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페스티벌이 돌아왔다 - WONDERLAND FESTIVAL 2022 [공연]

초록 잔디에 앉아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즐기는 뮤지컬이라니
글 입력 2022.05.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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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코로나 이후 무려 2년 만에 첫 대형 페스티벌이 열렸다.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만으로 금세 들뜬 마음은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고 요동쳤다. '원더랜드 페스티벌, 신비한 음악의 세계가 펼쳐지는 꿈 같은 순간'이라 적혀있는 문구는 마음속으로 훅 들어왔고, 결국 4월 30일 공연을 관람했다.

 

원더랜드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공연이 대중 음악이 아닌 뮤지컬 넘버―뮤지컬 음악을 뜻한다―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뮤지컬 외에도 클래식, 재즈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대형 오케스트라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만났던 김문정 뮤지컬 음악 감독이 지휘를 맡았다. 가수 규현, 가수 이석훈으로 더 유명한 두 아티스트도 뮤지컬 배우로서 뮤지컬 넘버들로 무대를 채웠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시즌별로 n번씩 정주행하셨고,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규현이기에 놓칠 수 없다는 어머니와 동행해 12시 첫 공연부터 10시의 마지막 공연까지 머무르며 오랜만에 열린 페스티벌을 만끽했다.

 

500분 동안 이어지는 공연에 살짝 겁을 먹었다. 잔디마당에서 전석 피크닉 좌석제로 운영된 데다가 일교차가 큰 날씨였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에서 가장 요긴했던 준비물은 담요와 등받이 의자였다. 집에서 챙겨갔던 과일 또한 소풍 같은 페스티벌을 즐기는 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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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관객이 많이 없던 첫 번째 공연은 밴드 '루시'의 신예찬&최상엽이 열었다.


 

야외에서 이렇게나 많은 관객 속에 섞여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마스크는 쓰고 있어야 했지만, 떼창도 함성도 가능했다. 무대에 선 아티스트들은 하나같이 모두 관객과 면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음에 행복감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한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 '라포엠'은 콘서트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때문에 함성을 처음 듣는다며 그 신기함과 벅참을 숨기지 못했다. 아티스트들의 행복감이 관객석의 필자에게도 전해져 더욱 크게 함성을 보냈다.

 

필자는 특정한 아티스트의 팬이 아니라 그저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관객이었는데, 전반적으로는 한 아티스트의 팬인 관객들이 많았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가 등장하면 모두 응원봉을 들어 호응했다. 관객층의 연령대가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높은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뮤지컬이라는 공연 자체의 관람료가 비싸기도 '팬텀싱어'의 경우 40~60대의 팬덤 층도 두텁다 보니 그렇지 않았나 싶다.


하늘을 쳐다보기도 하고, 앞에 앉은 관객들이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을 보기도 하고, 맥주도 마시며 페스티벌을 즐겼다. 그 순간들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홍보문구처럼 정말 '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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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의 공연 장면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모든 아티스트와 무대가 인상적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무대는 '렌'이라는 아티스트의 무대였다.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의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인 '렌'은 밴드와 함께 뮤지컬 '헤드윅'의 넘버들을 부르며 무대를 완성했다.


사실 처음 들어보는 아티스트였는데, 가창력은 물론이고 표정과 손짓, 몸짓으로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어떻게 지금까지 그를 몰랐을까 싶어질 정도였다. 그는 별다른 무대 장치나 배우들 없이도 혼자 뮤지컬 <헤드윅>의 모든 것을 표현했다. 경이로울 정도로 에너지를 뿜어냈고, 관객을 매료시켰다.


이름은 들어봤으나 그 진가를 몰랐던 수많은 아티스트가 무대를 꾸미는 것을 보면서 그 열정에 감동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숨은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밴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김문정 음악 감독이 지휘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잔디밭에 앉아 듣고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뮤지컬 넘버를 오케스트라처럼 구현해낼 수 있는 밴드도 놀라웠다. 6명 정도의 한정된 인원이 한정된 악기를 가지고 오케스트라를 구현해내다니.


규현의 멘트에 따르면 처음엔 뮤지컬 넘버의 오케스트라를 구현해 연주할 수 있는 밴드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MR만으로 무대를 꾸려나가려고 했으나 페스티벌 측에서 오케스트라를 구현할 수 있는 밴드를 찾아 섭외해주셨다고 한다. 그의 멘트를 듣고부터는 밴드에 집중해서 노래를 들었는데 대형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듯 그 감정이 모두 전해졌다.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풀리고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드디어 왔다. 색다른 음악 페스티벌을 즐겨보고 나니 더 다양한 분야의 페스티벌들이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쭉, 부디 어떠한 방해 없이, 낯선 사람들과 함께 열정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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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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