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유머와 공포가 공존하는 영감의 세상으로, 팀 버튼 특별전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
글 입력 2022.05.23 11:5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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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유령신부>, <프랑켄위니>. 앞선 작품들은 공주와 귀여운 동물들이 나오는 기존 디즈니 작품과 다르게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와 기괴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기피하게 되던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팀 버튼의 이야기와 상상력 넘치는 드로잉을 보게되니 이처럼 매력 있는 캐릭터들이 아닐 수 없었다. 팀 버튼의 개성이 가득 담겨 전형적이지 않으며, 자꾸만 눈길이 가게 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할리우드 거장 팀버든 감독. 그를 만나러 DDP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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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특별전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팀 버튼의 월드 투어 전시. 그 포문을 여는 곳은 서울이다. DDP 배움터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선 팀 버튼의 50년간의 작품 세계를 모두 살펴볼 수 있다. 국내외로 처음 선보이는 작품 150여 점을 포함해 52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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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팀 버튼의 예술세계를 10개 주제로 나누어 회화와 드로잉, 사진, 영상, 미디어아트, 설치작품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 전시장에서는 팀 버튼의 현재 작업실인 스튜디오를 그대로 구현해 내어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는 언어 구사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게 더 쉬웠어요." 상상력이 풍부하고,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연출하는 영화 제작자 팀 버튼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낸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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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서부터 귀엽고도 요상한 특이한 조형물이 우릴 반겼다. 팀 버튼이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작품이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오랜 팬이었던 팀 버튼은 그녀가 설계한 DDP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했고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에 어울리는 조형물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또한 팀 버튼은 10년 전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 스스로 외계인처럼 이방인 같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도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카니발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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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섞이지 않을 것 같던 유머와 공포라는 개념을 융합한 팀 버튼의 예술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섹션이다.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기괴함도 느껴지지만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다. 눈길을 끄는 매력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기괴함에 즐거움을 더했기 때문에.

 

카니발레스크를 공간으로 표현한 '회전목마'방에서는 블랙라이트 아래 설치된 회전목마 조형물이 있다. 이 공간에선 팀 버튼에게 자주 모티프가 되는 서커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이 공간에 들어서니 난생처음 느껴보는 기분이 들었다. 무서운데 신비롭고, 스산했지만 궁금했다. 벽에 빛나는 외계 생명체 캐릭터도 들여다보면 귀여움을 확인할 수 있다. 섞일 수 없는 두 개념을 조화롭게 섞어 개성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오해받는 낙오자


 

그의 작품에 나오는 괴물들은 오해받고 차별받는 존재들이다. 팀 버튼은 어릴 적부터 괴물 영화를 항상 좋아했고, 즐겨봤다고 한다. 괴물들은 한 번도 무섭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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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은 주위 인간들보다 훨씬 더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

 

팀 버튼이 그리는 괴물들은 어딘가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그가 그린 괴물들은 사람들을 위협하기는커녕 작은 체구에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낙오자 같은 느낌이 든다.

 

팀 버튼의 괴물들은 외모가 달라 세상과 함께 살아가지 못하는 약자였다. 위협적인 가위손을 지니고 있지만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던 <가위손>의 애드워드,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더럽히는 일밖에 하지 못하는 <스테인보이>가 팀 버튼의 대표적인 괴물들이다.

 

그의 작품들에는 주로 어린 인물 또는 동심을 지닌 어른이 중심으로 등장하며, 사회비판적인 요소들이 녹아있다.

 

굴소년은 태어날 때부터 굴이라는 모습으로 태어났다. 부모는 평범한 아이들과 다른 굴 소년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고, 결국 굴소년은 부부의 잠자리를 위해 먹히게 된다. 다른 외모, 다른 특성을 지닌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며 결국은 그 부모까지 아이를 파괴한다. 끔찍한 이 이야기는 어쩌면 현실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 버튼에겐 세계여행이 일상이다. 영감이 떠오른다면 어느 곳에서든 바로 기록한다. 냅킨이든 호텔 메모지든 심지어 영수증까지 그의 스케치북이 된다. 이렇게 기록된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은 그만의 캐릭터가 된다.

 

팀 버튼은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계획하고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고독한 예술가이다. <팀 버튼 특별전>에서 팀 버튼의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들을 가득 담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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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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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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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진
    • 글을 너무 잘 쓰셔서 홀리듯이 봤어요!! 절묘한 해석에 놓쳤던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고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가려운 부분이 긁어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의 전시회인데 그 매력을 찬찬히 짚어주셔서 괜히 기분이 좋네요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난자유롭고싶어
    • 2022.05.25 2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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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
    • 정유진소중한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관람하면서 팀 버튼의 예술성에 감탄하며 봤던 즐거운 전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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