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국악의 세련된 현대화 - 환상노정기

국악도 힙하다!
글 입력 2022.05.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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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국악그룹 그림(The 林)은 전통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형식의 음악 창작과 각 예술 장르의 특성드링 효과적으로 반영된 융복합 형태의 완성도 있는 무대 작품 및 음원으로 제작, 발전시키고 있는 예술 단체이다.

 

이번 작품 <환상노정기>에서는 김홍도의 대표적인 금강산의 1만 2천봉의 절경이 담긴 <금강사군첩>과 용맹한 호랑이의 패기가 넘치는 눈과 위로 솟구친 빳빳한 수염으로 박진감과 긴장감이 넘치는 <죽하맹호도>, 그리고 <송하맹호도>가 3D 영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어 역사 속에서 잠들어 있던 김홍도의 그림과 이야기에 음악의 서사를 더했다.

 

 

정조의 어명으로 금강산 화첩기행을 떠난 김홍도는 묘길산 근처에서 일행과 떨어져 혼자 남겨지게 되고, 호랑이에 물린 아이 만덕이를 만나게 된다. 김홍도는 자신의 아들과 똑 닮은 만덕이를 보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만덕이를 집으로 데려다주겠다는 결심을 한다. 만덕이와 함께하는 여정 가운데 김홍도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고, 어렵게 그린 그림들을 모두 버리고 나서야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홍도는 만덕이를 끌어안은 채 제 아들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고, 김홍도와 만덕이 서로 마음을 열어갈 즈음, 갑작스레 호랑이들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놀란 김홍도는 만덕이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데…

 

- 시놉시스

 


국악 공연을 현대적으로 만든 작품인 만큼, 기존의 판소리 공연과 다른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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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판소리는 무대 위에 창자(唱者, 소리꾼)과 고수만이 존재한다. 아무런 무대 배경이나 조명 등 없이 오로지 창의 소리만이 무대를 채운다.

 

하지만, 본 공연은 김홍도의 그림을 3D 영상으로 구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김홍도가 특정 그림을 어떤 마음으로 그렸는지에 대해 보다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런 무대 기법은 다른 장르에서도 화가의 삶을 표현할 때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4.환상노정기.jpg

 

 

전반적인 음악의 멜로디는 기존의 국악적인 측면보다는 굉장히 현대적인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었다. 영화 <전우치>의 대표적인 음악적 멜로디가 떠올랐고, 이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쾌하면서도 역동적이었고 화려했다. 특히, 극의 마지막에는 태평소를 사용함으로써 화려하게 막을 내리고 있다. 단순히 북소리만 존재했던 공연과 달리, 이번 공연은 다양한 악기들의 합이 맞춰서 보다 풍성한 음악이 전개되었다.

 

이런 음악적 전개 속에서 본 공연의 음악이 굉장히 ‘힙하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만큼 국악이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음이 느껴졌다. 현대적인 감수성에 맞게 멜로디를 구성함으로써 관객석에 앉아있던 모든 관객이 즐겁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1. 환상노정기.JPG

 

 

예전에 남산 국악당에서 공연을 봤을 때도 어린아이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번 공연도 그러했다. 서양 음악에 비해 국악이 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만큼 어린아이들이 공연장에 많다는 사실이 굉장히 반갑게 느껴졌다.

 

특히나 판소리 공연인 만큼 관객의 참여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만큼, 어린아이들이 다른 공연에 비해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았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웠는지, 창자의 소리 중간중간에 “얼쑤, 좋다”라는 추임새를 넣는 모습이 그러졌다.

 

어린아이가 그렇게 추임새를 넣으니 주변 어르신 관객들 또한 웃으시면서 추임새를 넣으며 세대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창자 또한 공연 전반 동안 관객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간혹 박수가 나오지 않으면 “이 정도 했으면 박수가 나올만도 한데”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청중의 반응을 유도했다.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화가로서는 잘 알고 있는 김홍도이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아픔, 즉 아들을 잃은 슬픔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개인으로서의 김홍도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호랑이를 무서워하면서도 동경한 우리 민족의 모습이 잘 투영되어 있었다. 또한, 어려운 한자어가 아니라 현대적인 단어들이나 유행어 등을 사용하고, 자막 스크린을 설치함으로써 관객들이 어려움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관객들이 조용하게 봐야 하는 일반적인 공연과 다르게 모두가 편안하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악기 연주자가 모두 웃는 얼굴로 즐겁게 악기를 연주하면서 공연에 참여하는 모습 또한 관객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만드는 요소 중에 하나였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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