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24살, 요즘 일상

글 입력 2022.06.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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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의 요즘 일상 이야기를 기록한다.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사소한 TMI를 가득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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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어떻게 보내?



올해는 2022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도 거리두기가 풀렸고 일상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 그에 맞게 비대면 학교 수업이 다시 대면으로, 오프라인 수업이 되었다. 작년만 해도 줌을 하루에 한 번씩은 들어가 수업을 듣곤 했는데 이젠 통학의 길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다시 왕복 4시간 통학을 하게 되었다. 통학은 내 일과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에 일과가 작년과 많이 달라졌다.


요즘 요가에 빠져 있어서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일주일에 5번은 요가원에 가려고 노력 중이다. 통학과 학교 수업은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하루를 더 일찍 시작하거나, 저녁에 짬을 내서 요가를 하고 있다. 월, 수, 금은 아침 7시에 요가를 하고, 씻고 밥을 간단히 먹고 공부한다. 학교 공부를 하고, 경제 공부를 하다가 11시에 등교를 시작한다.

 

계획 세우기 좋아하는 뼛속까지 J형인 나는 대중교통 환승에 유독 집착하는 편이다. 하루 동안 감정이 오르내리는 일이 거의 없는데, 짜증나는 감정이 올라오는 건 환승에 실패했거나 버스가 너무 안 올 때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내가 계획한 대로 행선지에 가게 된다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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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2호선으로 주안역까지 가서 인천 1호선 특급행을 타고 2분 차이로 오는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 왕십리에 내려 캠퍼스로 들어가는 신설 버스로 환승해 교실에 도착한다. 이 루트가 사실 완벽히 성공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조금이라도 연착되면 다음 환승할 지하철은 이미 떠나버리고, 버스는 배차 간격이 10분이 넘어서 타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완벽하게 이 루트로 등교에 성공하면 어느 날보다 뿌듯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을 듣는데, 한동안 집중이 안 될 때가 많았다. 수업자료는 죄다 영어고, 아침을 먹고 나서 슬슬 배고파지는 시간이고, 정신이 흐려진다. 그럴 때마다 같이 듣는 동기 친구와 오늘은 서로 잠이 들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역부족이다. 졸음이 쏟아지는 주기가 있는데, 그저 그 주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수업을 듣는다. 요즘엔 전공지식에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절로 수업에 집중하게 된다. 뜻밖의 행운이랄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이 내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전공 지식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빨리 체화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구워 먹을 정도는 되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보며 공부하고 있다.


그렇게 졸음과의 사투를 끝내고 헛둘헛둘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이기에 나의 대중교통 환승에 대한 집착은 어느 때보다 커진다. 친구와 헤어지자마자 환승 최적 루트를 찾고 가능할지 시간을 가늠해 뛴다. 4시에 학교에서 끝나 퇴근길이라기엔 애매한 시간대라 인천 급행 지하철은 적다. 특급은 더욱 없다. 그래서 잘 안 맞을 때가 많아서 열심히 뛴 게 허무하기도 하고, 더 빨리 가려고 욕심부리다가 이상하게 꼬여버린 연착으로 더 늦게 가기도 한다.


터덜터덜 동암역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 5시가 훌쩍 넘는다. 요즘 유독 동암역에서 버스가 없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3개나 되는데 매일 정류장에 가면 버스가 없다. 텅 비어있는 길고 긴 정류장에서 햇빛 아래 굶주린 배를 붙잡고 기다리다가 겨우 환승해 집에 도착한다. 간단히 단백질 음료를 먹고 집을 나서 요가를 가거나 아침에 요가원에 갔다 온 날이면, 저녁을 먹고 과제를 하거나 공부한다.


하루를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적어도 12시 전엔 잠들기 위해 노력한다. 어쩌다 보니 8시에 아침을 먹고 6시에 저녁을 먹는 규칙적인 식생활을 하고 있고, 통학 때문에 애매해져서 점심을 넘기다 보니 먹는 양도 확실히 줄었다. 그 대신 운동량은 훨씬 늘었다 보니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10시만 되면 졸려서 하루를 정리하고 계획들을 체크하고 마무리한다. 요즘엔 유자향 필로우 미스트를 뿌리고 수면 확언, 명상 같은 유튜브 영상을 틀어두고 스르륵 잠든다. 평화로운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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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나의 일과에서 변화는 대부분 친구를 만나는 약속이거나 대외활동 회의 일정이다. 일상 회복이 이어져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 2년 동안 잡았던 약속들보다 요즈음 복학 후 3달 동안 만난 약속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평화로운 일상에서 잔잔히 사람들과 만나면서 받는 영향들과 생각들로 변화를 맞는 중이다. 좋다. 올해는 일상을 큐레이션하겠다는 목표 아래, 주말에 취미 클래스를 듣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하는 강연들을 신청해 방과 후에 가곤 한다. 나름 잘 실천하고 있다.

 

 

 

어떤 생각 하면서 지내?



 

안정감과 자유로움

 


24살, 당연히 불안한 나이인 거 맞겠지? 공기업 지망생으로 살아왔고 나의 MBTI도 안정적인 공기업과 제법 잘 어울린다. 하지만 요즘, 자유로움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든다. 이유 모를 알고리즘으로, 해외여행을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여행 다니는 유튜버들이 내 추천 영상에 계속 떴다. 평소 해외여행에 대해서도 별 감흥이 없던 나는, 코로나 이후로 너무나 해외 여행 가고 싶다는 사람들을 솔직히 잘 이해하지 못했다. 로망은 있었지만 딱히 그 로망을 이룰 열정은 없는 그런 상태였다.

