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귀중한 첫 순간,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선(先)'

글 입력 2022.01.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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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 중에, 처음만큼 귀하고 소중한 순간은 참 드물다. 설레고 떨리는 일이더라도 반복되다보면 점차 익숙해지고, 설렘은 곧 권태로움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처음인 모든 순간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곤 한다. 한 개인이 경험하는 처음의 순간들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어떤 단체의 처음에 대해서도 우리는 여러모로 의미를 생각하게 되곤 한다. 개인의 처음은 경험적인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면, 단체나 집합의 처음은 보통 어떤 큰 청사진의 시작으로서 그 역할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다가오는 2월에 있는 공연들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무대가 있었다. 바로 2월 초에 예정된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였다.


어떤 오케스트라나 실내악단을 그들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만나보고 나면 매번 느끼는 소소한 감정이 있었다. 바로 그들의 첫 연주회를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내가 보는 대부분의 연주회는 그들의 창단연주회가 아니라, 항상 여러 번을 거쳐서 맞이하는 정기연주회였기 때문이다. 어떤 악단의 무대를 창단연주회부터 꾸준히 볼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즐거운 음악여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내심 하던 나에게,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는 유독 뇌리에 깊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들이 창단연주회를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을 본다면 더더욱 그 기대감을 키울 수밖에 없다.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는 그들의 첫 발걸음을 떼며, 고전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PROGRAM


J. Haydn 

Divertimento in D Major (arr. Piatigorsky)

Cello Concerto No. 2 in D Major, Hob. Vllb:2


W.A. Mozart 

Symphony No. 29 in A Major, K. 201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프로그램 구성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음악회를 가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시기의 작품들을 고루 섞어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설령 고전을 다룬다 하더라도 베토벤을 포함하여 구성 또는 베토벤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공연들을 주로 갔었던 기억이 많아서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조합만으로 무대를 보는 이번 기회가 굉장히 신선한 구성으로 느껴졌다. 더군다나 무언가를 앞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동시에 어떤 선상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선(先)을 이번 무대의 타이틀로 내세운 만큼,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큰 포부를 유추해볼 수 있었다.


이번 창단연주회의 첫 곡으로 선곡된 작품은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 라장조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될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는 러시아의 저명한 첼리스트 그레고리 피아티고르스키가 편곡한 버전이다. 이 작품은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자 첼리스트인 허정인이 자신의 첫 앨범을 발매할 때 녹음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즉 이 작품이 창단연주회의 첫 곡으로 선곡된 것은 음악감독 허정인에게 이 작품이 그만큼 각별하다는 의미로 이해해볼 수 있다. 그의 의지로 모은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각별한 이 작품을 연주하는 것은, 비단 음악감독 허정인뿐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단원들 그리고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이 될 것이다.


*


이어서 연주될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은, 하이든의 작품이 맞는지 오랫동안 의심 받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한 하이든의 자필 수고가 최초에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첼로 협주곡 1번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논란이 가중되었던 듯하다. 그렇지만 앞선 모든 논란은 하이든의 자필 수고가 발견되면서 불식되었다.


총 3악장으로 이루어진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은 완벽한 균형감과 화려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특히 첼로 협주곡 1번과 대비되는 이 특징은 하이든이 다수의 교향곡을 작곡하며 체득한 경험이 충분히 녹아난 결과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에서는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주제로 관객들의 귀가 즐거울 것이다. 이어지는 2악장 아다지오는 아름다운 노래악장이다. 유려한 세레나데를 들으면서 하이든이 풀어내는 아름다운 정서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3악장 알레그로는 그 고전 시대에 어떻게 첼로의 엄청난 잠재력을 이렇게까지 담아낼 수 있었는지 경탄하게 만드는 피날레다. 이 모든 흐름 속에서 관객들은 하이든의 음악 세계에 흠뻑 매료될 것이다.


*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이번 무대를 위해 선곡한 것은 바로 교향곡 29번 가장조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를 여행하면서 받은 영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교향곡 25번과 더불어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모차르트의 교향곡 29번은 하이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작품을 듣기에 앞서 하이든의 작품 두 곡을 감상하고 난 뒤 교향곡 29번을 들을 예정이므로, 이 작품을 들을 때에 어떤 면에서 하이든의 영향이 느껴지는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즐거운 감상요소가 될 것이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모차르트 교향곡 29번은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시작한다. 1악장은 현악기에 의해 1주제, 2주제가 모두 이어진다. 현악기 파트의 정교한 연주가 짜임새 있고 섬세해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악장이다. 이를 뒤잇는 2악장 안단테는 모차르트 특유의 아름답고 우아한 선율이 가득하다. 유려한 선율 속에 담긴 깊은 정서를 연주하기 위해 바이올린이 약음기를 끼고 소리를 전달하는데, 현장에서 이를 들으면 더욱 가슴에 사무치게 와닿을 것이다. 3악장은 미뉴에트로 리듬감 넘치고 생동감 있는 전개가 이어진다. 마지막 4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는 하이든의 전통을 이어받아 고전음악 고유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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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는 음악감독 허정인을 중심으로 2022년 서울에서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첼리스트이기도 한 허정인은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첼로 실기 수석 졸업을 기록하며 도독하였다.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석사 졸업, 독일 뷔츠부르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프랑스 리옹 국립 고등 음악원 (CNSMD LYON) 장학생 수학을 끝낸 그는 독일 Loh 존더스하우젠 오케스트라와 슈만 협주곡 협연, 뷔츠부르크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트리플 협주곡 협연 등 유럽에서 연주활동을 이었다. 또한 2019 DMZ 연천 국제음악제, 솜니움 트리오 정기연주 등으로 국내무대 활동도 이어갔으며 2021년에는 롯데문화재단 신진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활동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 등 솔로 음반까지 발매하며 연주활동의 저변을 넓혀왔다. 그는 2022년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다가오는 2월 25일,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무대"에서 협연할 예정이다.


이번 창단연주회에는 객원지휘로 지휘자 이규서가 무대에 선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에서 지휘전공으로 석사까지 마친 그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지휘과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2019년 월간 객석에서 선정한 차세대 지휘자로 손꼽히기도 했던 그는 2020년 Noblesse지 선정 올해의 문화예술분야 라이징 스타로 손꼽히기도 했다. 현재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의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활동 중이기도 한 그는 이번 무대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하이든과 모차르트로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수 있는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의 귀중한 첫 순간. 다가오는 2월 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의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2년 2월 4일 (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서울 솔로이스츠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先"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약 10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예인예술기획

후    원 : 코스모스악기, 스타인웨이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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