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 끼니 [도서]

사람들은 어디서 시간이 나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 먹는 거지?
글 입력 2022.10.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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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먹고싶은것을 다- 먹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유년기에는 뭘 몰라서, 청소년기에는 돈이 없어서, 돈을 벌면서 부터는 살이찔까봐 먹고싶은것을 다 먹지못하는 슬픈 청년이 되었기에 지금 뭘 가장 하고싶냐는 질문에는 먹고싶은거 다 먹기, 누가 가장 부럽냐는 질문에는 유튜버 히밥님이라고 답하고 싶다. 나의 먹을것 사랑은 유별나다(미식가라고는 하고싶지않다 아니거든). 귀하고 좋은것 상관않고 입에 들어갔을 때의 만족 만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고 볼수있다. (중략)


나의 일부가 되어줄 달콤한 짜장면과 한껏 사랑을 나누고서도 후식으로는 뭘 먹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 시간들이 나를 그립게 한다. 오후 4시 실신할것같은 허기에 어리석고도 성급하게 뜯은 3분 카레에도, "아쉽지만 먹고 저녁으로는 엽기떡볶이를 시켜먹어야겠어" 라며 자신을 위안했던 15세 김형서가 너무나 사랑스럽고도 보고싶다. (…) 그리하여 먹는것만이 삶의 낙인 이 한 인간이 어디까지 불행해 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니, 이 글을 읽는 구직중인 독자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잘 따져보고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지금은 사람들은 어디서 시간이 나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는거지? 라는 의문과 육개장사발면도 하나 다 담지 못하는 쪼그라든 위장, 위산 역류로 갈갈한 식도를 품고 살아가는 나이지만, 나도 한때는 식탐, 여유 그리고 풍족한 먹거리가 상다리 아래서 도원결의를 하던 때가 있었으므로 그것을 위안삼아 오늘도 살아가고자 한다 #이런인간


- 비비 인스타그램 (@nakedbibi)

 

 

몇 달 전 업로드 된 가수 비비의 SNS의 글이 이슈 됐었다.

 

솔직하게 쓰인 문장은 많은 공감을 받았다. 매 끼니마다 사라지지 않는 허기짐과 공허함. 입에 넣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맛도 없는 것이 살찌게 한다는 느낌이 괘씸해 목구멍으로 음식이 도저히 넘어가지 않는다는 그. 그런 자신을 명징하게 인지하고 있어 더욱 안타까웠다.

 

매 끼니를 시간 맞춰 먹는 사람이 아닌 나로서는 밥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의 글을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끼니는 어떤 의미일까.

 

위와 같은 이유로, 초등학생 시절 아침 TV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를 볼 수 있어 유난히 방학을 기다렸다던, 그리고 요리사가 운명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요리사가 되지 못하고 글쟁이가 된 유두진 작가의 <끼니>가 궁금해졌다.

 

<끼니>는 음식 이야기다.

 

그렇지만 맛집을 소개하거나 음식 맛에 대한 평가, 요리 비법을 담은 책은 아니다. <끼니>는 밥을 먹다 생긴 에피소드들과 식당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 47편이 수록되어 있다.

 

일상을 담은 만큼, 매우 가볍고 쉽게 읽히는 글이다.


특히 재밌는 점은, 커뮤니티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혼밥(혼자 밥 먹기) 레벨 10단계’를 만든 사람이 바로 유두진 작가라고 한다. 혼밥과 끼니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다. 난 웬만해선 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야 내 속이 편하니까. 하지만 내가 늘 지는 사람들이 있다. 먹방 유튜버다. 젠장...... 그들이 부럽다.] - 난 진 적이 없다 中

 

끼니의 사전적 정의,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 또는 그렇게 먹는 일”을 보면 알 수 있듯, 끼니는 일상적인 삶의 한 방식이다. 그래서인지 <끼니> 속 메시지는 음식보다 ‘삶’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문장을 읽으며, 자신의 끼니 에피소드도 한 번 떠올려보기를.


필자는 언젠간 꼭 혼자 꼼장어 집엘 가(작가도 힘들어했다), 혼술을 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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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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