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마음을 눌러 담아, 백아 - 우주선 [음반]

순수하고 투명한 마음의 노래
글 입력 2021.12.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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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감정을 표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과 사랑의 사건들은 고민한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삶 속에서 지나친 마음들은 시간이 지나고 돌아와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모습을 계속 들먹이며 '지금의 문제도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선 큰 노력이 필요하다. 털어놓거나, 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노래하는 방식으로. 아주 가끔이라도 마음은 설명되어야만 한다.

 

백아는 마음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감정이 지칠 대로 지쳐서야 운 좋게 한 곡을 쓸 수 있다'고 밝힌 그는 노래에 마음을 담는 데 온 힘을 다한다. 가사 한 소절에서도 깊은 감정과 사연이 느껴지는 백아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우주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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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白兒)는 '흰 아이'라는 이름의 포크 싱어송라이터다. '흰 벚꽃처럼 깨끗하고 순수하게 널리 퍼져라'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2018년 싱글 <테두리>로 데뷔한 백아는 드라마 '소녀의 시대'의 OST <이세계>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맑고 순수한 음악을 이어오던 백아는 첫 정규 앨범 <우주선>을 발표했다.

 

<우주선>은 관계를 향한 질문을 던진다. 백아는 앨범이 '왜 내 사랑은 보내준 만큼 돌아오지를 않아요?'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음을 준 만큼 돌아오지 않거나, 마음을 가늠해 관계를 저울질하는 상황을 겪으며 가사를 통해 답을 찾으려 시도했다고 말했다. 다소 일방적인 사랑을 노래한 '몰라요'와 '우주선', 순수한 애정을 표현한 '나 오늘 그대에게'와 '별똥별'은 백아가 담아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우주선>의 전반적인 정서는 순수함이다. 간결하면서 따뜻한 코드와 멜로디는 과거 한국의 포크 음악이 떠오른다. 앨범의 악기 편성 또한 주로 어쿠스틱 피아노와 기타가 사용된다. 꾸밈없이 순수한 마음만큼 최대한 가공되지 않은 소리를 사용하려 노력한 부분이 느껴진다. 앨범의 '아이처럼 순수한 소리'는 첫 트랙 '몰라요'의 멜로디언으로 표현되어 어릴 적 동요의 향수마저 떠오르게 한다.

 

<우주선>이 특별한 이유는 문학적 가사 때문이다. 백아는 <우주선>의 가사에서 주로 두루높임의 해요체를 사용했다. '몰라요', '우주선', '별똥별', '어디로 모셔드릴까요'에서 나타나는 어조는 상대를 향한 애절한 감정을 연출한다. "우리 아끼는 마음을 주며 시간을 약속했어요" 등의 가사는 마치 빼곡히 눌러 쓴 편지 혹은 일기장을 들여다본 느낌을 준다.

 

또한, 수록곡 간 문체의 전환으로 심경의 변화를 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나 오늘 그대에게'는 홀로 그대에게 편지를 쓰고 전달하는 상황의 설렘을 그렸다. 마음속 그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독백체는 다른 곡과 다른 상황이 연출된다. 더불어, '독'에서는 "투명하지 못한 물은 섞이지 못하고 만다", "독은 짙고 지독해서 미소에도 티가 난단다" 등의 가사를 통해 백아만의 냉소를 표현한다.

 

백아는 도회적인 이미지보다 전원적인 요소를 사용한다. '몰라요'에서는 연에 마음을 적어 그대가 볼 수 있도록 높이 띄우겠다고 말한다. 또한 '별똥별'에서 잠자리채를 사용해 별을 잡거나, '내가 사랑을 했던가 이별을 했던가'에서 "봉숭아 물 들이듯 즈려 밟고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백아의 전원적인 이미지는 순수한 마음을 더욱 깨끗하게 비춘다.

 

<우주선>의 사랑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다. 감각적인 비유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 노래하지만, 실망이나 아픔의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별똥별'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을 풍부한 비유로 표현해도 이내 만나지 못한 아련함으로 끝나버린다. '우주선'의 화자 또한 사랑으로부터 떠나기 위해 우주선에 마음을 담아 떠나보낸다. '내가 사랑을 했던가 이별을 했던가'도 마찬가지로 사랑보다는 이별에 방점이 찍힌 곡이다.

 

백아는 <우주선>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백아가 노래한 사랑은 넘치는 설렘도 아니며 완전한 외로움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어떤 모습이었든 지나간 마음만큼은 솔직하고 투명하게 노래했다. 백아는 감정을 온전히 담기 위해 단어를 고르고 골라 노랫말을 완성하지 않았을까.

 

*

 

우리는 때로 마음을 잊고 산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사랑과 상처를 돌보지 못하고 순간을 지나친다. 지나간 마음은 켜켜이 쌓여 거대한 눈덩이로 불어난다. 잘못 꿰맨 단추가 마지막에 가서야 발견되듯이, 우리는 시간이 지나서야 과거의 마음이 여기까지 도달했음을 알아차린다. 백아의 <우주선>처럼 투명하고 솔직한 마음은 놓지 말아야 한다. 감정이 지칠 대로 지쳐도 마음을 설명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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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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