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 전통공연예술의 미래 [공연]

"청년이 청하다, 청년이 채우다."
글 입력 2021.11.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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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포스터.jpg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

 

[일시]

2021년 11월 22일(월) ~ 28일(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프로그램]

2021 전통공연예술 포럼

전통무용 및 전통기악 공연

 

[주최/주관]

㈜더원아트코리아

 

[후원]

서울특별시

 

 

 

ㅊㅊ-하다?



 

 

공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상당히 이상한 축제 이름을 보게 되었다. 'ㅊㅊ하다'. ㅊㅊ한다니? 초성퀴즈에 익숙지 않은 나로서는 이 기괴한 명칭에서 '추천하다'라는 의미밖에 도출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축제, 딱 봐도 밈으로 떡칠한 MZ세대 킬링타임 어쩌구겠구나"

 

그런데 축제의 상세설명을 클릭한 순간 내가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ㅊㅊ하다는 "청년이 청하다, 청년이 채우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슬로건이었다. 더욱이 해당 축제는 화려한 킬링타임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다. 무려 청년 아티스트들의 '전통 예술 공연'을 소개하는 자리였으니 말이다.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전통 예술 전반을 다루는 시즌제 공연으로서, 매년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축제다. 주최 측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전통 무용을, 2021년에는 전통 무용과 전통 기악을, 2022년에는 전통 무용 및 전통 기악에 전통 성악을 첨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축제는 매년 꾸준히 공연을 개최하여 전통공연예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그것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을 최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전통을 사랑하는 청년들이 판을 벌리는 축제'라니. 빠르게 변화하고 현대적인 것만을 좇는 것처럼 세간에 묘사되어 있는 이른바 MZ세대들이 전통 예술만을 위한 공연을 연다니. 알지도 못한 채 가졌던 선입견을 반성하며, 나는 곧바로 이 축제의 지지자가 되어 주기로 결심했다.

 

 

 

'이어-가다', '넘어-서다', '벗어-나다'


4. 청춘악단 낭랑2.jpg

사진: '청춘악단 낭랑' 프로필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11월 22일 개막식을 겸한 2021 전통예술포럼으로 시작하여 11월 24일~25일에는 기악 공연이, 11월 27일~28일에는 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는 기악과 무용을 합하여 총 18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각 분야의 공연은 '이어-가다', '넘어-서다', '벗어-나다'의 세 가지 파트로 이루어지는데, 이어-가다는 역사가 있는 전통 작품을 그대로 내려받은 공연들을 말하며 넘어-서다는 기존의 것을 전통기반으로 재구성한 공연들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벗어-나다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새로 시도하여 창작하는 공연들을 말한다. 관람객들의 취향에 따라 다를 테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넘어-서다' 파트의 공연들이 매우 기대가 된다.

 

각 일자별 분야와 파트에 따른 축제 라인업은 아래와 같다.

 

*

[11/24] 기악

 

이어-가다

이유림 - 서공철류 가야금산조

김수진 - 김일구류 아쟁산조

 

넘어-서다

청춘악단 낭랑 - 소아쟁협주곡 '아라성'에 의한 변주곡: 1950, 흥남

 

벗어-나다

강서연X조은솔 - 해금과 25현 가야금을 위한 '인어;人漁'

Mo:tion - 여섯 대의 국악기와 타악을 위한 화고(花高)와 비화(秘花)

  

**

[11/25] 기악

 

이어-가다

소윤선 - 지영희류 해금산조

 

넘어-서다

여인천하 - 오봉산 타령, 궁타령의 멋

잔월 - 달의 사연

 

벗어-나다

실크앙상블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영토리 - 지브리 ost 메들리

 

***

[11/27] 무용

 

이어-가다

조은서 - 무산향

 

넘어-서다

한석현 - 한석현의 채상소고놀음

김단우 - 승무(한영숙류)

 

벗어-나다

임혜원 - 나는 오늘도 그를 마주하기 두려워 더 깊이 숨겨버리고 만다.

김현우 - 초원

 

****

[11/28] 무용

 

이어-가다

박희수 - 고성오광대 제1과장 문둥북춤

 

넘어-서다

한성민 - 이매방류 살풀이춤

양세인 - 설장고춤(김병섭류)

 

벗어-나다

추세령 - 여덟 번째 모빌

양병현 - 꽃 마음

 

 

 

전통을 '청춘-하다'


 

필자가 이 축제에 이토록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전통공연예술의 건강한 산업화"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본 축제는 전통우월주의를 외치면서 무조건 옛 것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않고, 전통을 뜯어 고쳐야 한다며 급진적인 현대화를 주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여야 우리의 전통 공연예술이 그 품위를 지키면서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주최진이 찾은 해답은 'ㅊㅊ', 즉 '청춘'이었다. 전통이 현대가 될 수 없다면, 그것의 생산자인 아티스트가 젊어지면 되는 것이다.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발악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만의 세계에 갇히는 외톨이 감성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옛 것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축제'를 열어줄 뿐이다.

 

20대 중반을 향해 가는 한 사람의 '청춘'으로서 나는 이 축제에 기대를 건다.

 

 

 

컬쳐리스트 프로필.jpg

 

 

[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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