 

하지만 알고리즘으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여행을 담은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다. 호스텔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과 나누는 일상 이야기들은 정말 신기했다. 나이를 물어보면 20살, 21살 나보다 어린 여자들도 배낭 메고 여행 다닌다. 모르는 사람들과 2층 침대를 같이 쓰고 밥을 먹고 낮에 맥주를 마시면서 영어로 대화한다. 그리고 지역 버스를 타고 산이나 폭포 등 스팟들을 가서 놀고 하루를 보낸다. 관광객들 상대로 사기치는 현지인들도 만난다. 그들을 상대로 화낼 줄도 알고 분을 식히기 위해 노력한다. 식당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옆에 앉아도 되냐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통성명하고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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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들은 솔직히 나의 로망에도 없던 광경이다. 집 좋아하고 내성적인 내가, 외국인 공포증 있는,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는 내가 꿈꿀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갑자기 해보고 싶어졌고, 영어 학원에 다니고 싶어졌다. 그들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그런 여행을 오랫동안 하는 것 중에 선택해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기에 부러웠다. 세계 각국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 여유로운 자유가 부러웠다.

 

현실의 나는 사실 학교 수업에서도 같이 듣는 한 명의 동기 친구 빼고는 말도 안 하고, 새로 사귄 사람도 없다. 그나마 같이 듣는 동기는 1학년 때 알게 된 친구고 그 외 학교 친구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 사회에서도 발을 넓히지 않고 싶어 하는 내가 해외에서 한 번 만나고 떠나갈 인연이지만 그들과 대화하고 싶어졌다. 아마도 인생에서 나에게 일어난 큰 변화일 듯싶다. 안정감을 추구했던 내가 자유로움의 대명사인 여행자들과의 만남을 꿈꾼다니! 졸업하고 나서 영어 회화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관심사는?


 

 

요가와 커피

 


요즘 관심사라고 하기보다 2022년 관심사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 2022년 들어서 요가에 빠졌고, 핸드드립 커피 또한 제대로 먹기 시작한 것도 올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러 운동을 단기로 도전해보았다. 걷기 운동만 하던 내가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어떤 스포츠를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보통 3개월 등록으로 시작해 재등록을 한 운동이 몇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요가원도 3개월 등록으로 시작한 것인데 재등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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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본 운동 중에 가장 나에게 맞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종목이다. 내면에 관심이 많아진 24살을 보내고 있어서인지, 요가 할 때의 특유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고 예쁨만을, 다이어트만을 추구하는 다른 운동들과는 다르게 평화와 내면의 에너지를 비우고 또 채워주는 요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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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마트에서 여러 홀빈 원두들을 주기적으로 채워준다. 갓 나온 원두들은 아니고 로스팅한 지 1달 정도 지난 원두들이지만, 가격이 정가보다 싸서 가벼운 마음으로 원두 취향을 찾기 위해 하나씩 사서 내려 먹어 보고 있다. 며칠 전 산 원두는 ‘나무 사이로’의 ‘봄의 제전’이라는 이름의 원두다. 원두 매대에서 둘러보고 있다가 이름이 특이해서 골라보았다. 내가 아는 스트라빈스키와 니진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따온 걸까? 첫 공연 때 객석에서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고 하는 그 발레일까 아니면 단순히 봄 계절의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름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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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마자 원두를 갈고 내려 먹었다. ‘윽, 이상해. 커피가 아냐!’ 엄마의 첫 반응이었다. 공연 ‘봄의 제전’을 본 관객들이 떠올랐다. 나도 마셔보니 베리 류의 상큼 시큼한 향이 올라오고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가 맞는데, 내가 지금껏 마셔온 커피가 아니었다. 이 맛은 너무나 신선했고 이후 나는 중독됐다. 잠시 하루 동안 집을 떠나있었는데 돌아오자마자 내려 먹을 정도로 생각이 나는 원두였다.

 

그동안 적어도 10종류가 넘는 다양한 카페의 로스팅 원두를 사서 마셨는데 이보다 더 강렬히 기억에 남는 원두는 없었다. 미각을 자극하고 계속 마셔보게 되는 미지의 원두였다. 이래서 커피를 찐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원두를 찾아다니는 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던 커린이다. 스트라빈스키와 니진스키의 ‘봄의 제전’보다 이를 더 잘 표현해낼 순 없음을 느끼고 작명 센스에 감탄했다. 당시 열렸던 첫 공연 객석에 앉아있었다면 딱 이 기분일 거라고 감히 예상해보면서 그들의 진가를 대신 느껴보곤 한다. 이렇게 더 커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루의 좋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자 탐험이다.

 

*


생각보다 나의 TMI를 적어 내려가는 게 힘들다. 내 일상을 소개하는 것도, 내가 빠져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나의 24살, 요즘 일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평범해 보이는 생활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머릿속 생각과 잡념을 나의 방식대로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24살, 요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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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진정으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올해가 저물 즈음이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에 대해서 알아차렸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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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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