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것은 미술작품이 아니다 [미술/전시]

상상의 미술관, <현대미술관, 독수리실>
글 입력 2021.10.2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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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미술작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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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 독수리실>을 가득 채운 수백 개의 독수리에 붙어있는 말이다. ‘현대미술관, 독수리실’은 벨기에 미술가 마르셀 브로타에스의 상상의 미술관이다. 1968년부터 1972년까지 각기 다른 곳에 설치된 13개의 설치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하나인 1972년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형상부문 Section des Figures>이라는 설치를 위해 그는 각종 컬렉션과 미술관으로부터 독수리 그림, 조각, 만화, 독수리형 투구, 박제, 독수리표 타이프라이터 등 수백 개의 독수리를 빌린다. 독수리는 권위와 용기, 민족성을 연상시키며 신화와 전통으로 가득 찬 상징이다. 이러한 상징에 브로타에스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이것은 미술작품이 아니다’라는 표식을 붙였다.

 

미술관 및 박물관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과거 문화 업적을 보존, 수집, 전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대미술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현대미술관이 하는 일은 현재의 순간들을 대표하는 시각 문화를 포착하여 미래에 어떤 작품이 역사적 중요성을 띠게 될지 훌륭하게 예측하는 기능을 한다. 즉, 일단 미술관에 들어간 작품들은 미래에 박물관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역사에 기록될 가치가 있다는 검증을 통과한 셈이다.

 

브로타에스는 이러한 미술관과 박물관의 특성을 꼬집어 박물관과 그 안에 보존된 미술품들이 역사와 사회관습으로 형성된 제도이며, 이것들이 한 문화의 신화와 권력이 유지되는 방식을 보여줌을 유희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그는 모든 창조물은 문화의 영향 아래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게 되면 우리가 스스로의 현실을 창조할 수 있으며, 또 바꿀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는 결국 우리가 주체가 되는 강력한 삶의 방식이자 우리 자신과 세계를 보는 방식을 넓혀준다.

 

 

[신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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