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치지 않고서야 [드라마]

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2021년 작
글 입력 2022.01.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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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팀장, 과장급 이상의 40~60대 직장인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부서도, 경력도, 회사를 대하는 태도도 제각기인 인물들은 회사라는 유기체에서 만나 부딪히고 화합해가며 저만의 방식으로 생존한다.


기존 오피스 드라마가 서울의 대기업을 배경으로 20~30대 사무직 노동자들을 다뤘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창인이라는 지방을 본거지로 퇴장이 임박한 중년의 현실을 조명한다. 첫 화부터 희망 퇴직을 권고당하는 한 가장의 모습을 담아내며 승진은커녕 정년 채우기도 어려워진 팍팍한 현실을 묘사해낸다.

 

강제성을 띤 ‘희망 퇴직’과 ‘정리해고’라는 두 갈림길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악을 선택하는 시니어 직장인의 고충이 화면 너머로 절절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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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줄거리는 세 주인공(엔지니어 최반석, 인사팀 팀장 당자영 그리고 최연소 개발팀 팀장 한세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나, 그 외 한명전자 소속의 50명 남짓한 인물들 또한 전 에피소드에 고르게 등장하며 사건에 개입한다.

 

복잡다단한 관계를 이루면서도 분명한 질서를 갖춘 ‘조직’의 성질을 보여주는 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미치지 않고서야>가 가진 미덕은 그렇게 많은 인물을 누구 하나 배제하지 않고, 도구적으로 소모하지 않고, 균형 있게 다룬 점에 있다.


또한 너무도 일상적이고 평범해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구태여 갈등을 욱여넣거나, 억지 로맨스를 첨가하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시종일관 담백하고 유쾌한 태도를 유지한다.


드라마 특유의 맑은 시선이 빛을 발하는 장면은 엔딩이다. 퇴직을 강요당하는 비참한 중년의 묘사로 출발한 <미치지 않고서야>는 스스로 길을 개척해 성취를 이뤄낸 희망찬 중년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누군가는 나이브한 해피엔딩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작품의 시작부터 발맞춰 걸어온 이라면 엔딩에 어린 순도 100%의 진정성을 알아차릴 것이다.

 

 

[유여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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