들의 공연이 번갈아 가며 슈베르트의 인생을 아우르며 극을 이끌어 갔습니다. 이 전에 2인극을 본 경험이 있어 그런지, 상황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였고, 이윽고 흘러나오는 연주자들의 공연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전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다룬 공연을 본 적이 있기에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온 뒤, 왜 2명의 배우만이 등장해서 극을 이끌어 갔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소극장의 특성상, 여러 명의 배우가 나와서 극을 이끌어갔다면 뒤이어 나오는 연주자들의 공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었겠고, 음악은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들을 받쳐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았을까라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연극과 연주가 적당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가장 알맞은 것이 2인극이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슈베르트가 그의 형 페르디난트에게 보낸 편지로부터 이야기는 진행되며 슈베르트의 명곡들의 작곡배경과 그 때의 그의 심경과 환경들을 엿볼 수 있는 짧은 연기가 끝나면 연주자들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마치 듣고있지만 또 보는 듯한 음악들로 러닝타임 내내 집중을 놓지 않고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명한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은 어릴적 위인전 등을 통해 일대기를 알고는 있지만, 성인이 되고나니 곡들의 멜로디만 귀에 익을 뿐, 작곡가의 유명한 곡들의 작곡배경과 그 음악들의 흐름을 잊고 지내게 되는 것같습니다.
[편지콘서트]를 통해 슈베르트의 일생과 그의 음악들을 되짚어 보며, 음악에 담겨있는 사람의 이야기와 그안의 시들, 감정들을 상기시키고 다시금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기에 무척 집중하게 되고 집에 돌아와서도 음악을 한번씩 들어보게 되었어요.
보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
슈베르트는 괴테와 베토벤의 아주 열렬한 팬이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괴테의 시로 지금은 아주 유명한 가곡들을 작곡했으나, 생전에는 괴테에게도 대중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 중에 공연에서는 ‘마왕’과 ‘들장미’를 들을 수 있었는데, 저는 ‘들장미’가 좀 더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단순하고 꾸밈이 없으며, 소박한 선율에서 슈베르트와 가장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슈베르트는 평생 가난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이 꿈꾸는 것, 자신을 기쁘게 하거나 흥분시키는 것들을 가까이에 두며 끊임없이 곡을 쏟아내듯 작곡했지만 가혹한 현실에 의해 파괴되면서 더 위대한 곡을 만들어낸 작곡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꽃을 통해 저를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슈베르트의 이야기와 그의 음악들에 더욱 공감을 할수 있었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날의 제 기분이나 생각에 따라 작업물의 결과가 다르기도 하고, 같은 것을 만들어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슈베르트에게 많은 영향을 준 그의 인생과 그리고 시. 예술가곡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작곡가이지만 한없이 외롭고 우울한 사람이었던 슈베르트를 보며 공감도 하고, 저의 앞으로를 생각하게 된 공연이었습니다.
연주의 순서는 아래와 같았으며, 극과 함께 이끌어 간 공연의 특성상 순서에 맞게 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바이올린 소나타 A 장조 Op.162 "그랜드 2중주" (piano&violin)
2) 음악에 부쳐 (piano&violin)
3) 즉흥곡 op.90. no.3(piano)
4) 마왕 (tenor/vass&piano)
5) 들장미 (tenor/vass&piano)
6)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tenor/vass&piano)
7) 겨울 여행 - 1. 밤 인사 (tenor/vass&piano)
8) 겨울 여행 - 5. 보리수 (tenor/vass&piano)
9) 아베마리아 (piano&violin)
10) 세레나데 (piano&violin)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가곡의 왕’이라고 불린다. 수많은 가곡들을 작곡했으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16명의 자녀를 둔 부모님 사이에서 어릴 적부터 음악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으며, 그의 재능으로 음악학교에 다니기도 하였으나 이후 학교를 나오게 되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징병제를 피하기 위해 학교 선생으로 일을 하기도 했으나 빈으로 와 작곡에 더 전념하게 된다.
또한 그의 음악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친구들과의 모임인 ‘슈베르티아데’를 통해 음악을 발표하기도 하고 친구들의 지지를 받으며 계속해서 작곡을 이어 갔으나 여전히 어려운 생활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병들어가며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유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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