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 - 또 하나의 전설이 되다 [드라마]

롤알못도 감탄한 <아케인>, 그 매력에 빠져보자
글 입력 2021.11.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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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학창 시절 지독한 ‘롤알못’이었다. 지금도 롤알못인 건 변함이 없지만, 그 시절엔 그 칭호가 유독 불만이었는데, 그건 아마도 소년들의 세계에서 ‘롤 잘하는 것의 장점’을 본능적으로 체감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롤을 잘해야 아니 적어도 보통 정도의 실력은 있어야 친구들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필자의 롤 실력은 그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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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로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롤에 도전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봤지만, 그때마다 롤 유저 특유의 채팅 문화에 번번이 멘탈이 나가버려 금세 포기해버렸던 기억이 있다. 대학에 와선 ‘시간 낭비’라고 치부하며 한동안 인생에서 멀리했던 롤, 그 이름은 어느새 뇌리에서 사라져 버린 단어였다.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공식 트레일러

 

 

그러던 어느 날, 친구로부터 온 전화. 아직도 롤에 빠져 사는 그 친구는 꼭 <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아케인)를 보라고 말했다. 제발 보라고, 꼭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친구의 간곡한 말에 굴복해 시청한 <아케인>. 대략 6시간 뒤, 정주행을 완료한 필자는 <아케인>을 추천한 그 친구에게 입맞춤이라도 해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다시 향한 소환사의 협곡, <아케인>의 세계를 게임에서 맛보며 즐거워하던 중, 퍼뜩 ‘아아, 이것이 라이엇의 큰 그림이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몰려왔다. 자, 오늘은 집 나간 유저도 복귀시킨다는 <아케인>과 하핫! 신나게 놀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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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중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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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 속 도시 필트오버의 모습


 

현 게임 시장을 통일해버린 롤은 세계관이 계속해서 바뀐 게임으로 유명하다. 게임의 규모가 점점 커지며, 스토리를 정립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등장한 <아케인>은 그동안 정리되지 않았던 롤의 세계관 일부를 깔끔히 정리해준다. 특히 총 3번에 걸쳐 공개된 <아케인> 중 첫 번째로 선보인 에피소드 1~3화는 이 작품의 배경 도시 ‘필트오버’와 ‘자운’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구현한다.

 

과학이 발전하고 진보적인 도시 필트오버. 부유하고 진취적인 곳이지만, 선민의식을 가진 채 자신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염된 자운을 무시하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극 중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제이스와 빅토르 역시 과학의 도시 필트오버의 캐릭터답게 과학자다. 그들은 마법 공학을 함께 연구해 필트오버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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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 속 도시 자운의 모습

 

 

이에 반해 불법 실험과 범죄가 만연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구성원 간의 유쾌한 면모와 의리가 살아있는 자운은, 시리즈의 주인공 자매인 바이와 파우더(훗날 징크스)가 태어난 곳이다. 자운 사람들은 앞서 설명한 필트오버의 이중적 면모에 강한 혐오를 내비친다. 작중 바이와 파우더 자매 일행 역시 이러한 반감에 제이스의 마법 공학 연구실에서 물건을 훔치다, 파우더가 ‘마법 수정’을 건드려 폭발사고가 일어나게 되며 필트오버 보안관들의 추격을 받는다.


과거 필트오버와의 분쟁 과정에서 벗들을 잃고 이젠 공존을 택한 벤더(바이와 파우더 자매의 보호자)는 스스로 자매 일행의 죄를 뒤집어쓰려 한다. 그러나 강경한 독립 노선을 쫓는 실코와의 대립으로 벤더는 사망하고 자매 역시 흩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료들을 죽게 만든 파우더는 죄책감에 괴로워하지만 실코의 보살핌을 받으며 징크스로의 자아를 각성하고, 바이는 필트오버의 경비대 케이틀린과 힘을 합쳐 실코에게 복수하고 동생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메시지와 액션 그리고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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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의 '빅토르'와 '제이스'


 

이렇듯 <아케인>에선 뿌리 깊은 필트오버와 자운의 갈등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전쟁에선 모두가 패자”(작중 벤더의 대사)라는 주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외에도 그토록 원했던 자운의 독립을 위해 딸이나 다름없는 징크스를 필트오버에 넘겨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거나(실코)/대의를 위해 당장의 부정부패를 눈감아야 하는(제이스와 빅토르) 딜레마에 우리를 직면케 해, 그 안에서 고뇌하는 인물들이 시청자들에게 입체적으로 받아들여지게끔 묘사한다.

 

 

<아케인> 속 에코와 징크스의 결투 영상

 

 

이런 속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것에 그쳤다면, <아케인>의 매력은 반쪽짜리에 불과했을 거다. <아케인>은 롤 플레이어들이 그토록 원했던 액션 장면을 환상적으로 표현해낸다. 2D와 3D를 오가는 시각효과를 보여주고, 박진감 넘치는 카메라 움직임과 애니메이션 연출이 더욱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7화에 보여준 에코 vs 징크스 결투 장면은 각자 캐릭터의 성격과 게임 내 요소까지 반영해, 시청자들을 전율하게 할 정도였다. 특히 마지막으로 공개된 7~9화에는 바이와 제이스의 합동 전투, 바이와 세비카 간의 결투 등 눈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장면이 넘쳐난다.


 

“순간을 표현하는 방식은 ‘징크스’처럼 자유분방하지만, 큰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은 ‘바이’처럼 흔들리지 않는 탄탄함을 가지고 있다”.


픽사 아티스트이자 유튜브 채널 ‘Skim On West’ 운영자, 김성영


 

<아케인>에서 사운드(음악과 더빙)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너무 섭하다.

 


이매진 드래곤스가 부른 <아케인>의 메인 테마 'Enemy'


 

롤 월드 챔피언십 2014의 주제곡 ‘Warriors’로 이미 롤과 한 차례 인연을 맺었던 이매진 드래곤스가 메인 테마 ‘Enemy’를 불렀다. 이외에도 덴젤 커리, 스팅 등의 다채로운 뮤지션이 참여한 OST는 적재적소에 삽입돼, 시리즈의 풍미를 돋우며 분위기를 완벽히 조성한다. <아케인>에선 앞에서 소개한 인물 말고도 ‘하이머딩거’ 같은 게임 챔피언과 <아케인>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쟁쟁한 한국인 성우가 연기해, 더빙 버전으로 시청을 권하는데 마치 실제 게임 캐릭터를 만나보는 것만 같다.


이처럼 <아케인>은 대단한 충격을 우리에게 안겨주며, 게임 기반 애니메이션 작품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줬다. 이미 시즌 2의 제작이 예정된 <아케인>이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정주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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