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결국 삶의 핵심은 "관계" -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한 심리처방전
글 입력 2022.08.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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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의 인간


 

개인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이 모여 그만의 고유한 역사가 만들어진다.

 

그 역사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결국 상처를 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에서 '절대적인' 것은 드물다. 거의 대부분의 상황과 경험은 '상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환경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서 같은 사건이라도 각기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처럼 개별화는 정신건강 영역에서 중요시 생각하는 원칙 중 하나다. 우리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으로 일반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배우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나고 자랐는지, 어떤 기질을 타고 났는지, 성격은 어떠한 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 중에서도 꽤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 또한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자주 울고 힘들어하면서 일상의 무너짐을 경험하였다.

 

갈등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명사 :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

 

 

갈등은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의도치 않게 발생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들은 긍정적일 수도, 때로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


Resilence. 요즘 들어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소위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크고 작은 무너짐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칠전팔기의 마음가짐을 지닌 긍정의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러나 모두가 회복탄력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다행히도 회복탄력성은 평생 나쁜 것도 평생 좋은 것도 아닌 개념이다. 그러니까 현재 회복탄력성이 저하된 상황이라고 해서 앞으로의 삶도 좌절과 힘듦 속에 산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삶은 날씨와 같은 자연현상과 닮은 점이 있다. 특히 감정 사이클에서 그 점을 자주 느끼는데, 맑고 쨍쨍한 날들이 있을 때도 있지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천둥번개와 폭우를 동반한 날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지만, 늘 나쁜 일만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 관계에 치여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쓴 마음 처방전이 여기 있다.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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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는 정신의학전문의인 김민경 의사의 책으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네준다. 그가 수많은 내담자들과 시간을 보내며 알게된 사실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운데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홀로서기도 중요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인간은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사회(社會)란 단어만 봐도 개인들이 모인 하나의 집합체를 설명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관계의 중요성은 삶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강조된다.

 

그러나 관계 속에 살다보면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영문도 모른 채 상처받기도 한다. 애를 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면, 우리는 통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통제되지 않는 것에 집중 하고, 걱정을 하다 보면 삶이 피폐해진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통제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를 돌보는 데에 힘을 쓰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필자에게 도움이 되었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관계에 자꾸 휘둘리는 나]

 

 

<때로는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 -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 내 마음을 다독이는 법

 

1. 나를 믿고 위로해줄 사람이 단 한명이어도 괜찮습니다. 소수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어깨가 조금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2. 서로의 입장은 늘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를 좋아하고 찬사하던 사람이 한순간 나를 비난하고 험담할 수도 있습니다. 순간순간의 다른 사람의 판단에 따라 자신을 끌려가게 두지 마세요. 타인은 나라는 사람보다는 내 일과 역할 때문에 찬사하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할 뿐입니다.

 

3. 다른 사람의 불편한 감정이 내 마음에서 휘몰아칠 때는 조용한 곳에서 몸과 마음을 집중을 해보세요.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며 호흡을 해봐도 좋고 ,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걸어도 좋습니다. 땅을 딛으며 걷는 발걸음을 느끼면서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처럼 '내 마음도 단단해진다.' '지금의 모습을로 충분하다'라고 스스로 말해봅니다.

 

4. 정서적인 고통과 신체적 고통을 인지하는 뇌의 부위는 비슷합니다.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 신체의 반응을 살피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좋은 향기를 맡는 것, 부드러운 음색의 연주나 노래를 감상하는 것,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것,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며 반신욕을 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다 아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게 효과가 좋은 것을 반복해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미묘한 관계 줄다리기에서 나를 지키기 위하여]

 

 

<누구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된다>

 

 ...(중략)

우리는 경험한 일을 회상하며 무의식적으로 내가 원하는 감정과 생각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머릿속 기억을 자연스레 가공하는 것이지요.

... (중략)

한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입장에 따라 누구나 피해자일 수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상처를 주고받으며 지냅니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인 피터 포나기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충분한 관심과 반영을 받지 못하고 자란 회피형의 아동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다른 아이들을 조종하려고 하고 괴롭히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결국 가족 내에서의 애착 패턴과 상처를 계속 되물림되고, 어디선가 받은 상처를 또 어디선가는 내가 돌려주고 있는 일들이 자신도 모르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유연하고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법]

 

 

<주변 사람들과 때때로 거리 두기>

 

...(중략)

우리는 모두 '잘' 연결되기 원합니다. 그래서 관계가 조율되지 못할 때 쉽게 상처받습니다.

...(중략)

그런데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은 경우, 이 배쪽 미주신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쉽게 긴장하고, 타인을 오해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중략)

이런 관계가 자꾸 반복이 되다 보면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 번 남 탓만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결국은 '내가 못나서 그런 게 아닐까?' '내가 못난 사람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무시하는 걸 거야' 같은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중략)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운이 없거나 나에게 힘들었던 모든 순간들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유독 컨디션이 나빴던 날이나 내 감정을 보호할 방어막이 약해져 있을 때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관계의 상처들이 마음에 오래 남게 됩니다.

...(중략)

관계로 받은 상처는 좋은 관계를 통해 해결됩니다. 그런데 현재의 내 몸 상태가 안 좋다면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 때 내게 손을 내민 누군가의 제안을 거절한다고 해서 영영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과 타인의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상처를 받는 현재의 내 상태 중 어느쪽이 더 무거운가를 가만히 저울질 해보세요. 지금 현재 내 마음의 상처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면, 지금은 타인들과의 거리를 확실히 두어야 할 때입니다.

 


[내가 나로 자유로울 수 있게]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중략)

대인관계에서 제법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면 몸이 아프기도 하는데요, 아마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때로는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소화가 안 되거나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중략)

신체화 장애를 가진 분들, 즉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이 자주 아픈 사람들은 불안이나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에 비해서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질병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중략)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아도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거나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힘들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중략)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적응하고 극복하는 힘을 회복탄력성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힘들고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그것을 적절하게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말하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정도의 방법으로 서서히 적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있어야 나의 '관계'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갖고 있는 "관계'들을 떠올리면서 정리할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 중에서도 독이 되는 관계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는데,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지에 대해 명확히 알게되었다. 그리고 현재 당면해있는 "관계"와 관련된 어려움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 지 계획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관계로부터 받은 상처가 있다는 말은 그만큼 '관계'가 우리 자신의 일부라는 점, 그 파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숱한 관계들은 지금까지 당신이 맺어온 만큼, 앞으로도 맺어질 것이다. 부디 과거의 상처가 앞으로의 관계에 큰 두려움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개별화'를 떠올리면, 관계가 비슷해 보여도 모두 같진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우리 안에는 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힘과 방법이 내재되어 있다. 다만 어떠한 이유나 환경의 문제로 발휘되지 못할 뿐. 책은 각자의 내면에 숨어있던 힘을 일깨워주는 장치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렇지만 해결방안 및 대비책을 알고 있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으로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내며 관계를 맺어나가야 할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를 꺼내어 본다면 언제든 마음의 재정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에픽하이의 곡 <빈차>의 가사 일부다.

 

 

복잡한 인간관계 그 자체가 역설 / 관계만 있고 인간이 낄 틈 하나 없어

 

 

우리 모두가 언제나 관계 혹은 집단이 있기 전에 개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너무 많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띄운다.

 

삶은 투쟁의 연속이라는 말처럼, 사람 그리고 해야 할 것들 사이에서 고군분투중인 당신들을 열렬히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윤화 컬쳐리스트.jpeg

 

 

[강윤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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